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제 5회 지하철 에피소드 공모전 (2009년 1월 23일까지)

문화일보 AM7

2009.01.08 09:32:49

4915

http://ibooklove.dothome.co.kr/zbxe/7762

하루 1,000만 명에 이르는 전국 지하철 승객이 간직하고 있던 지하철과 관련한 다양한 체험과 각기 다른 생각을 꺼내어 놓을 수 있는 장을 마련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주최

문화일보 AM7, 서울메트로, 코레일, 부산교통공사, 인천광역시 지하철공사, 대구도시철도 공사, 대전광역시 도시철도공사, 광주광역시 도시철도공사

응모부문(주제별 공모)

episode Ⅰ : 지하철 이용중에 일어났던 따뜻한 이야기
episode Ⅱ : 지하철 이용중에 일어났던 재미있고 황당했던 이야기
episode Ⅲ : 지하철 문화 성숙을 위한 제안의 글(안전, 질서의식 등)

응모방법

응모부문 중 선택하여 원고지 15~20매(A4 2~3장) 분량의 내용을 적어 온라인이나 우편 으로 접수

응모기한

2009년 1월 23일까지(우편접수는 당일 도착분까지 유효)

응모접수처

온라인 접수 : www.iscu.ac.kr
우편접수 : 서울시 광화문우체국 사서함 2223호 『지하철 에피소드 담당자』앞

시상내용

대상 1편(문화일보 AM7 사장상) : 상금 300만원 및 상패
최우수상 1편(서울사이버대학교 총장상) : 상금 200만원 및 상패
우수상 7편(부산교통공사 사장상 등) : 상금 각 100만원 및 상패
가작 10편 : 디지털 카메라
네티즌추천상 2편 : 자유여행권
※제세공과금은 수상자 본인부담

주의사항

응모작은 반환되지 않으며, 수상작의 저작권은 주최측에 귀속됨
수상작 및 응모작은 잡지, 단행본 및 온라인상으로 게재되어 홍보자료로 활용될 수 있음
네티즌추천상 추천인 중 주민등록생성기와 동일 IP추천은 인정되지 않음

수상자 공지

2009년 2월 11일까지 AM7 지면 또는 www.iscu.ac.kr에 공지
수상작은 사전 메일이나 전화 통지

수상작 시상식

시상일 : 2009년 2월 예정(당선자 개별 통보)
시상장소 : 서울사이버대학교 차이코프스키 홀

문의

(02)3272-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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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vent.iscu.ac.kr/

지하철은 인생교실

이병찬

지하철과 함께 커온 동생

정해진


한국철도공사	저희도 전철 타고 싶어요	안윤정
서울메트로	토스트	홍선화
부산교통공사	미래의 엄마들을 보호하는...	박철민
인천지하철공사	지하철의 DJ	박경호
대구도시철도공사	지하철로 만나는 땅 밑...	이현준
광주도시철도공사	전철안에 울려퍼진 캐롤	김기섭
대전도시철도공사	지하철?전철 문화 성숙을...	김태우

아름다운 풍경

빈자리

전철 나들이

어느 할머니의 모습

다시 만날수 있을까

황윤화

유용민

임부순

문춘강

고영숙

당신도 성범죄자 입니다

구수한 냄새가 난다

3호선과 함께 흐른다

동전 한 움큼

낙타소년

정근우

홍민정

고영윤

명계환

김수지

내머리의 북두칠성

윤영호

찰칵거리는 총소리

김태형

연재 > 지하철 에피소드 당선작

우리도 전철을 타고 싶어요 - 안윤정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 - ③한국철도상

장애아들 전철 타보기 활동에 한껏 들떠 교사혼자 감당할수 없어 전철 구경만 해 노인들 “왜 어린것들이 여기 앉냐” 타박 장애인 배려없이는 ‘반쪽짜리’ 대중교통 저는 장애아전담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교사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2009-02-12]

지하철과 함께 커온 동생- 정해진/AM7 1500만원 고료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②최우수상

장애 쌍둥이 동생, 역 외우며 세상과 소통 가끔씩 사라질때면 지하철 역에서 찾게돼 동생 소중함 일깨워준 전철에 언제나 감사 나에게는 지하철을 좋아하는 남동생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태어난 남동생은 쌍둥이로 둘 다 지체 장애 2...[2009-02-11]

지하철은 인생교실-이병찬 / AM7 1500만원 고료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①대상

창간 5주년 기념 1500만원 고료 ‘지하철 에피소드 공모전’입상작 총 21편 중 대상·최우수상 등 9편을 오늘부터 9회에 걸쳐 지면에 연재합니다. 이번 공모전에 채택된 9편의 지하철 에피소드들은 모두 우리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로 진솔한 아마추어...[2009-02-10]

‘지하철·전철 에피소드 공모’2031편 응모

AM7이 창간 5주년을 기념해 서울사이버대학교 후원으로 지난 한 달간 진행한 ‘제4회 지하철·전철 에피소드공모전’에서 이병찬씨의 ‘지하철은 인생교실’이 대상을 차지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총2031편의 작품이 응모, 대상 1명을 포함해 최우수상 1...[2009-02-06]

