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백만원 현상공모 제3회 여성조선 문학상 안내입니다.


2009년 독자들의 성원 속에 시작된 여성조선 문학상이 올해로 3회를 맞습니다. 대학원생부터 주부, 교사 등 문학을 사랑하는 다양한 독자들이 참여해 7백여 편의 시(詩)가 모였던 제1회 시문학상. 에세이까지 더해져 더욱 풍요로웠던 (시 105편, 에세이 85편)제2회 시·에세이 문학상은 여전히 많은 분들의 마음속에 향기로운 시심(詩心)이 흐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세 돌을 맞아 더욱 풍성해진 여성조선 문학상 공모에 뜻있는 독자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응모방법
1 응모작
자작시 또는 자작에세이 1편
2 접수
직접 쓴 시나 에세이를 우편접수 또는 이메일 접수(
prima@chosun.com)
(A4 용지 사용, 바탕체, 폰트 10)
3 주제 및 분량 제한 없음(1인당 1편)
4 응모마감 2011년 5월 7일까지
5 접수할 곳
서울시 중구 태평로 1가 62-4 조선미디어 광화문센터 7층 여성조선 편집부
여성조선 문학상 담당자 앞
(접수된 원고는 반환되지 않습니다)
6 시상내역
대상 1명, 시·에세이 각 부문 우수상·가작 시상
7 문의 02-724-6715
?타 문학상을 받아 등단하신 분은 응모할 수 없습니다.



제1회 시문학상 대상 수상작

젖다 -신소라

시닥나무 잎이 물속으로 낙화하며
동그랗게 파문을 내며
붉어진 꿈처럼 젖는다
젖꼭지의 돌기가 멈추고
꽃 속의 꽃이 오랜 시간 간구해온 나뭇잎이 나뭇잎을 만지듯
풀이 풀의 어깨에 기대오듯
햇발에 바르르 불붙은
푸른 물줄기는 마르지 않아
밤낮 없는 머구리 배 소리로 퉁퉁거려도
해가 지고 나는지 달이 뜨고 지는지 마를 새 없이.

폐경 후, 나는 자궁이 낮달처럼 말라버린 것을 알았다.
늙어가는 것은 사위어가는 그믐날 캄캄하게 젖은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걸
배에는 시린 바람이 들고 낡아버린 무릎에는 사근사근 바람소리를 내며 저리다는 것,
마치 공원묘지의 이마 위에
비로소 젖은 내 살과 뼈처럼
아릿아릿 비릿하게 초경의 꿈
나비처럼 하얗다.


제1회 대상 수상자 신소라
|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바치는 노래

사위어가는 여인의 육신에 대한 쓸쓸함을 그린 이 시는 의외로 20대 중반 대학원생의 작품이었다. 제1회 여성조선 시문학상 대상 수상자인 신소라(28) 씨는 당시 편찮으신 어머니를 보며 느꼈던 감상을 시로 풀어놓게 되었다고 했다. 다행히 지금은 어머니의 건강도 회복되었고, 문학상을 타면서 시를 쓴 후 앓았던 후유증도 없어졌다고 했다.
“제가 쓴 시가 대상을 탔다는 걸 알았을 때 엄마가 제일 기뻐하셨어요. 엄마가 좋아해서 저도 좋았죠. ‘젖다’는 ‘엄마를 위해 쓴 시’니까요. 시를 써서 응모했을 때도, 상을 타게 됐다고 연락을 받았을 때도 작품을 보여드리진 못했거든요. 쑥스러워서.(웃음) 그런데 시상식 후에 책에 나온 건 보여드렸어요. 사실은 저의 엄마가 시인이거든요.”
신소라 씨의 어머니는 지방 일간지를 통해 등단한 시인 주선화 씨다. 현재는 마산문인협회에서 활동 중이다. 어려서는 ‘엄마와 언니가 늘 집에서 책을 보거나 글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는데, 나도 모르게 거기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소라 씨는 웃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고, 대학원도 국어교육과를 다녔다. 글솜씨를 물려받은 딸이 자신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을 1년이 넘는 탈고 과정을 거쳐 시로 녹여냈다는 걸 알았을 때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뿌듯했을지.
“받은 상금은 모두 엄마에게 드렸어요. 엄마는 그걸로 할머니한테 냉장고를 사드렸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엄마한테 드리고, 엄마는 엄마의 엄마한테 드리고(웃음), 뜻 깊게 사용한 거 같아요.”

