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 2
황안토
예초부대가 기병처럼 풀을 향해 적진으로 돌진한다
풀밭은 전쟁터
곳곳에 밀집대형으로 펼쳐지는
보병 방진들
토끼풀은 적의 보병부대
토끼는 아군의 보병
토끼는 어디에 있나
아군 보병은 아직도 보이지 않는다
예초부대는 기병대
적 보병부대 방진의 헛점 찾아 들쑤신다
측면을 찔러보다가
정면을 찔러보다가
후면을 건드려본다
보병 방진의 전열이 흐트러지면
순식간에 돌진한다
보병 방진이 붕괴되기 시작한다
대나무 숲인양 수많은 키큰 망초대가
적 기병인양 막아선다
예초기 회전하는 헤드를 칼처럼 휘드르며
적 기병을 베고 또 베며 전진한다
피가 튀고 숨이 가빠진다
쓰러지는 적 기병 1진
뒤이어 나타나는 망초대 2진
더 세차게 회전하는 헤드
쓰러지는 적 기병 2진
연속으로 나타나는 망초대 3진
쉴 틈을 주지 않는 적의 공격
인해전술이다
도처에 토끼풀의 두터운 방진
우리의 지원병력 토끼들은 어디쯤 오고 있나?
2024.5.18.토.
[우리 주변 식물들의 비밀 이야기] 39 토끼풀
2023.06.19 06:10
클로버의 우리나라 이름이 토끼풀이 된 것은 토끼가 잘 먹는 풀이라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토끼풀이 사료로 재배됐다는 것은 1921년 『조선식물명휘(朝鮮植物名彙)』에 기록돼 있죠. 실제로 토끼는 칡 잎이나 왕고들빼기 잎 등을 더 잘 먹지만요.
토끼풀은 왜 천덕꾸러기가 되었을까
- 입력
- 2023.06.19 04:30
20면
토끼며 가축들 먹이겠다고 1900년 무렵 국내에 일부러 들여온 외래식물이 토끼풀이다. 일찍이 네덜란드 상인이 일본에 드나들던 1846년 유럽에서 아시아 대륙으로 처음 유입되었고 지금은 거의 전 대륙에 토끼풀 없는 나라가 없을 정도다. 수십 년 전에 남한이 그랬듯이 지금도 집집마다 토끼 먹이는 일을 장려하는 북한에서는 토끼풀을 많이 심어 기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