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장미(125)

                                                     김형엽

   " 족제비에게 연락을 해서 장 조영을 잡아오라고 해. 가급적 그들 조직원들이 모르게 일을 조용히 처리하도록 하고. "
   " 알겠습니다. "
   " 그리고 피카소가 물건을 한꺼번에 처리하지는 못 했을거야. 같은 방법으로 어떤 놈에게 또 거래를 할지도 모르니까 조직원을 풀어 모두 감시하도록 하고 특히 현금을 일시에 모으는 일이 있거나 수상한 기미가 보이면 즉시 연락할 수 있도록 지시해. "
   " 예. "
   쌍칼이 일어나서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황은 시가를 한꺼번에 두어번 연거푸 빨고는 한숨을 토해냈다.
   ( 장 조영이 이놈 그 동안 많이 컸구나. 키워준 은공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놈 같으니라고... 하지만 잘 된 일이냐. 피카소를 놓친 것은 분한일이지만 장 조영을 통해서 물건을 다시 찾게 된다면.... )
   황은 시가를 재털이에 비벼끄고 방으로 들어갔다. 침대위에 누워있는 희진은 몸을 새우처럼 꼬부린 체 잠이 들은 것인지 움직이지 않았다. 황은 천천히 가운을 벗으며 누워 있는 희진의 알몸을 바라보다가 침대위로 올라섰다. 침대가 출렁거리자 희진의 두 눈이 깜빡거리며 몸을 뒤척였다. 황의 손이 희진의 어깨를 잡아 당기며 몸을 반듯이 눕게 했다. 무의식에서 나오는 신음소리인지 아니면 중얼거림인지 희진의 목구멍속으로부터 작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황은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입으로 희진의 젖가슴을 가볍게 물었다. 그리고 손으로는 또 다른 가슴을 움켜지었다. 희진의 몸이 순간 경직되었다가 두 손을 뻗어 황의 가슴을 밀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황의 입은 집요하게 희진의 가슴을 괴롭혔다.
   " 하지마. 하지마세요. "
   의식이 조금씩 돌아오는지 희진의 입에서 작으나마 말이 흘러 나왔다. 그러자 몸에도 힘이 들어갔다.
   ( 계집의 약 기운이 이제 떨어지는군. 빨리 시작해야 겠군. )
   황의 왼손이 저지하려는 희진의 양손을 붙잡아서 머리위로 올리고 나서 또 다른 한 손으로는 희진의 다리를 벌렸다. 그러자 희진이 강렬하게 몸을 비틀었다.
   " 누... 누구세요. 왜 이러는 거야요. "
   희진의 의식은 거의 제 상태로 돌아왔다.
   " 조금만 가만히 있으면 돼. "
   황의 다리가 희진의 벌어진 다리 사이로 들어가면서  힘차게 밀어 붙였다.
   " 악 ---- "
   희진이 비명소리와 함께 두 눈에서 눈물이 핑 돌더니 급기야 침대위로 눈물이 흘러 떨어졌다. 희진은 아픔에 못이겨 이빨로 아랫입술을 깨물며 체념한 체 고개를 젖혔다.
   황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맺힌 선혈 자국을 보았다.
   ( 역시 처녀였어. )
   황은 희진의 두 손목을 잡았던 팔을 풀면서 도톰하게 솟아 오른 젖가슴을 애무하며 하체를 더 세게 밀어붙였다. 희진은 비명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더욱 세차게 입술을 악물었지만 통증을 참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희진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침대시트를 양 손으로 움켜짓는 것 정도 뿐이었다. 황의 몸 움직임이 빨라지더니 곧 경직되면서 희진의 몸 위로 자신의 몸을 맥없이 포개었다. 희진의 눈에서 쏟아진 눈물은 침대시트를 흥건히 적시었다.
   황이 천천히 침대에서 내려가 자신의 가운을 걸치자 희진이 통증을 참아가며 침대시트를 잡아 당기며 자신의 몸을 가리면서 황을 노려보았다.
   " 도데체... 여기가... 어디지요?... 그리고... 당신은... 대체 누구세요? "
   희진은 아픔도 아픔이지만 20 년을 넘게 고이 간직한 자신의 육체가 너무나도 어이없게 당한것이 서러운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 오늘은 처음이니까 아펐을 뿐이야. 다음에는 아픔보다는 희열을 더 느낄 것이야. "
   완전히 동문서답이었다.
   희진은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었다. 한 손으로 침대 바닥을 지탱하면서 몸을 움직이려 했지만 아랫도리의 통증때문에 쉽지 않았다.