인상적인 장면을 보았을 때, 마음이 안 좋을 때, 잊히지 않는 꿈을 꾸었을 때 그때의 느낌을 글로 풀어내는 건 소라 씨의 오랜 습관이다. ‘젖다’는 엄마를 보며 쓰기 시작했지만 후에는 ‘여자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다고 했다. ‘늙어가는 것은 사위어가는 그믐날 캄캄하게 젖은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는 걸’ 그녀는 시를 쓰며 알게 되었다. 폐경보다는 초경에 가까운 나이에, 앞으로 겪게 될 일들이 떠올라 벌써부터 마음을 눌렀다. 젊을 때 꾸었던 꿈을 대부분 놓쳐버리고 자신의 이름은 잃어버린 채 살아야 하는 삶.
“‘젖다’를 쓴 후로 ‘여자의 삶’에 대한 고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어요. 요즘엔 소설을 조금씩 쓰고 있는데, 주제는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근데, 잘 안 써지네요.(웃음)”
문학상을 받기 전과 받은 후에 달라진 게 있다면 ‘자신감’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글을 쓸 수 있는 용기’가 더 많이 생긴 것 같다고.
“혹시 지금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좋은 계기니까 꼭 도전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그랬거든요. ‘젖다’를 쓰는 데는 1년이 넘게 걸렸어요. 교수님께 찾아가 어떻게 쓰면 좋을지 여쭤보기도 하고,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를 반복했죠. 여성조선 시문학상 공고를 보고도 선뜻 응모할 용기가 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참 잘했다고 생각해요. 엄마도 무척 자랑스러워하시고요. 앞으로는 더 열심히 글을 써나갈 생각입니다.”




제2회 시·에세이 문학상 대상 수상작

감자박스를 보낸다

-이향숙

뿌리를 키우는 일이 단순한 욕망이 아님을
베란다 종이 박스 안
감자는 이미 알고 있었지
제 몸 쪼그라드는 줄 이미 알고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 있으니
뿌리를 키우는 일이 단순한 인연이 아님을
마른 젖무덤을 택배로 대신한
어미들은 이미 알고 있었지
사는 일이란 굳이
자기를 먹여 뿌리를 키우는 일.
제 몸 어딘가로부터
간지럼처럼 돋아난 입술들이
어그적 어그적 거칠어지는 동안
온몸을 쪼글쪼글 비틀어서까지
마지막까지 비워진 영혼들은
날카로운 뿌리 끝조차 애틋이 쓰다듬고
철없는 뿌리는 어느새
조랑조랑 새로운 열매를 잉태하니
뿌리를 키우는 일이 단순한 인연이 아님을
이미 한 세상이 알고 있어
감자는, 오늘도
박스 안에서 기껍게 시름시름 앓고
세상의 모든 어미들은
비워낸 제 몸 뿌리 끝에 찾아
도시로 도시로
감자박스를 보내지


제2회 대상 수상자 이향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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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로 나에게 일상은 시(詩)가 되었다

