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주인 베두인... 산호색의 시나이 반도...

             서지아


     쟈스민 차를 드셔보셨나요?
     전 쟈스민 차를 즐겨 마셔요. 시간에 쫓겨 마시지 못할 때는 더운 물에 쟈스민 차를 넣고는 오며 가며 그 향을 즐기기도 합니다. 쟈스민하면 페르시아의 달밤과 아랍이 주는 향취가 떠올라서 차맛도 맛이지만 차가 풍기는 분위기를 즐기는 경향이 더 강하죠.
     사막 하면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모습 황혼녘에 드리운 석양을 따라 긴 낙타의 행렬의 실루엣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사막을 지나면서 보니 낮의 사막보다 석양의 사막은 그 어느 시간대보다 아름다움의 극치였습니다.
     이집트 카이로를 떠나 수에즈운하를 거쳐 홍해를 수로를 이용하지 않고 터널 밑을 통과하여 시나이반도의 사막지대를 통과하는 경로를 택했습니다.
     그곳 부터 끝없는 사막이 지대가 펼쳐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본것은 아랍상의 낙타의 행렬도 ..야자수도 아닌 쭉 쭉 곧게 뻗은 잘 포장된 도로의 좌우에 메마른 자갈과 석회석의 고원 지대로 기암괴석의 기묘한 절경과 폭넓은 건조하천 (와디)이 이었습니다....
     와디란 갑자기 내린 폭우로 인해 생긴 물이 모래를 깊이 파고 흘러가면서 생긴 자욱으로서 물이 없는 하천의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저는 사막에도 폭우가 내린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것이 와디를 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간간히 나타나는 베두인의 천막,, 어김없이 오아시스 주변에 자로 잡고 있는 그들.. 사막의 주인으로서 낙타를 교통수단으로 살아 가고 있는 그들..
     현재 시나이 반도에는 25만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중 약 60%가 아랍계의 유목민인 베두인입니다. 이들은 전통적인 방식을 좇아 물과 꼴을 찾아서 광야를 끊임없이 이동하고 있으며, 대추야자, 올리브, 귀리등을 재배하여, 식량과 가축들의 사료로 쓰기도 한다.
     이들의 생활은 선조 때부터 내려오는 자치적인 법을 지킴으로 그들 만의 질서를 유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베두인은 유목민으로서 생활방식이 한곳에 정착해서 사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 천막을 세워 거주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통과한 바란 광야의 베두인은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반 유목민 형태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전통적인 일부 다처제로서 강한 가부장적 형태를 이루고 있습니다. 관광을 위해서 차에 내리는 관광객들에게 원달러를 외치며 달라드는 아이들. 씻지 않는 사람에게 나는 특히한 냄새...큰 눈동자에 담긴 선함.. 사막에서 달구어진 단단한 몸짓등이 싱싱한 원시적인 느낌을 주었습니다.
     가이드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달려드는 어린아이를 안아주니 엄마가 흐뭇한 미소를 보내주기에 서로의 언어로 인사를 주고 받았습니다. 그들의 천막 생활은 열악하기가 그지 없어 보였습니다. 그들의 먹거리라고는 양의 젖으로 만들수 있는 치즈 , 양의 젖과 사막을 횡단하며 물건을 파는 상인들에게 구한는 것이 고작일 뿐이라 합니다.
     미리 여행한 팀에게 캔디와 볼펜을 준히하라는 충고에 버스가 서면 우선 주머니에 캔디와 쵸코바를 채우고 기념품 목걸이를 준비해서는 각기 내미는 아이의 손에 쥐어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받은 캔디와 쵸코렛을 그자리에서 먹지 않더군요 아이들의 특성은 그자리에 먹어 버리는 데...그리고 사막에서 왜 볼펜이 필요할 까도 의구심이 들어 두 가지 의문상항을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아이들은 절대로 먹지 않고 모았다가 볼펜과 함께 사막을 통과하는 낙타상들에게 음식이나 다른 물품으로 바꾼다고 하더군요. 이 바꿔진 물품이 어김없이 다음 벼룩시장에서 상품으로 진열된다면서 믿어지지 않으면 우리의 기념 볼펜이 다음 벼룩시장에서 팔릴거라며 보고 가라고 하더군요. 그렇게 해서 어린이들을 통해서 얻어지는 수입이 카이로 시내에 사는 사람들보다 크기 때문에 교육을 시키지 않고 굳이 광야생활을 고집한다고 합니다.
     그들의 주식은 밀가루를 반죽하여 웬만한 크기의 동그란 모양을 만든 다음 그것을 양손으로 좌우로 손에 이동하며 때리는 형식으로 넓다랗게 만들어 구워서 양젖에 찍어 먹는 것이며 그들의 영양근원인 치즈를 만들기 위해 가죽부대에 양젖을 짜서 담아 발효를 위해 천막 지붕에 올려 놓았다가 순간순간 그 가죽부대를 흔들어 발효를 돕는 것이 그들이 치즈는 만든 유일한 수고였습니다. 치즈를 권해서 먹어보니 맛이 담백한것이 인공적인 감미가 없어 우리 입맛에는 낯이 설었습니다.