지하철·전철 문화 성숙을 위한 제안- 김 태 우 /AM7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⑨대전도시철도상＜연재끝＞

더 쾌적하고 즐거운 탑승 위한 아이디어 1.음악 크게듣기 등 무례한 행동 자제 방송 2.날씨 안내 및 눈·비 오는날 우산 대여 3. 여성 전용·영어 방송 등 ‘테마 차량’ 운영 ...[2009-02-20]

전철안에 울려퍼진 캐롤-김 기 섭/AM7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⑧광주도시철도상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만난 시각장애인 지하철 길 익히느라 두려움 느끼면서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자신과 주위에 용기줘 우연한 기회에 알게된 봉사단체에서 3년전부터 저는 주로 ...[2009-02-19]

지하철로 만나는 땅밑 난쟁이이야기-이현준/AM7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⑥대구도시철도상

어린 시절, 강원도 철원 와수리의 겨울은 정말 견디기 힘들 정도로 추웠다. 아버지가 창틀을 비닐로 다 틀어막아도 찬기는 스믈스믈 내 콧등위로 떨어지곤 했다. 특히 눈이라도 많이 내려 ...[2009-02-18]

지하철 7호선의 DJ-박 경 호/AM7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⑥인천지하철상

어느새 작년일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이렇게 방학을 맞아 느긋하게 새벽 중에 글을 쓸 수도 있지만 작년에만 해도 난 회사원이었다. 1년간의 휴학기간 동안 회사원 생활을 했던 것이다. ...[2009-02-17]

“미래의 엄마를 보호해주세요”-박철민/AM7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⑤부산교통상

임신 9주째 아내 매일 출퇴근길에 시달려 자리 비어도 ‘노약자석’앉기는 눈치보여 ‘노랑 리본’ 등 임산부 표시제 제안하고파 우리나라의 낮은 출산율은 이미 사회적 문제다. 유...[2009-02-16]

토스트-홍선화/AM7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④서울메트로상

어느날 한 남자는 엄마를 밀쳐서 깁스까지 하게 해 병원에 데려다준 지하철 기다리던 사람들 고마울뿐 가게앞 쪽지엔“얼른 나으세요”…이젠 엄마 맘 이해 늦은 밤이 되어서야 들...[200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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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1.08 09:36:22

AM7

** 2008년 AM7 창간4주년 1500만원 고료 지하철 에피소드 공모전 수상작 <===클릭 !!

2009.02.12 17:58:23

AM7

지하철은 인생교실-이병찬
/ AM7 2009년 1500만원 고료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①대상
[2009-02-10]

창간 5주년 기념 1500만원 고료 ‘지하철 에피소드 공모전’입상작 총 21편 중 대상·최우수상 등 9편을 오늘부터 9회에 걸쳐 지면에 연재합니다. 이번 공모전에 채택된 9편의 지하철 에피소드들은 모두 우리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로 진솔한 아마추어 문장과 스토리 전개로 독자여러분도 공감하시리라 믿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환승역 계단을 우르르 오르내리는 승객들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은빛 연어떼를 보는 듯
마음에 불끈 힘이 치솟는 것을 느꼈다
두려워말고, 무엇이든 도전하자. 나는 아직 젊다!

몇 년 전, 수개월 밀린 월급도 못 받고,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을 때, 나는 집에 실직했단 말도 못한 채 혼자 끙끙 앓다가 출근하는 척 집을 나와야만 했다.

깊은 절망감으로, 막막한 군중 속의 고독을 느끼며 평소와 다름없이 지하철로 내려갔다. 하지만 목적지가 사라진 나는 지하철 노선도를 보며 어디로 갈까? 고민해야만 했다.

5호선을 타고 여의나루역에 가서 하루 종일 강이나 볼까? 7호선 뚝섬유원지역도 괜찮겠지? 옥수역은 어떨까? 한강으로 합류하는 중랑천도 요즘은 물이 깨끗해서 좋잖아? 아냐, 강보단 산이 나을지도 몰라. 1호선 도봉산역으로 갈까? 7호선 수락산역으로 갈까? 그런 무기력하고 우울한 생각을 하며 일단 패스를 찍고 군자역 역사로 내려갔다.

일하고 싶어도 일을 할 곳이 없다니 세상이 나를 비켜가는 것 같았다. 멍하니 지하철 창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종로3가에서 무작정 내렸다. 역사를 걸어가다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 들고 의자에 앉아 있는데 한 노인이 다가왔다.

　“500원만....”

나는 500원짜리 동전을 드렸다. 그런데 잠시 후에 그 노인이 나를 몰라보고 또 와서 500원을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좀 전에 드리지 않았냐고 했더니, 1분 1초도 아깝다는 듯 가버렸다. 어이없어 시선을 돌려보니 그 노인, 다른 승객들에게 동전을 구걸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 노인이 또 내게 왔다. 나는 짜증이 나서 시선을 외면했다. 늙은 게 무기인가? 마치 썩은 고기를 탐하는 늙은 하이에나 같았다.

