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임란 때 명 지원軍 이끌어내고, 中 화약 생산법 알아냈죠

조선시대 역관(譯官)

역관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통역이에요. 조선 시대 역관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으로 홍순언(1530~1598)과 김지남(1654~미상)을 꼽을 수 있어요. 조선 선조 때 역관 홍순언은 나라를 구했다는 말을 듣기도 해요. ‘청구야담’ 기록에 의하면, 그는 명나라로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도중 한 여인을 구해줬는데 이 여인이 나중에 명나라 군사권을 장악한 병부상서 석성(石星)의 후처가 돼요. 홍순언은 그 인연으로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의 군사적 지원을 끌어낼 수 있었다고 해요.



 피폐했던 조선 후기, 민중은 공유와 공생을 염원했네

흥부전, 역관 홍순언 이야기 등
조선후기 문학 속 이타·시여 연구

순수 선행에 보상 따르는 이야기
피폐해진 현실의 낭만적 탈출구

기자최재봉
  • 수정 2024-03-15 09:34
  • 등록 2024-03-15 05:01

이타와 시여
조선 후기 문학이 꿈꾼 공생의 삶
강명관 지음 l 푸른역사 l 1만7000원

박지원의 한문소설집 ‘옥갑야화’에 실린 역관 홍순언 이야기는 홍순언의 은혜를 입은 애첩 때문에 명나라의 예부시랑 석성이 조선을 도왔다는 내용인데, 강 교수는 관련 사료를 검토한 결과 이것이 “사실이 아닌 창작”이라고 바로잡는다. 그럼에도 홍순언의 선행이 커다란 보상으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이타-보상’의 구조를 지닌 서사물에 대한 민중의 갈망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그는 헤아린다. 조선 후기 한문 단편 가운데 시여를 다룬 ‘거여객점’ ‘고담’ ‘귀향’ ‘비부’ 등의 작품들은 대체로 실패하고 좌절한 주인공이 보상을 바라지 않는 이타적 행위를 한 뒤에 스스로는 그 사실을 잊고 있다가 뜻밖에도 커다란 보상을 받는다는 비슷한 구조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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