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장미(14)
김형엽
" 여보. 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요. "
" 음.... "
봉석이 뒤척이며 몸을 움추렸다.
" 벌써 8 시가 다 되었어요. 어서 일어나서 저녁 잡수시고 다시 주무세요. "
봉석은 겨우 실날같이 눈을 떳다. 그리고는 일어나 앉아 커다랗게 기지개를 폈다.
"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어. "
" 그래요. 이제 일어나서 저녁 드신후에 다시 주무세요. "
봉석은 한 두번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이다 침대에서 내려와 욕탕으로 들어갔다. 그녀
는 봉석의 잠옷을 정리하여 욕탕 앞에다 놓았다. 곧 욕탕에서 요란한 물주기 소리가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까스렌지위에 있는 냄비에 불을 올리고 다시 식탁으로 가서
는 보온밥통에서 밥을 퍼냈다. 잠시 후 봉석은 욕탕에서 나와 정리되어 있는 잠옷을
입고 식탁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그제서야 찌게냄비를 들고 식탁위로 옮기었다. 구수
한 된장찌게 냄새가 거실안을 가득 채웠다.
" 흠. 된장찌게 냄새가 구수하군. "
" 어서 앉아서 드세요. "
" 당신도 앉아서 먹자구. "
봉석이 식탁 의자에 앉자마자 된장찌게 국물을 한 스푼 떠 마셨다.
" 카... 역시 이 맛이야. "
그녀는 살짝 웃어 보이며 식사를 시작했다.
" 당신 내가 모레부터 집에 없을텐데 그대로 집에 있을거야. "
" 3 박 4 일이라고 하셨지요. "
" 응. 동경에서 3 일이야. "
" 아니. 왜 이제까지 국내 출장만 다니더니 이젠 해외 출장까지 가요. "
" 허허. 그 만큼 회사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 아니겠어. "
" 그래도 나는 싫어요. 결혼하고 나서 일주일만에 5 일씩 출장을 가기 시작하더니 한
달이면 보통 일주일은 집에 없쟎아요. "
봉석은 그냥 씩 웃으며 밥을 씹는다.
" 아니 그 회사에는 총각 사원도 없어요. 가급적 유부남은 좀 출장에서 빼 주고 총각
들을 보내면 좋을텐데... "
" 이 사람아 출장도 아무나 가나. 업무 지식이 풍부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나처럼
또 외국어 실력이 뛰어난 사람이 어디 그렇게 흔하나. 남들은 3 년만에 겨우 대리 진
급하는 것도 힘든 데 나는 2 년만에 되었쟎아. 그러니까 회사에서는 지금 나를 절실
히 필요로 느끼고 있는건데 좀 참아야지. 이까지 출장이 싫다고 마다할 수 있겠어."
실로 봉석은 영어를 비롯하여 일어, 중국어 등 7 개 외국어를 아주 능통하게 구사할수
있었다. 그래서 그가 근무하고 있는 가야무역에서도 진급 기간을 단축시켜주는 특혜
도 받았다.
" 그렇지만 나는 뭐야. 당신이 없는 날을 텅빈방에 혼자서 죽 치고 앉아서.. "
" 하는 수 없지 어떡해. 그래 어떻게 할 거야. "
" 뭘 어떻게 해요. 어머니께 가 있어야지요. "
" 그래. 잘 생각했어. 이번에는 비행기를 타고 가. 당신도 힘들지 않고 또 시간도 절약되고... "
" 좋은 것을 누가 몰라요. 비싸니까 그렇지. "
" 내일쯤 내가 예약을 해 놓을께. "
" 알았어요. "
" 어머니께서 좋아 할 실거야. 며느리 본 지도 오래 되었으니까. "
" 서울로 이사 오신면 더 좋쟎아요. 왜 그 먼 여수에서 혼자 고생하시며 사시는지."
" 나이들면 고향을 떠날수 없다는 게 노인들이잖아. "
봉석은 밥 한공기를 다 먹었다.
" 더 드려요. "
" 아니. 됐어. "
봉석은 물을 한컵 마시고 일어나 서재로 들어갔다. 그녀도 밥을 다 먹고 대충 치우고나서 서재
로 들어갔다. 봉석은 앉은채로 열심히 무엇인가를 보고 있었다.
" 무엇을 그렇게 열심히 봐요. "
" 응 요번 출장갈 때 계약할 서류야. 이번일만 잘 되면 상당한 보너스가 나올거야. "
" 보너스요. "
" 그래. 자그마치 20 억짜리 계약이야. 어제 부산에서 일차 계약에는 성공한 셈이니
까 이번에 일본에 가서 2 차 계약만 성공하면 사장님 입이 엄청 벌어질거야. "
" 그래야 뭐 당신이 돈버는 것도 아닌데... "
" 회사가 잘 되면 나도 잘 되는거지. "
봉석이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살짝 눌렸다.
" 자. 안방으로 가지. "
둘은 안방으로 가면서 거실과 서재의 불을 껐다.
봉석은 잠옷을 벗어 던지고 선풍기의 스위치를 눌렸다. 시원한 바람이 침대위로 지나
갔다. 그녀는 실내등만 켠채 옷을 벗고 얇은 실크 까운을 걸치고 봉석옆으로 가서 누
웠다. 봉석은 기다렸다는 듯이 몸을 돌려 그녀를 꼬옥 안았다. 봉석의 품에 안기 그
녀가 손으로 봉석의 가슴을 매만졌다. 봉석의 손이 그녀의 까운을 벗기더니 곧 바로
가슴을 가리고 있는 것이 귀챦다는듯이 손으로 벗기었다. 두 개의 젖가슴이 실내등과
조화되어 앙증스럽게 보였다. 봉석은 천천히 입으로 한쪽 가슴을 물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는 남은 가슴을 매만졌다. 그녀의 두 팔이 봉석을 안은채 손가락으로는 봉석의
머리카락을 간지럽혔다. 봉석은 집요하게 그녀의 가슴을 애무했다. 침대가 조금씩 출
렁거리더니 얇은 이불 조각마저 침대밑으로 떨어졌다. 그녀의 손이 봉석의 팬티를 내
리고 손 안으로 부푼 봉석을 매만졌다. 이어 그녀의 작은 속옷마저도 침대밑으로 떨
어지고 둘의 몸에는 아무것도 필요없는 상태가 되었다. 열심히 서로를 애무했다.
그러다 봉석이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는 그녀의 몸 위로 올라갔다. 그녀는 두 다리
를 벌려 봉석을 받아 드릴 준비를 하였다. 봉석이 천천히 그녀의 몸 속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허리를 들어 올리면서 봉석을 받아들였고 신음인지 탄성인지 모를 소리가 방안
에서 맴 돌았다. 그녀의 두 팔이 힘을 주면서 봉석의 허리를 잡았다.
순간 --
그녀의 뇌리에 이상한 영상이 순식간에 스쳐갔다.
( 뭐지. 금방 그 장면이 뭘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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