지하철에서 나와 탑골 공원을 걸어가는데 아까 그 노인이 보였다. 무료급식소가 아닌 싸구려 국밥집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었다. 테이블에는 구걸한 동전이 놓여 있었다. 뭔가 한방 맞은 것 같았다. 내 눈에는 구걸로 보였지만, 그 노인에게는 엄연한 일이었던 것이다. 늙어서 아무도 써주지 않는 자신을 스스로 고용하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내 밥은 내가 사 먹는다는 저 고집! 우울한 생각을 하던 내 가슴이 먹먹해졌다.

마땅히 갈 곳이 없는 나는 다시 지하철로 내려갔다. 전동차 안은 한가로웠다. 7명이 앉을 수 있는 긴 의자에 승객들이 앉아서 각자의 일에 열중하고 있었다. 공부하는 학생, 책 읽는 청년, 휴대폰으로 통화하며 업무를 보는 사람, 조는 아가씨...

그때 한 할머니가 옆 칸에서 쪼르르 걸어오더니 졸고 있는 아가씨 앞에 서서 무릎을 톡톡 건드렸다.

　“네?”

졸던 아가씨가 자리를 비켜달라는 줄 알고 벌떡 일어서는데 할머니 눈치가 그게 아니었다. 손을 위로 가리키는 폼이 선반 위의 신문지를 내려달라는 것이었다. 할머니는 구겨진 쌀자루처럼 키가 납작했다. 등은 잔뜩 휘어 안으로 굽어서 설사, 점프를 한다 해도 선반에는 손이 닿지 않을 것 같았다. 그제야 상황을 눈치 챈 아가씨가 선반 위의 신문을 주워 할머니께 드렸다. 할머니는 아가씨에게 신문을 받아 들고 옆자리로 옮겼다. 아가씨의 행동으로 할머니가 원하는 게 신문 폐지라는 것을 알아챈 옆 자리 승객이 자동으로 벌떡 일어나 머리 위 선반에서 신문을 챙겼다. 조금 옆의 것까지 알아서 챙겨 할머니께 드렸다. 할머니는 또 다른 옆 자리로 옮겨갔다. 이번엔 한 청년이 척척 알아서 일어나 선반 위의 폐지를 수거해 할머니께 드렸다. 그러자 이번엔 할머니가 오기도 전에 다른 자리에 있던 중년의 남자가 벌떡 일어나 미리 신문을 수거해 놓고 할머니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신문을 내어드렸다. 신문이 열차 통로 가운데 수북하게 쌓였다. 할머니가 신문을 쌓아 묶으려고 하는데 와르르 쏟아졌다. 그러자 둘이 꼭 끌어안고 있던 젊은 애인 한 쌍이 다가와 흐트러진 신문을 차곡차곡 묶었다. 그 모습을 보자 아직도 세상엔 저런 온기가 있다고 생각하니 어두워졌던 내 마음에도 슬며시 햇볕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용산으로 가서 중앙선으로 갈아갔다. 중앙선은 한강을 볼 수 있어서 도심 속에서도 기차 여행 하는 기분을 내기에 좋은 코스다. 나는 가끔 마음이 울적해지면 일부러 중앙선을 타러가기도 했다.

한강은 무심하게 유유히 흘러가고 전동차 안은 한가로웠다. 나는 내친 김에 팔당역까지 가보기로 했다. 종점은 늘 묘한 여운을 준다. 팔당에 내려서 뭘 할지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여행가는 기분으로 끝까지 갔다.

팔당역엔 아무 것도 없었다. 나는 넓고 텅빈 역 앞 광장과 도로를 달리는 차들만 한참 동안 멍하니 보다가 되돌아서 역사로 들어갔다.

아까 내렸던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서 있었다. 열려진 문으로 들어가 자리에 앉았다. 출발 시간까지는 좀 남았는지 문은 열려 있고, 열차는 그냥 서있었다. 문득, 종점이 출발역이 되는 인생이란 말이 떠올랐다. 끝이라 여겨졌던 곳에서 다시 출발하는 것이 인생이 아닌가, 그러니 좌절 금지! 그런 생각에 박수를 쳐주기라도 하는 듯 비둘기 몇 마리가 날개를 치며 날아올랐다.

다시 종로3가에서 3호선을 갈아탔다. 전동차는 옥수역을 지나 압구정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노을이 번지는 한강은 눈물 나게 아름다웠다. 그때였다. 옆 칸의 문이 열리고 한 청년이 걸어왔다. 마치 석양의 무법자처럼 명함크기의 광고지를 총 쏘듯 날려 광고판 틈새에 끼우는 솜씨가 달인의 수준이었다. 명함을 날리다가 잠깐 멈춰선 그의 시선은 황야의 무법자처럼 잠시 석양을 바라보는 듯했다. 그리고 다시 명함을 총 쏘듯 날려 꽂으며 옆 칸으로 지나갔다.

