두 본심위원은 작품선정의 기준을 마련하였다. 첫째 투고자들의 신분 즉 근로현장에서
일하는 분이라는 점에서 소재나 주제가 현장감이 있는 것을 앞세우기로 했다. 그 다음은 작품의 완성도나
문학성보다는 사실성,진실성들이 보다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에 더 점수를 주기로 했다.
이전 기준은 투고자들의 신분을 감안한 특별한 경우이다.
상당수의 작품이 기성 시단의 발상법을 모방한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다양한
작품을 골고루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태원의 "퇴근"이 금상을 차지했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평범한 일상사를 따뜻한
정이 돋보이는 가족사항이나 은연중에 미지에의 꿈이 강하게 암시되어 있다. 이영재의 "노숙자의 일기"와
황연성의 "폭우, 1998년 여름"이 은상을 차지한 것은 자신 앞에 다가선 현실세계를 비교적 구성과 표현의
차원에서 적절히 짜여진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영재씨의 작품은 노숙자의 체험이
긍정적인 꿈으로 승화되어 읽기에 흥미를 주었다.
황연성의 작품은 어휘선택이나 구문의 전개가 무난했다. 다만 파격이 없이 이어져
밋밋한 인상을 준 것이 흠이었다.
입선에 그친 김영민의 "야근"은 대부분의 다른 작품들이 한, 절망, 가난을 감상적으로
다루었다면 자신의 처지를 매우 긍정적이며 희망을 제시하는 작품이어서 높이 살만 했으나 군데군데
흥분한 듯한 시귀가 작품의 품격을 떨어뜨렸다. 김영민씨는 이 점을 보완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