“벌써, 1년이 되었군요. 세상에.(웃음)”
바람 속에 슬며시 봄꽃 향기가 나는 걸 보니 벌써 1년이 지난 게 확실하다. 작년 이맘때, 떨리는 목소리로 대상 수상 소감을 읽어 내려가던 이향숙(45) 씨는 시문학상이 ‘3회’를 맞는다는 소리에 누구보다 반가워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여성조선 시문학상이 제정된 1회부터 인연을 맺었다. 1회에는 작품을 출품했으나 아쉽게 낙선했고 다시 도전했던 2회에는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학단체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긴 했지만 상을 타고 나니 어쩐지 책임감이 더 생기더라고요. 전에는 시가 좋아서 썼다면 지금은 정말 ‘좋은 시’를 ‘잘 써야겠다’는 생각을 해요.(웃음) 아무래도 그런 부담이 좀 있어요.”
전에도 평소에 생각이 많긴 했지만 최근에는 일상 속에서 시의 소재를 발견하는 일이 더 잦아졌다. 산에 올라도, 시장을 보러가도, 문득문득 시상이 떠오른다.
“얼마 전엔 설악산 봉정암에 다녀왔는데 한참 걷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내가 설악에 오른 게 아니라 ‘설악이 나에게 내려왔다’. 그 느낌이 인상적이어서 계속 기억에 남아요. 또 있어요. 노량진수산시장에 간 적이 있는데 거기서 ‘기절(한) 낙지’를 봤어요. 파시는 분이 ‘얘는 살아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묘하더라고요. 살아 있는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닌 상태. 예전에 아이를 낳다가 잠깐 기절했던 적이 있었는데 오래전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어요.”
벌써 18년 전의 일이다. 그때 태어난 아들이 벌써 고등학생이 되었으니 말이다. 두 아들(고2, 고1)과 남편이 시를 쓰는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주는 것도 고마운 일이라며 그녀는 웃었다. 아들들이 엄마 사진을 넣고 다닌다고도 하니 근래 보기 드문 효자다. 함께 글 쓰는 이들에게 기분 좋게 식사를 대접한 것도, 몸담고 있는 문학단체에 기부를 통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시문학상 이후 그녀에게 찾아온 작은 행복이다. 시는 그렇게 그녀의 삶을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어주었다.

아가씨였을 때는 아름다운 걸 보면 기분이 좋고, 예쁘고 좋은 것들이 관심사였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로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했다. 반복되는 삶 속에서 의미를 발견한다고. ‘감자박스를 보낸다’도 그런 과정을 통해 탄생했다. 심사를 담당했던 유안진 시인과 정끝별 교수는 ‘오래 되어 싹이 난 감자와 늙어가는 세상의 어미들을 연결시켜 생성을 위한 사멸의 의미를 차분하게 성찰하고 있는 점을 높이 산다’고 평했다.
“저는 사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사람이라 남 앞에 나서거나 목소리를 내는 게 익숙하진 않아요. 아마 대부분의 주부들이 그럴 거예요. 그런데 하고 싶은 게 있으면 행동에 옮기는 게 더 좋은 건 분명한 거 같아요. 망설일 시간에 도전하는 거죠. 저도 그랬어요. 내 실력에 내도 될까…, 많이 고민했죠. 그런데 할 수 있을 때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덕분에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었어요. 그래서 제가 지금 40대 중반인데, 앞으로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고 믿어요. 앞으론 제 시들을 모아 시집도 내고 싶고요. 더 큰 무대로 나가보고 싶기도 해요.”
누구보다 치열하게 삶을 성찰하고, 더 좋은 시를 쓰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는 그를 이제 누가 소극적이라고 할까. 그렇게 시는 그녀에게 왔다.

[제3회 여성조선 문학상 시 부문 우수상 수상작]

항구의 커피는 바다 향기가 난다

                      우경화

낯선 얼굴 수상쩍다는 듯

옷자락 슬며시 들추어보는

엉큼한 바람의 손길이 능글맞다

이곳 지리에 익숙한 그가 안내하는

느긋한 걸음걸이로 방파제를 걷는다

성가시게 짤랑대는 동전과 맞바꾼

뜨끈한 종이컵 입술에 갖다 대며

오랜만에 실성한 여자처럼 중얼거린다

마음 비운다는 게 뭐 별건가

지친 고개 끄덕거리며 졸고 있는

날품팔이보다 남루한 정자항 어선들

아무나 집적대는 건달 같은

바람의 발길에 툭툭 차여 선잠 깬다

먼바다로 떠날 채비 서두르듯

살아 보겠다는 몸짓들로 부산한 정자항

미끈한 모텔들 입술 붉은 여자인 양

늘어서서 유혹하는 반대편

낮고 축축한 길을 골라 걷는다

진솔한 삶이란 알고 보면

춥고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법

썰렁한 정자동 어민 휴게소

깨진 유리창 안쪽 동정을 살피던 바람

슬쩍 다가와 부둣가로 어깨 잡아끈다

좌판 위 등 비비고 누운 과메기들

까닭 없이 어깃장 놓고 싶은 심사

후끈하게 풀어 주겠다는 듯

석쇠 위로 올라가 지글지글 익어 가는

저녁, 길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한때의 추억을 굽는 젊은 연인들

헐값의 낭만이 오늘따라 부러운지

껄렁한 바람도 어깨너머로 기웃거리는

항구의 커피는 바다 향기가 난다

우경화

54세, 방송통신대학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어릴 적부터 문학을 좋아해 시 습작을 즐겨 왔다.