순간, 나는 총 맞은 것처럼 가슴이 뜨거워졌다. 우울한 기분 따윈 달리는 전동차 바퀴로 깔아뭉개버려! 총을 쏘듯 다 날려버려! 그런 마음의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순간, 어디선가 아련한 음악소리가 들려왔다. 주름 가득한 중년의 남자가 CD플레이어를 가방에 묶고 걸어왔다. 올드 팝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퇴근길의 승객들은 하나 같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었지만 그 중 몇은 슬며시 이어폰을 빼고 CD음악을 듣기도 했다.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듯 음악이 사람들 마음을 녹이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MP3 음악을 듣는 이 시대에 복제 CD는 구시대적인 것이다. 장사가 잘 될 리도 없다. 하지만 그는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전동차는 순식간에 분위기 있는 카페로 변했다. 문득, 전동차에 타고 있는 승객들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동질감으로 표정마저 부드러워졌다. 순간만큼은 노인과 청년, 남자와 여자 구별 없이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다. 굳어진 마음의 근육이 풀리고 있었다.

나는 고속터미널에서 7호선으로 바꿔 타고 건대입구역으로 왔다. 환승역 계단을 우르르 오르내리는 승객들의 틈에 끼어서 걸었다. 마치 강물을 거슬러 오르는 은빛 연어 떼를 보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모두가 열심히 살고자 뛰고 있었다. 그 발걸음은 하나 같이 눈부시게 빛났다. 나는 무기력을 털어버리고 마음에 불끈 힘이 치솟는 것을 느꼈다. 두려워말고, 무엇이든 도전하자. 나는 아직 젊다!

그날 내가 만난 사람들은 아무 말 없이도 내 인생에 위로와 희망과 격려를 주었다. 마치 인생 스승처럼. 그들이 고맙다. 지금도 나는 사는 게 우울해지면 새벽 지하철을 탄다. 새벽 5시의 지하철엔 일하는 노인들이 참 많다. 야구모자를 쓰고, 청바지에 운동화, 작업복 가방을 든 노인과, 아주머니들이 새벽부터 하루를 열어젖히고 있다. 좌절할 틈이 없고, 무기력해질 틈이 없다. 그냥 정신이 번쩍 난다. 그래서 나는 지하철을 인생 교실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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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과 함께 커온 동생- 정해진
/AM7 1500만원 고료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②최우수상
[2009-02-11]

