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장미(24)
김형엽
그녀는 이제는 어쩔수 없이 몸을 섞어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사내에게
다가갔다. 자리에 앉아 있던 사내가 그녀의 앞 부분을 가린 수건을 가볍게
빼앗았다. 그러면서 그녀의 어깨위로 팔를 감싸며 조심스럽게 자리에 눕히였다.
그녀가 두눈을 질끈 감는것과 동시에 사내가 그녀의 가슴으로 입을 가져갔다.
사내는 아주 느리고 부드럽게 움직였지만 그 느리게 움직이는 사내의 손길이
스쳐 지나갈 때마다 그녀는 알 수 없는 전율이 가슴 밑바닥에서 부터 치고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사내의 입은 그녀의 온몸 구석구석을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그녀는 손으로 담요 자락을 힘껏 움켜 잡고 있었지만 더욱
더 힘이 빠져 나갔다. 집요하게 온몸 구석구석을 파헤치던 사내가
그녀의 몸위로 자기의 몸을 올렸다. 커다란 중량감이 그녀의 몸 전체에 느껴졌다.
그녀가 본능적으로 다리를 오므리고 힘을 주었지만 사내의 오른손이 그녀의 오른쪽
발을 들어 자연스럽게 다리를 벌렸다. 그녀는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체념해
버렸다.
이윽고 사내가 들어왔다.
( 음.... )
그녀는 신음소리를 밖으로 내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
사내는 한 손으로는 계속 그녀의 젖가슴을 애무하면서 몸을 움직였다. 그녀의
다문입이 조금씩 벌어졌다. 그러자 그녀는 손을 가져가서 자신의 입을 막아
보았지만 한번 벌어지기 시작한 입을 막을 재간이 없었다. 사내는 집요한
애무에 그녀의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고 자신도 모르게 담요 바닥을 손으로
움켜 잡았다.
이내 그녀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그 신호음과 동시에 사내의 몸놀림이
처음보다 빨라졌다. 사내의 강하고 탄력있는 육체가 그녀의 몸 위를 완전히 뒤덮었다.
그녀의 입에서 작은 신음소리가 그칠줄 모르고 새어 나왔다. 입은 이제 다물어질
줄 몰랐고 어디에서 이렇게 강한 욕망이 자기의 몸 속에 숨어 있는지 궁금해 했고
한편으로는 불안해 하고 있었다. 사내는 점점 더 몸을 거세게 움직였다. 허공을
맴돌고 있던 그녀의 손을 사내가 잡아 자신의 등에 갖다 놓았다. 그녀는 사내의
등을 손으로 잡았고 사내가 거세게 움직일 때 마다 자신의 몸을 따라 움직였다.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동굴안을 울렸다. 사내의 동작은 빠르면서도 부드러웠고
모든 잠든 의식을 깨우기에 충분하였다. 그녀의 두 다리가 허공에 떠 있다가
사내의 다리에 감겼다.
( 그래.. 이 여자가 눈을 뜨기 시작하는 거야. 몸속에 숨겨 졌던 욕망이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어.... )
그녀가 적극적으로 나오자 사내는 야릇한 흥분을 느끼면서 거세게 공격했다. 이윽고
사내의 육체가 경직되면서 움직임을 멈추었다. 피가 거꾸로 솟는듯 한 기분이 그녀의
전신을 휘감으면서 커다란 신음소리가 동굴안에 울려 퍼졌다. 온 몸이 땀으로
뒤범벅인 된채 그들은 최후의 힘을 쏟아 부었다. 사내가 으스러지게 그녀를
껴안은채 움직이지 않자 그녀 역시 정지된 상태에서 숨만 가쁘게 몰아쉬었다.
곧 사내의 몸이 느슨해지면서 그녀의 몸 위로 무게를 그대로 맡겼고, 그녀는
사내가 무거웠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 후... 당신은 생각대로 대단한 여자야... "
" ...... "
그녀는 고개를 돌려 사내의 시선을 피했다. 사내는 그녀의 몸에서 빠져 나가자마자
호수로 뛰어 들었다.
" 아... 쉬원해.. 당신도 이리 오지. "
그녀는 일어나 앉으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사내는 아예 머리까지 물속에
쳐 박았다가 한참후 고개를 내밀었다. 사내가 물 밖으로 나와 수건으로 몸을
닦으면서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10 시 5 분전이었다.
( 음.. 아직도 2 시간 정도 남았군. )
그녀는 앉은채 고개를 무릎위에 떨구었다.
( 여보... 나를.. 나를 용서해줘요.... )
사내는 어깨를 들썩거리는 그녀에게 다가가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그녀는 계속해서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강남의 유성 호텔 나이트클럽 무대 위에는 오색 불빛 아래 광적인 음악에 몸을
흔들어 되는 젊은 남녀로 가득했다. 그리고 좌석 중간중간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는
가슴과 하체만 아슬아슬하게 가린 미희들이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고 있었다.
" 염병할 다 뭐하는 놈들이야. 어떤 놈은 뼈 빠지게 일해 푼돈 몇푼 손에 지고 어떤
놈들은 그냥 앉아서 놀기만 해도 돈이 그냥 쌓이니... "
유 길준 형사는 홧김에 맥주잔을 확 비어 버렸다.
" 이 봐. 흥분하지 말라고. 이 곳에 술 마시려고 온 것도 아닌데. "
주 우남 형사가 히죽 웃으며 유 형사을 바라 보았다. 그들은 무대와의 거리가
가장 먼 구석자리에 앉아 춤을 추고 있는 무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그들에게 체격이 큰 웨이타가 다가 왔다. 가슴에 단 명찰에는 민 자용 이라고
선명하게 이름이 찍혀있었다.
" 아니. 형님들이 이 곳에는 웬일이십니까. "
웨이타가 크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자 유 형사는 자기 옆으로 앉게 했다.
" 장사가 잘 되는군. "
" 아이 형님도... 뭐 이정도야 기본 아닙니까. "
" 그래... "
" 그런데 어쩐일로...... "
" 정보를 좀 줘. "
주 형사는 맞은편에서 유 형사와 웨이타를 쳐다보며 맥주잔을 조금 비웠다.
" 무슨 정보를.... "
" 알고 있쟎아. "
" 아. 글쎄 무슨 정보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
" 정말 몰라. "
유 형사가 인상을 험악하게 지었다.
" 글쎄요. 요즘은 조용한 걸로 알고 있는데요. "
" 내가 얘기하는 것은 뽕이야. "
" 뽕요 ? "
웨이타가 상당히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 그래.... 요즘 개미파 동정이 어때. "
" 개미파요... 요즈음은 조용한 것 같은데요.... "
" 조용하니까 이상한 것 아냐. "
" 글쎄요.... "
" 혹시 새로운 인물 못 봤어. "
" 글쎄요.. "
" 이거 안 되겠군. 데려 가서 콩밥을 좀 먹일까. "
" 아니 왜 이리십니까. 형님... "
" 그럼 얘기해 봐.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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