몸이 약해 책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았다.

신앙과 문학이 내 삶을 움직이는 두 개의 추다.

늘 바다를 그리워했던 것이 작품을 쓰게 된 계기가 됐다.

(사전 기자와 전화 통화 후, 시상식날 소책자에 소개된 내용)

당선 소감

먼바다를 향한 그리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으슥한 바닷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고 싶었다. 등대지기 남자와 파도치는 바다로 나가 갓 잡은 생선 구워 먹으며 저녁놀 바라보고 사는 것이 행복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나는 지금껏 바다와 거리가 먼 산마을에 파묻혀 홀로 살아가는 아슬아슬한 목숨이다. 죽음의 문턱 넘나드는 수차례 대수술 끝에 살아남은 것이 등대지기 아내가 된 것보다 더 감사한.

고통은 바람 같은 것이라 여기며 견뎠다. 언제나 바람은 스쳐 지나가는 것이라는 불변의 법칙을 믿었다. 삶이 고통스러울 때마다 나는 부는 바람 속에 잠시 흔들리며 서 있는 것이라 믿고 의연히 기도문을 외웠다. 늘 혼자였지만, 늘 외롭지만은 않았다. 흔들릴 때마다 청신호를 보내 주는 신앙 같은 시가 있었기에 나는 삶 같은 시, 시 같은 삶을 꿈꾸며 거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는 법을 몸으로 익혔다.

구겨진 여행안내 지도 한 장 외투 주머니에 넣고 낯선 항구를 찾아 떠난 것은 추운 겨울이었다. 내 안에 감춰 둔 부칠 수 없는 편지 같은 허욕 버리기 위해 바다로 갔다. 쓸데없는 유혹에 흔들리는 자신을 파도 소리로 다스리고 싶어 찾아간 정자항, 저문 겨울 바다에서 정작 물미역 줄기 같은 비릿한 시 서너 편 건져 들고 의기양양하게 돌아왔다.

나의 가장 큰 후원자이신 하나님께 오늘의 영광을 돌린다. 든든한 버팀목인 형제자매들과 늘 기도하며 지켜봐 준 고마운 사람들, 오랫동안 한배를 타고 꾸준히 시어(詩語)잡이를 해 온 한국문인협회 봉화지부 회원들과 믿음으로 뭉친 서당골 사람들, 오랜 친구들과 방송대 국문과 동문의 보이지 않는 힘이 컸다. 무조건 내 편인 소라와 줄임표로 남기고 싶은 사람들의 응원은 갚을 길 없는 사랑이다.

소금 한 됫박을 얻기 위해선 열 됫박의 땀을 흘려야 한다던가. 한 편의 시를 위해서 내가 흘린 땀은 과연 얼마나 될까 돌아보면 여간 부끄러운 노릇이 아니다. 월척(?)이라기엔 턱없이 모자란 나의 시가 심사 위원님들의 눈에 띈 건 그런 맥락에서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할 축복이다. 먼바다를 향한 그리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언젠가는 가 닿고 싶은 또 하나의 섬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까닭이다. 거기 어디쯤에서.

초대의 글

여성조선은 세 해 전 한국 현대시 100년(2008년)을 기념해 '한국 현대시 100년, 시를 배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인과 독자가 참여하는 지상 문학제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1년 동안 문학제를 꾸려가며, 우리의 가슴에 여전히 시에 대한 애정이 많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글 아름답고 간곡한 시림을 그저 흘려보내기가 아쉬워 만들어 낸 것이 바로 여성조선 시 문학상이었습니다.