일러스트=정찬동기자 purecat@munhwa.com

장애 쌍둥이 동생, 역 외우며 세상과 소통
가끔씩 사라질때면 지하철 역에서 찾게돼
동생 소중함 일깨워준 전철에 언제나 감사

나에게는 지하철을 좋아하는 남동생이 있다.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태어난 남동생은 쌍둥이로 둘 다 지체 장애 2급을 가지고 있다. 큰형은 성훈이, 막내는 재훈이인데 자전거와 인라인 타기를 좋아하는 활동적인 아이들이다. 두 동생은 어렸을 때부터 지하철을 좋아해 왔다.
　
　동생들의 어린 시절은 직장을 다니는 엄마와 지방에서 건축일을 하시는 아빠, 중학교로 들어가 사춘기로 바빴던 나와 여동생, 이런 상황과 핑계들로 충분한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퇴근 후 식구들이 두세 시간 남짓 동생과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는 형제인 서로밖에 친구가 없었던 성훈, 재훈이에게는 턱없이 모자랐을 것이다. 이런 동생들의 나머지 시간을 보살펴주셨던 분이 집으로 일을 도와주러 오셨던 찬원이 할머니셨다. 동생들이 지하철 타기를 좋아하는 것을 아셨던 찬원이 할머니는 시간이 날 때마다 두 동생을 데리고 2호선을 탔다. 할머니는 순환하는 2호선 전철을 타고, 그 안에서 몇 시간씩이고 동생들과 앉아 계셨다. 3시간이 넘도록 한자리에서 지하철을 타도 동생들은 싫증 내는 법 없이 눈을 반짝 이며 창문 너머의 풍경을 넋을 잃듯 보더라고 할머니는 말씀해 주셨다.
　
　두 동생이 언제부터 지하철을 좋아하기 시작했는지 정확히는 잘 알 수가 없다. 아마도 다섯 살이 넘도록 '엄마, 누나'처럼 몇 가지 단어밖에 말을 하지 않던 두 동생을 외할머니와 엄마가 번갈아가며 왕십리에 있는 언어교육원에 데리고 다녔던 것이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가끔 주말에 식구들이 함께 나들이를 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외출이 없었던 동생들이 유일하게 외출했던 시간이니, 두 동생이 왕십리를 가러 지하철을 타는 날은 새로운 세계로 가는 날이었을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두 동생은 자신들이 갔다 왔던 역들에 대해서 말을 하기 시작했다. 동생들은 아는 역들을 만나는 사람마다 알려주기위해 또박또박 입을 열었고, 사람들은 동생들이 그렇게나 많은 역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신기해했다. 두 동생은 서로 선생님 삼아서 자신이 아는 역을 상대방에게 확인했고, 모르는 역이 있으면 서로 물어보고 보완해가며 정확한 지도를 머릿속에 그려나갔다. 지하철을 탈 때마다 두 동생은 노선도를 보며 새로운 역이름을 찾았고, 처음 가보는 역이 생길 때마다 머릿속에 두고두고 기억했다. 동생들은 자신들이 갔다 온 역이 우리가 사는 광나루역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말하는 것을 제일 좋아했다. 오랜 기간동안 동생들은 노선도를 들여다보며 퀴즈처럼 수백 가지의 역이름을 말하고 답해오며 놀았다. 별다른 놀이법을 몰랐던 동생들에게 그보다 더 좋은 놀이는 없었을 것이다. 마침내 동생들은 노선도 전체를 외웠고, 이제는 모르는 역이 없다.
　
　동생들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어느 곳에 사는지를 제일 먼저 물어본다. 대답하는 이가 동네이름을 말하면 어느 역에 있는 동네인지를 물어본다. 그 사람이 대답하는 역이 어느 역이든 두 동생은 광나루역에서 그 역으로 갈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알려준다. 동생들은 어렸을 때 먼저 말을 하지 않는 아이들이었다. 그런 두 동생이 사람들에게 말을 걸 수 있게 된 것은 처음으로 남에게 소리내 알리고 싶은 것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지하철이다. 지하철역을 아는 것만으로도 동생은 남에게 말을 걸 수 있다. 몇 마디 말이라도 할 수 있다. 동생들은 지하철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동생들을 처음 잃어버렸던 것은 여섯 살때이다. 당시에 우리 식구는 잠실야구장으로 야구관람을 하러 갔었는데, 중간에 두 동생을 데리고 먹을 것을 사러 간 엄마가 재훈이를 잃어버린 일이 시작이었다. 재훈이는 야구경기가 끝나고 몇 시간이 지나도록 찾을 수가 없었다. 귀가하는 관람객들에게 휩쓸려 전혀 엉뚱한 곳으로 간 건 아닌가. 엄마가 걱정을 하고 있었는데 아빠가 재훈이를 찾아왔다. 몇 번이나 종합운동장역 주변을 왔다갔다 했을 때는 보이지 않았는데 다시 한번 계단을 샅샅이 살피다가 찾았다고 했다. 재훈이는 지하철 계단 옆에서 떡을 파는 할머니 곁에 앉아 있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어린아이가 부모 없이 지하철 계단을 내려가는 것을 보고 직감적으로 부모를 잃은 것을 아셨다고 하셨다. 그 일이 시작이었다. 그때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식구는 셀 수도 없이 동생들을 잃어버렸고, 다시 찾아오기를 반복하고 있다. 눈 깜짝할 순간에 귀신처럼 두 동생은 번갈아 가며 사라졌고, 두 동생이 한꺼번에 사라진 적도 많았다.
　
　동생들이 없어지는 곳도 지하철이고, 다시 찾은 곳도 언제나 지하철역이다. 자가용으로 이동을 했건, 버스를 탔건, 도착한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으로 두 동생은 사라졌다. 두 동생을 한꺼번에 잃어버렸을 때, 동생들은 언제나 전혀 상관도 없는 다른 역에서 각각 발견되곤 했다. 역까지는 함께 이동하다가 개찰구를 통과하면 각자 다른 곳으로 전철을 바꿔 타는 것 같았다. 동생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평소에는 알 수 없었던 두 동생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고 놀랄 때가 많았다. 내가 제일 신기하게 생각했던 건 말도 매끄럽게 잘 못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돈 한 푼 없이 개찰구를 통과해 전철을 타고 다닐 수 있었는 가"이다. 복지카드가 없었던 시절엔 무료승차권을 얻기가 어려웠을 것인데, 동생들이 어떻게 개찰구를 통과했을까는 나의 오랜 미스터리였다. 나중에 엄마가 해답을 알려줬다. 엄마가 역무원으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는 이렇다. 동생들은 개찰구를 통과하기 위해 표파는 곳에 갔고, 역무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집이 광나루역이에요. 돈이 없어서 못 가요. 도와주세요."