     사막은 건조한 지역으로서 밤에는 무척이나 춥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그곳은 나그네를 대접하는 것을 최고의 미덕으로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밤에 추위에 떨 나그네를 대접한다는 의미로 아내중의 한명을 시중들게 한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들은 후로 우리는 어디를 가던지 일행 중 남자분이 보이지 않으면 베두인 천막에 가서 찾아 보라는 유행어가 생길정도로 여행의 끝까지 따라붙는 아주 즐거운 이야기 거리가 되었습니다.
     아마 이 부분에 호기심이 대단히 일겠지만 단 기억할 것은 그들이 전혀 씻지를 않는 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지나치면서 본 잘 개발 된 이 시나이 반도는 1967년 3차 중동전 이후에 이스라엘이 점령하면서 구체화되어, 다합, 누에바, 샤름 엘 쉐이크들에 정착촌을 건설하였고 홍해해변에 고속도로를 1971년에 완성 시켰다고 합니다.
     그전에는 사막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데 그후로는 사막의 모습을 많이 잃어 사막의 정취를 그나마 느끼고 싶으면 3-4년안에 방문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통과한 남부 시나이는 깊게 깍인 높은 화강암 산악을 이루고 있어 작은 그랜드 캐넌을 옮겨다 놓은 듯했습니다. 화산활동에 의해 색색의 거대한 화강암. 석회석등 짙은 회색및의 돌들이 이루어진 거대한 산악을 보게 된 것은 여행전에 미리 몰랐던 시나이가 준 선물이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모래와 산악이 있고 오아시스 주변의 야자수와 들에 간간히 펼쳐 진 울창한 초목으로 이루어진 풍경이 마치 사막과 거대한 화산지역과 푸른 평야를 복합해 놓은 혼합미를 이루었습니다.
     첫날 시나이 반도에서 묵을 우리의 처소는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다는 시내산 밑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사막 끝에 그런 곳이 있으리라고 상상할 수 없는 넓은 초원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고 시내산 등정을 위해 찾는 관광객을 위해 이스라엘 백성이 출애굽하면서 지었던 천막의 형태로 한쪽에는 개발이 한참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보름달이 떠서인지. 낯선 곳에 왔다기 보다 명절에 고향에 온듯한 아스라한 달밤이 주는 평화로움이 그 너른 대지를 채우고 있어서 뜨거운 태양을 피하기 위해 시내산으로 새벽 2시에 출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행은 시원한 사막의 바람을 맛보며 푸른 빛의 달밤을 가슴에 가득 채웠습니다 2시에 일어난 우리는 시내산 입구 까지는 버스를 이용했고 카트린느 수도원 입구 부터 본격적인 시내산 등정의 시작이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시내산 정상부근까지 낙타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수도원 입구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베두인들이 낙타를 몰고 와서 도착할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낙타를 본 것은 동물원에서 먼발치로만 본것이 전부였는데 그곳에서 실제적으로 본 낙타의 옆모습은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한 순한 입모양과 앉았을 때의 모습이 마치 다소곳한 여자가 무릎을 꿇고 있는 모양이어서 겸손하고 묵묵한 낙타의 성품을 들어내더군요 우리가 여행 중에 본 낙타는 쌍봉 낙타 보다 외봉 낙타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발바닥의 생김이 물에 채워진 부드러운 물주머니 같아서인지 걸음걸이 부드러웠습니다.
     낙타를 타라는 권유를 받았지만 발로 느끼고 싶어서 도보를 택했습니다. 전 바다와 산을 다 좋아 하는 편입니다. 바다는 바라 보는 것으로만 만족을 주는 수수함이 좋고 산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함을 주지 않는 거만함으로 사람을 오르게 하는 힘이 있어 산도 바다도 다 좋아합니다. 아름다운 산을 굳이 낙타를 타고 가고 싶지는 않더군요. 하지만 타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라 생각되어 다음번에 등정할때는 타려고 합니다.
     산을 오르는 길은 들판이 이어진듯한 야트막한 길이라서 등정이 힘들지 않았고 어둑어둑한 길에 비쳐지던 어스름한 푸른 달빛과 사람을 태우고 지나치는 낙타의 훅훅거림의 숨찬 소리와 가볍고 경쾌한 베두인의 서투른 영어 인사와 끝까지 따라 붙으며 집요하게 낙타를 탈것을 권유하는 작은 실강이가 2시간 정도 오르는 등정이 지루 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돌산이 시작 때문. 낙타를 타고 미리 도착한 일행과 만나서 산정상으로 향했습니다. 돌산으로 이뤄진데다가 경사가 가파라서 인지 산행에 다져진 몸이지만도 헉헉거림이 그치지 않았습니다..