   " 누구야요? 그리고.. 여기는 도데체 어디야요? "
   희진의 목소리가 조금 날카로와 졌다.
   황은 가운을 다 걸치고 나더니 천천히 침대위로 엉덩이를 올리면서 희진을 바라보다가 느닷없이 주먹을 휘 둘렀다.
   " 악 --- "
   희진은 얼굴에 불꽃이 튀는듯 한 느낌을 받으면서 맥없이 침대위로 엎어졌다.
   " 조금만 자고 있어라. "
   황은 침대밑에서 노끈을 꺼내더니 희진의 발목에 감아 양쪽 침대 모서리에 묶었다.
   그리고 양쪽 손목에도 똑 같이 노끈을 묶어 침대 양쪽 모서리에 묶었다. 일을 마치자 엎어져 있는 희진의 엉덩이를 가볍게 토닥거리면서 고개를 몇번 끄덕이더니 방문을 열고 거실로 나갔다.
   거실 창문 밖은 완전히 캄캄한 밤 이었다.
   황은 시가를 물어 불을 붙혀 한 모금 맛있게 빨았다. 벽기둥에 고정되어 주위를 밝혀주는 외등 불빛에는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 억세게 쏟아지는 군. )
   황은 연기를 내 뿜더니 전화기를 들었다.
   " 예. 말씀하십시요. "
   " 쌍칼 좀 오라고 해. "
   " 알겠습니다. "
   " 그리고 올라올 때 약도 한방 가져오라고 해. "
   " 예. "
   황은 시가를 입에 문채 흔들의자에 몸을 실었다.
   잠시 후 거실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나고 곧 쌍칼이 들어섰다.
   쌍칼은 들어서자 황이 앉아있는 흔들의자 옆에 가서 부동자세를 취했다.
   " 아주 좋은 물건을 골랐어. "
   " 마음에 드셨습니까? "
   " 그래. 옥향이 보다 키도 크고 몸매도 좋고... 특히 처녀였다는 것이 마음에 딱 들었어. "
   " 다행이십니다. "
   " 그래. 족제비에게 지시는 어떻게 되었지. "
   " 부분하신데로 장 조영을 미행하다가 부하들이 떨어지면 잡아오라고 시켰습니다. "
   " 믿을만한 얘들이겠지. "
   " 예. 족제비를 중심으로 행동대원 5 명이 현재 대기중에 있으며 장 조영이 '붉은 장미' 를 나오는 순간부터 이쪽으로 연락을 하게 지시해 놓았습니다. "
   황은 벽에 걸린 괘종시계를 바라보았다.
   " 지금 시간이 10 시 30 분. 확실하게 놈은 '붉은 장미' 에 있는 것이겠지. "
   " 예. 염려 놓으십시요. 곧 놈이 움직일 것 입니다. 원래 가정에 충실한 놈이라 별일 없으면 항상 자정전에 집으로 들어갑니다. "
   " 어떻게 그런 것까지 알지. "
   " 예. 그 전에 한번 술을 같이 마신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올 봄이었지요. 장 조영이 회장님과 저희들을 초대를 하지 않았습니까? "
   " 아. 맞아. 얘기를 들어 본 것 같아. "
   " 그때 회장님께서는 볼일이 있어 일본에 들어가시기 때문에 참석을 못 하시고 대신에 장발과 저만 갖다오라고 해서 한 번 좌석을 같이 한 적이 있었습니다. "
   " 음. 그래. 그런일이 있었지. "
   황은 흔들의자에서 몸을 일으키며 천천히 소파로 향했다. 쌍칼도 얼마간의 간격을 두고 황을 따라갔다.
   " 자. 이리로 앉아. "
   황은 소파에 앉자 쌍칼도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 장 조영의 조직이 얼마쯤 되는 것 같나. "
   " 예. 올 4 월에 조사한 바로는 서울을 중심으로 120 명 정도이고 경기도 주변에 약 80 명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 음. 200 명.... 그래. 괜챦은 업소로는. "
   " 예. 가장 큰 것이 강남 밀라노호텔의 나이트클럽이 있고, 지금 장 조영이 묵고 있는 '붉은 장미' 를 비롯하여 서울에 7 군데의 싸롱이 있으며 지방에 있는 것은 그렇게 규모가 큰 것은 없습니다. "
   " 피카소가 장 조영에게 얼마만큼의 물건을 거래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드나. "
   " 글쎄요. 정확한 돈의 액수를 모르니까 .... "
   " 피카소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3 키로그램이야. 장 조영이가 피카소와 거래를 한 것은 분명이 이유가 있을 것이야. "
   " 물건을 싸게 팔았단 얘기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