　성훈이, 재훈이가 거짓말을 하다니. 과자 봉지를 옆에다 두고 먹지 말라고 하면 아무리 먹고 싶어도 절대 뜯지 않는 동생들이기에 그런 동생이 말을 꾸며 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다른 집 같았으면 거짓말하는 아이를 혼냈겠지만, 우리 가족은 동생들이 그런 잔머리를 굴릴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두 동생은 전철이 더는 다닐 수 없는 막차시간이 되어서야 지하철역을 빠져나온다. 지금은 위치추적기가 있어서 지하철이 끊긴 시간(낮에는 전철을 타고 계속 이동하기 때문에 위치가 조회돼도 찾을 수가 없다.)에 동생의 위치를 조회하여 찾아오지만 위치추적기도 핸드폰도 없었던 시절에는 경찰에 신고하고 무작정 아무 전철이나 타고 찾아다니는 것밖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동생들을 찾다 보니까 처음 가보는 역이 많았다. 4호선의 정왕역, 한대앞역, 3호선의 원당역, 1호선의 부개역, 녹양역…. 이름조차 몰랐던 생소한 역들도 많았는데, 모두 동생 덕분에 알게 된 역이다. 우리 가족은 동생이 없어졌다 하면 각각 다른 호선의 역무실로 가서 사진을 보여드리고 신고하는 일에 익숙해졌다. 내가 역무실에 가서 신고를 할 때마다 편리하다고 느낀 것이 있었다. 바로 지하철 연동신고 서비스다. 만약 내가 용산의 역무원에게 신고를 한다. 그러면 그 역무원은 양쪽에 있는 남영역과 노량진 역에 신고내용을 무전으로 전한다. 남영역에서 신고를 받은 역무원은 다시 서울역에 그 내용을 전달하고 서울역에 신고를 받은 역무원은 다시 시청으로…, 그렇게 1호선의 첫역과 끝역이 연동으로 신고가 되는 서비스이다. 덕분에 우리 식구는 일일이 역마다 내려 역무실을 찾아가는 수고로움을 덜었다.
　
　동생을 잃어버리게 되면 우리 가족은 우선 역으로 집합한다. 한곳에 모인 식구들은 각각 호선 분담을 했다. 여동생이 7,5호선 내가 2,3호선, 엄마는 5,4호선을 맡고 아빠는 1호선과 나머지 호선을 맡아 나누어 흩어졌다. 1호선의 신장 역과 소요산 역까지, 4호선의 당고개와 오이도 역까지 그렇게 한 호선의 처음과 끝 역을 역마다 내렸다가 다시 타는 것을 반복하며 첫 칸과 마지막 칸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훑으며 찾아다녔다. 그렇게 항상 4명이 지하철을 뒤집듯이 찾아다녔지만, 우리가 직접 지하철에서 두 동생을 찾았던 적은 한 번도 없다. 오히려 지하철을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전혀 생각지도 못한 친구와 마주쳤던 일이 나는 훨씬 많다.
　
　전철을 헤매며 동생들을 찾다 보면 평소에는 무심했던 동생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롯데월드에 가고 싶다고 했었던 성훈이, 스파게티를 좋아하는 재훈이, 지난 추석 때 두 손 을 모아 어서 어른이 되어 지하철을 마음껏 탈 수 있게 해달라고 달님에게 빌었었던 재훈이의 모습…. 그런 것들을 떠올리면 어느덧 나는 비는 마음이 되어 떠올릴 수 있는 온갖 신들에게 용서를 빌었다. '돌아만 온다면….' 시간을 많이 내서 꼭 함께 많은 곳을 지하철을 타고 돌아다니겠다는 다짐을 지나치는 역마다 하고 다녔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동생들을 찾아다니면서 그제야 나는 아주 조금 동생을 가끔이라도 챙겨주는 누나가 되었다. 그렇게 수십 년 동안 동생들이 지나간 자리를 쫓아다니면서 비로소 동생을 생각하고 반성하게 되었고, 언제나 내가 더 잘해줄 때까지 기회를 주는 동생들이 고마웠다. 수 십 년의 세월동안 동생들을 번번이 잃어버렸어도 동생들은 나타나 주었으니까.
　
