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
김옥주
아침이 달아오른다
탱탱한 양기를 흔들며 부드럽게 사정하는 은행나무 가지 위에서
종소리가 쏟아진다
바람찬 넓은 부엌에선 햇빛 두 줄이 펄떡이고
아침을 준비하는 어머니 아랫배가 허드레빛에 데워졌다
물바가지 가득 고이는 종소리
한바가지 소리 없이 삼키고서 떠내려가는
어머니의 뱃속은 참으로 넓어서 금빛 물고기가 출렁이고
달디단 꿈이 들락거린다
어머니는 꿈길 어디쯤에서
싱싱하게 칼날을 갈아 끼우고 돌아와 풀벌레처럼 가볍다
햇빛 잘게 다져지는 공중도마 위에 널름거리는
고양이의 붉은 혓바닥,
날것으로 밥상에 차려내시는 어머니 그 넓은 뱃속을
어린것들이 게걸스럽게 파먹는다
입가에 종소리 얼룩얼룩 묻어나는
고것들의 볼록한 위장이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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