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사는 2009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당선작 고료 1억원)을 제정해 세계 출판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한국형 '해리 포터' 소설을 공모합니다.
영국 작가 조앤 K 롤링의 판타지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전 세계 67개 언어로 번역돼 4억 부 이상 팔렸고, 영화·캐릭터 상품 등으로 문화산업의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은 한국의 조앤 K 롤링이 되려는 작가를 찾아 1억원의 고료를 지급하고, 당선작은 본사가 위촉한 출판사를 통해 단행본으로 출간합니다. 당선작의 출판 수익금 일부는 불우 청소년 돕기 사업에 씁니다. 또한 초·중등학생들의 판타지 소설 원고를 공모하는 청소년 부문도 따로 마련해 당선자에게는 소정의 장학금을 지급합니다. (02)724 5368~9
▲응모자격: 신인과 기성 작가 제한 없음
▲작품내용: 온 가족을 위한 판타지 소설
▲마감: 2009년 8월 31일(마감일 소인 유효)
▲분량: △1억원 고료 본상은 200자 원고지 800장 이상(줄거리 첨부 200자 원고지 20장 안팎) △초등학생 장학금 부문은 200자 원고지 50장 이상 △중학생 장학금 부문은 100장 이상
▲접수: 서울 중구 태평로 1가 61 조선일보 편집국 문화부
▲당선작 발표: 2009년 10월 초
▲저작권: 당선작의 출판저작권은 향후 5년 동안 조선일보가 위촉한 출판사가 갖습니다. 영상물 제작 등을 위한 2차 저작권은 본사·출판사·저자가 3등분합니다.
▲기타: 응모작 겉봉투, 원고의 맨 앞장, 뒷장에 성명·주소·연락처·원고분량을 반드시 써야 합니다. 응모작은 반환하지 않습니다.
1억원 고료 당선작을 뽑는 첫 번째 기준은 '문학성을 갖춘 판타지 소설'이다. 지금까지 한국문학에서 판타지가 주변부 장르로 폄하된 것은 주제, 문체, 구성, 스토리 등등에서 본격문학에 버금가는 자질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가운데, 본격문학의 품격을 갖춘 한국형 판타지가 나와야 한다는 문화산업계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당선권에 들 수 있다.
응모 원고에 첨부해야 할 줄거리 요약(200자 원고지 20장 안팎)을 성실하게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만약 응모자가 구상 중인 작품의 전체 분량이 판타지의 속성상 여러 권짜리가 되는 경우, 일단 응모원고 분량(200자 원고지 800장 이상)만 보내면서, 나머지 줄거리를 첨부하면 심사에 반영된다. 문의 (02)724 5368~9
▲좋은 판타지 문학은 국력의 지표
마법사가 수정 구슬을 통해 시공을 뛰어넘는 지혜를 얻듯, 사람들은 카페에 앉아 노트북 컴퓨터의 화면을 통해 시공을 뛰어넘는 온갖 정보를 얻는다. 이처럼 판타지 문학에서나 가능했던 일이 어느새 현실이 되어 있는 것이 바로 우리의 세계다. 그러니 앞으로 몇 년 후 해리 포터의 마법 세계가 현실로 바뀌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할 수 있겠는가.
어떤 의미에서 보면, 놀라운 환상 세계를 보여줌으로써 이를 현실화하도록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또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꿈꾸게 하는 것이 판타지 문학이다. 하지만 판타지 문학의 의의는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희미해져 가는 오늘날, 예기치 않던 현실의 변화를 다른 시각에서 차분한 자세로 이해하도록 하는 데 적극적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판타지 문학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어디 그뿐인가. 판타지 문학은 다른 문학 장르, 다른 문화 매체가 제공하기 어려운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도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다.
판타지 문학의 존재 이유에 대한 새로운 자각 때문인지 몰라도,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양질의 판타지 문학을 창출해 내기 위한 소리 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양질의 판타지 문학은 궁극적으로 한 나라의 문화적·경제적 풍요와 번영의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추측하건대 이 전쟁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다. 판타지 문학에 대한 진지한 관심이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게 요청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문학성 높은 한국형 판타지를 뽑아야
물론 나라마다 나름의 판타지 문학의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중국의 경우 《산해경》과 《서유기》가 있고, 영국의 경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반지의 제왕》, 《해리 포터》가 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우리 문화를 대표할 만한 본격적인 판타지 문학이 아직은 아쉽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이번 조선일보사가 제정하는 판타지 문학상의 의미는 결코 작은 것일 수 없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 문화를 대표할 만한 판타지 문학의 육성에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나아가 판타지 문학의 진지성에 대한 우리 문학계의 의구심을 해소하고 이를 통해 그 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의미는 작은 것일 수 없다.
하지만 이번의 판타지 문학상 제정이 진실로 의미 있는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해 문학상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유념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는 무엇보다도 상의 영광이 주어질 수 있는 작품은 문학적 품격을 갖춘 것이 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 주변에서 부침을 거듭했던 기존의 판타지 문학에 대한 차분한 반성과 냉철한 비판이 요구됨은 이 때문이다. 판타지 문학이라고 해서 본격 문학의 밖에서 자유 아닌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생각만큼 판타지 문학 자체의 의미를 폄하하는 것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