　동생 덕분에 나는 새로운 세상을 알았다. 동생들이 아니었다면 내가 그렇게 많은 지하철역을 돌아다니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지하철역들이 가지는 각기 다른 풍경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고마웠던 많은 사람을 만날 일도 없었다. 평소에 막연히 불친절하다고 생각했던 경찰, 공무원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을 그대로 고수했을 것이다.
　
　내가 만났었던 경찰관과 역무원 아저씨들은 대게 친절했다. 지하철이 끊기는 시간이 되어야 비로소 역을 나오는 동생들이기 때문에 언제나 새벽 시간에 그분들을 찾아갈 수밖에 없었는데, 낮에 처리할 수 없는 민원과 여러 잡무에 시달리느라 더 바쁜 시간인데도 사진을 들고 찾아가면 걱정을 해주시는 분이 많았다. 전단지를 만들면 역마다 붙일 수 있다고 조언해 주신 분도 계셨고, 몇 번이나 연동신고를 해줘서 모든 역에 신고가 되었는지 확인해 주는 분도 계셨고, 커피를 건네주는 분도 계셨다.
　
　동생들은 그렇게 경찰과 역무원과 지하철에서 만났던 고마운 분들의 도움으로 찾았다. 동생의 신발에 적혀진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주신 분, 늦은 시각에 어린아이가 전철역을 서성거리는걸 이상하게 생각해서 역무실에 데려다 주신 분, 막차 시간 더는 운행하지 않은 전철역을 나와서 계단에 쭈그린 동생을 발견한 역무원님, 전철칸 안에서 심하게 조는 동생을 이상하게 여긴 어떤 아주머니…. 동생들을 찾아준 분들을 열거하자면 정말 끝이 없다. 그리 따뜻한 분들이 아직도 세상에 많다는 것을 동생 덕분에 깨달았다. 세상이 참 흉흉하게 변했다는데 언제나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는 동생들을 보면 그래도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는 것을 느낀다.
　
　동생들은 지하철과 함께 커왔다. 이제 두 동생은 21살의 어엿한 성인이다. 둘 다 식구들이 동행하지 않아도 각자 복지관과 정애학교에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컸다. 이제 성훈이는 복지관에 취직하여 매일 역삼역으로 출퇴근하며 잘 다니고 있다. 그런데 재훈이가 문제다. 재훈이는 아직도 학교에 간다고 나섰다가 즉흥적으로 어느 역으로든 여행을 떠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 문제는 집에 돌아오는 방법을 알면서도 "안"돌아오려고 하는 것에 있다. 처음엔 낯선 역에 가다 보니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어려워서 못 돌아오는 것인줄 알았다. 그래서 몇 번, 집을 나서고 학교가 아닌 다른 곳으로 가는 재훈이를 미행하고 다녔었는데, 어느 역으로 가든 집으로 스스로 돌아올 때는 안내판을 잘 보고 돌아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재훈이는 집에 "못"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안"돌아 오는 것이었음을 그때 깨달았다. 재훈이에게 지하철은 '무엇'일까. 무엇이 그토록 재훈이가 지하철로 빠져들게 하는 것일까. 가끔 그런 생각이 든다. 재훈이가 나보다 세상을 훨씬 많이 알지 않을까 하는….
　
　나의 두 남동생이 지하철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면 우리 식구는 불행했을 것이다. 언제나 지하철을 무대 삼아 동생을 찾아다닐 수 있었던 것도, 매번 동생을 찾았던 것도 두 동생이 지하철을 좋아했기 때문이다. 동생들이 좋아한 것이 버스나 기차였다면 우리 가족은 동생을 옛날에 영영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지하철은 나에게 동생의 소중함과 미안함을 일깨워준 곳이고, 동생을 잃어버릴 때마다 의지하게 되는 곳이다. ==============================
우리도 전철을 타고 싶어요 - 안윤정 /지하철 에피소드 입상작 연재 - ③한국철도상
[2009-02-12]