설렘을 안고 시작한 '제1회 여성조선 시 문학상' 공모는 200여 명이 참가하는 큰 호응 속에 치러졌습니다. 뒤이어 2회에는 시뿐 아니라 에세이까지 더해져 더욱 내용이 풍성했고, 이번 3회에는 인터넷 접수 방식이 도입돼 전보다 많은 분이 참여해 주었습니다. 해가 거듭될수록 응모작의 수준이 높아져 유안진 선생님과 신현림 선생님께서 심사에 애로가 많았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올해 제3회 여성조선 문학상 공모 역시 많은 분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시 부문 200여 편, 수필 부문 100여 편으로 마감된 것을 보면 문학을 사랑하고 오래 품어 온 꿈을 펼칠 기회를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는 믿음을 또 한 번 갖게 되었습니다.

여성조선 문학상은 이제 세 돌을 맞이해 문학을 사랑하는 여성들의 꿈의 등용문이 되고 있음은 물론 문학상으로서의 위상이 날로 탄탄해져 가고 있습니다.

보내 주신 관심과 사랑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히 여성들은 문학을 사랑합니다. 여성조선의 작은 노력이 대한민국 여성문학을 더 일으키고 성장시키는 데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초대의 글을 매듭지으려 합니다.

2011년 6월 2일

조선매거진(주) 대표이사 이창의

제3회 여선조선 문학상 심사를 마치며

계속 마음에 남는 감동과 신선함, 깊이를 우선으로

우리가 산다는 것은 잘 느끼고 잘 알고, 잘 표현하려 노력하는 일일 겁니다. 그 노력 중에 글 쓰는 일은 자기 성장과 치유에 큰 역할을 합니다. 또한, 글 쓰는 일은 감각과 감성의 연마에 큰 힘이 됩니다. 적절한 말로 자기 마음과 생각을 전하기란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어려움 때문에 흥미롭고 해 볼 만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여성조선 문학상에 참여한 분들의 글쓰기 작품을 보며 자기 성장을 위해 애쓰는 여성들이 많다는 사실이 참 기뻤습니다. 그리고 이렇게나 사람의 삶이 다채롭고 다양하구나, 하고 놀랐지요.

가슴 뭉클하고 공감하는 사연들을 보면서 원고에 등수를 매기는 데 있어 계속 마음에 남는 문학적, 인간적 감동과 신선함, 깊이를 우선으로 두었습니다. 최종심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대등한 작품들이라 문학적 향기와 오랜 훈련과 성장 가능성을 좀 더 살피게 되었지요. 대선배님이신 유안진 선생님과 함께 심혈을 기울여 순위를 매겼습니다.

항구의 풍경을 인간의 내면에 비춰내 묘사한 '항구의 커피는 바다 향기가 난다'가 인상 깊었습니다. 하지만 잦은 비유가 자연스러움을 흩뜨리는 게 아쉬웠지요. 산문 '내 마음속에 흐르는 강'은 문장의 부자연스러운 이음새나 구체적이자 않은 부분들이 좀 거슬렸으나 역사 속에 서린 전설까지 끌어내는 솜씨가 범상치 않고 표현력이 좋아 '항구의 커피는 바다 향기가 난다'와 함께 우수상으로 정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장을 통해 다문화 가정의 따사로운 온기와 순정한 맘 빛을 자연스럽게 잘 그려낸 시 '시골 김장'에 마음이 많이 갔었지요.

그리고 한 가정의 아내로 살면서 자기 내면에 흐르는 빛과 그림자를 내밀하고 매력 있게 그려낸 '그 남자와 사는 방법'은 소품인 느낌을 떨쳐내질 못했어요. 가슴을 울렁거리게 한 '바다와 어머니', '희망의 반창고'도 문학적인 향기가 더 묻어나길 바라면서 가작으로 자리하였어요. 나머지 한 작품 '순장자의 눈을 보았는가'는 잘 쓰는 기성 시인의 솜씨처럼 빛나는 장점이 오히려 단점으로도 느껴져 고심하였지요. 그래도 시대의 진지한 고뇌가 담긴 스케일과 그에 어울리는 문학적인 성취로 대상으로 뽑았습니다. 축하합니다. 모두 꾸준한 노고와 정성을 다해 더 많은 발전과 성과가 있으시길 빕니다. 그리고 여성조선 문학상이 이 사회에 아주 뜻깊은 목소리를 전하고 있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심사 위원: 유안진(시인·서울대 명예교수), 신현림(시인·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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