     정상에 올라가니 아직 어둠이 가시않서인지 검푸른 밤바다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전날에 미리 도착하여 산에서 밤을 새운 젊은이들이 하나 둘이 슬리핑백에서 깨어나는 모습이 누에가 움직이는 모습같더군요 아침이 깨어나기 시작했어요...
     같은 어둠이라도 아침 햇살을 향한 어둠음 푸른빛을 띠고 있어요 한밤의 어둠은 회색빛의 어둠인데.. 태양을 향한 어둠과 태양을 등진 어둠의 차이인거 같아요. 그래서 새벽녘의 어둠을 보고 어둠이라고 단정 짓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고 태양이 숨겨진 어둠으로 읽으려고 하지요.
     그 어둠을 뚫고 분홍빛 아침이 깨어나며 돌로 이루어진 산에 반사되면서 각색의 빛깔로 반사되면서 큰 산호로 변화시키며 산들이 오랜 시간동안 지켜온 자신들의 모습을 들춰내며 시내산은 점점 웅장함으로 채워져 가더군요. 남편이 어디서 구해왔는지 손에 쥐어 주는 따뜻한 홍차 한잔과 함께 한 분홍빛 햇살과 붉은 산호색의 바위산들이 4년이 지난 지금도 뻐근함으로 가슴에 채워지네요..
     단연 이번 여행에서 가장 아름다움을 꼽으라면 그 시내산의 깨어나는 아침을 감히 꼽으렵니다. 주관적인 시각이아닌 객관적으로 공통으로 느낄수 있는 화려함과 웅장함과 절묘함이 가득 찬곳이라고 말씀 드릴 수가 있습니다. 올라갈 때와 다른 길로 내려오면 수도원을 만날 수있습니다
     이수도원은 사해 사본과 깊은 관련이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나중에 사해사본 박물관을 말씀 드릴 때 그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그곳 수도원에서 생활하는 수도사들은 채식만을 먹으며 절제된 생활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눈동자가 맑고 깊음을 느꼈습니다. 무엇인가를 절제하고 욕구를 다스리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평온함이 느껴졌어요...
     그 수도원 내부에 모세가 하나님을 만났을 때 보았다는떨기나무 (물론 그당시 것이 아님)가 있다해서 시간을 정해놓고 공개를 하였지만 타바를 통한 국경통과 시간에 쫓겨 급하게 떨기나무만 보고 수도원을 나와야만 했습니다.
     이스라엘의 6일전쟁을 기억하시는지요? 그 6일전쟁의 현장 이었던 시나이반도. 시나이 반도를 점령한 이스라엘이 이집트에 되돌려 줌으로서 얻어진 평화조약으로 우리는 이집트에서 이스라엘을 육로를 통해 입국할 수 있었다. 참고로 만약에 업무상 중동 지역에 출장이 있으시다면 이스라엘을 입국할 때 입국 도장을 찍지 않으시길 권합니다. 그 입국 stamp로 인해 중동의 적대국인 다른 국가에서 입국 거절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을 아는 이스라엘에서도 여행객이 원하지 않으면 stamp를 찍어 주지 않습니다. 또 중요한 것은 이스라엘의 입국과 출국의 수속이 무척 까다로운 것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만약 그들이 의구심을 갖는다면 여행객의 비행기 시간과 관계없이 철저한 조사와 질문이 이어져 여행에 큰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비행기 출발 3시간 전에 출국 심사를 받는 것이 일어날 수있는 차질을 피할 수 있습니다.. 단체 여행인 경우 특히 일행중 누군가가 영어를 사용할 줄 안다고 생각되면 끊임없는 질문이 쏟아지니 영어 사용은 삼가하는 것이 유익합니다.
     시나이 반도을 지나면서서 여기저기에서 중동전의 흔적을 볼수 있었습니다이 지역의 관할권을 두고 제 1차 세계 대전 중에는 이집트와 터키가 다투었고, 이 전쟁에 승리한 이스라엘에 점령되기도 했다. 1982년 이후에 이스라엘이 이집트에 반환하였고, 1988년 이후로 이집트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유명한 휴양지인 타바의 힐튼 호텔은 이스라엘이 1970년대 후반에 세운 것으로 지금은 이집트 영역 안에 있습니다.. 이 휴양지를 타바 국경을 통해 이스라엘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막에 그런 훌륭한 휴양지가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남태평양에서나 볼수 있는 푸른 물의 맑기가 사막에 지친 우리의 눈을 시원하게 하였습니다. 그 푸르름을 눈동자에 가득채우고..황금빛 예루살렘을 향해 가며 이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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