장애아들 전철 타보기 활동에 한껏 들떠
교사혼자 감당할수 없어 전철 구경만 해
노인들 “왜 어린것들이 여기 앉냐” 타박
장애인 배려없이는 ‘반쪽짜리’ 대중교통

저는 장애아전담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교사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우리 아이들의 안타까운 지하철 이용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해서입니다. 저희 어린이집에서는 '사회적응 프로그램‘ 이라고 하여 우리 아이들이 성장하여 스스로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해 구성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소방서, 우체국, 동사무소 등과 같은 공공기관과 서점, 빵집, 슈퍼마켓 등과 같은 시설을 이용해 봄으로써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습득해 나가는 활동입니다.
　
　하루는 옆 반에서 사회적응 프로그램으로 ‘전철 타보기’ 활동을 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희 어린이집은 걸어서 3~5분 거리 정도에 두정역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항상 지나다니는 전철을 눈으로 보기만 하다가 직접 타보러 간다고 하니 다들 들떠 있는 표정들 이었습니다. 이 반 아이들은 오전에는 특수학교에 다니다가 오후에 어린이집으로 오는 초등학생들이어서 어린 아동들 보다 전철에 대한 이해나 인지가 높은 편 이었습니다. 얼마 후 활동을 마치고 온 교사에게 “전철은 잘 타고 왔어요?” 라고 묻자 “아니요. 휠체어 끌고 타기도 불편하고, 아이들도 많아서 그냥 역까지 가서 전철 구경만 하고 왔어요.” 라는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휠체어를 타는 아동에게는 휠체어를 밀어줄 교사가 반드시 필요했고, 교사 혼자 다른 아이들까지 돌보아야 하는데 힘들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고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혹시 사고라도 나게 되면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같은 교사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처음 전철을 타러 간다고 했을 때 상기되었던 아동들 표정이 떠올라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같은 반에서 일하는 교사가 주말에 자원봉사활동으로 장애아동들을 데리고 의왕에 있는 철도박물관에 전철을 타고 견학을 갔다 왔다고 합니다. 견학을 마치고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자리가 없어 노약자석에 아동들을 앉혔습니다. 그런데 옆자리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한 아동의 다리가 자주 부딪치자 싫은 소리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왜 어린 것들이 여기에 앉아 있냐고 한 소리 하시며 싫은 내색을 하셨다고 하더군요. 분명 그 자리는 노약자석으로 노인들뿐만 아니라 몸이 약한 사람들도 앉을 수 있는 자리인데 할머니께서 자꾸 눈치를 주시고 싫은 소리를 하셔서 할 수 없이 아동들을 데리고 자리에서 일어설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몸이 불편한 아동들을 오래 서 있게 할 수가 없어 결국 전철 구석에 자리를 잡고 바닥에 앉아서 돌아왔다고 합니다.
　
　주변에서 보고 들은 이야기뿐만 아니라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자폐성향을 보이는 친척동생이 있었습니다. 대학교 시절, 방학이면 그 친척동생을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하고는 했습니다. 하루는 6살 친척동생을 전철을 타고 인덕원에 있는 치료시설에 데리고 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많이 산만하여 같이 전철을 타고 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전철에 타서 자리에 앉혔는데 일어섰다, 앉았다를 반복하고 자리에서 좌우로 몸을 흔들거나 계속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주어 죄송하다고 고개를 몇 번씩이나 숙이고 자리를 옮겨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옮긴 곳이 노약자석 이었는데 그 자리 역시 할머니, 할아버지 분들이 타시면 비켜 드려야 해서 안절부절 하며 전철을 탔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런 많은 경우들 때문에 장애아동들을 키우고 계신 가정에서는 어머님들이 직접 차를 운전하셔서 아동들을 치료시설이나 병원에 데리고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렴하고 편리한 대중교통이나 전철을 이용하고 싶어도 주변사람들에게 피해가 가고, 아직도 장애를 편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 때문에 부득이하게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 때문이라면 장애로 인하여 마음에 상처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두 번 상처를 주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이런 문제 들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아야 하고, 전철 등과 같은 시설물을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가 모든 사람들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아동들이 스스로 전철을 타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아동들을 지도해 주고 돌보아줄 교사나 자원봉사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교사도 전철에 대한 지식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전철역 기관과 연계하여 사람이 적은 시간대를 이용하여 아동들에게 전철을 타 볼 수 있는 기회와 체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해 주면 좋은 교육효과 뿐 아니라 훌륭한 사회적응 훈련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노약자석을 할아버지, 할머니 등의 나이가 많으신 분들만 앉는 자리가 아니라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약자석 주변이나 전철역에 다양한 포스터나 문구 등의 홍보물과 틈틈이 안내방송을 이용하여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보다 많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전철을 이용하는데 있어서 불편함이 없고, 장애를 가진 아동을 돌보는 교사나 부모들이 더 이상 타인의 눈치를 보거나 위축되지 않고 편안하게 전철을 이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는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조금 불편할 뿐이다.’ 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장애를 가진 당사자의 마음가짐도 중요하지만 그런 사람을 보는 사회의 시선 역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전철을 타고 보다 다양한 체험과 기회를 제공해주고, 이웃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주고 싶은 것이 저의 작은 바람입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수	날짜
47	제21회 신라문학대상 공모(2009. 10. 1 - 10. 31 (1개월간))	경주문협	2683	2009-08-12
46	[엄지공모] '피서지에서 생긴 일'을 전해주세요 ( 8월 4일(화)~8월 13일(목) ) 1	오마이뉴스	2727	2009-08-06
45	김안과병원 당뇨병성망막증 수기 공모전 개최 (2009.8.9 일마감)	김안과병원	2797	2009-07-09
44	제 10회 전국 가사 · 시조 창작 공모전 (2009. 9. 15 마감)	담양군(한국가사문학관)	3103	2009-07-05
43	제19회 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접수 : 2009. 8.24. ~ 9.18) / 미술대전 작품 공모(접수 : 2009.9.21 ~ 9.25) 1	한국장애인개발원	2794	2009-06-30
42	육군3사관학교 제8회 충성대 문학상 공모 (2009.8. 28까지) 1	육군3사관학교	2794	2009-06-11
41	지마켓과 함께하는 시골 밥상 공모전	한겨레	2447	2009-06-11
40	무궁화 스토리텔링 공모전(7/14 마감)	국민일보	3866	2009-06-01
39	테마수필 제6회, 1백만 원 고료 독후감 공모전(2008년 7월 20일 마감)	테마수필	3207	2009-05-09
38	부평 삶의 문학상 공모: 2009년 4월 1일(수) ~ 11월 30일(월)	부평구문화재단	2535	2009-05-02
37	제2회 경기도시공사“경기사랑愛”수필공모전(9/ 30마감) 1	경기도시공사	3322	2008-09-15
36	◈ 2009 문예진흥기금 문학창작지원 사업 추가공모안내(추가 1차 접수기간 : 3. 9 ~ 3. 20)	문예진흥기금	2643	2009-03-05
	2009년 제 5회 지하철 에피소드 공모전 (2009년 1월 23일까지) 2	문화일보 AM7	4916	2009-01-08
34	[출간 기념 이벤트] 공지영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 (2009-02-19~2009-03-15)	한겨레	3534	2009-03-04
33	신경숙씨 '엄마를 부탁해' 부산 낭독회	조선일보	2949	2009-02-05
32	2009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당선작 고료 1억원) (2009년 8월 31일마감) 1	조선일보	2794	2009-01-19
31	5백만원 현상 공모 여성조선 시 문학상 (2009.3.22.마감)	여성조선	2935	2009-01-03
30	근하신년	인터넷책사랑	2809	2009-01-01
29	'2009 멀티 문학상' 공모..4월 30일까지 제출	한국재경신문	2878	2008-12-28
28	2008 진주신문 가을문예 공모 (2008년 10월 31일 마감) 4	진주신문	3112	2008-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