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장미(25)
김형엽
웨이타가 주변을 살펴 보았다. 그리고는 가늘게 숨을 내쉬며 유 형사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유 형사도 귀를 웨이타의 입으로 가까이 가져 갔다.
" 실은 한 놈이 있었어요. 딱 한번 스쳤는데 검은 썬그라스를 끼고 있어서
얼굴은 전혀 못보았고 키는 1 미터 80 정도에 체격이 상당히 좋았어요. 스쳐 지나
가는데도 살기를 느낄정도 였어요. 아마 홍콩에서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홍콩... "
유 형사와 주 형사가 긴장을 하며 웨이타의 말을 더 집중해서 들었다.
" 두 달쯤 되었어요. 그 후론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
" 그럼 개미파와 같이 일을 한단 말인가. "
" 그건 모르지만 개미파의 대부 피노키오와 같이 저의 룸에서 그 날
술자리를 같이 했습니다. "
" 음.. 그래. "
" 이건 정말 비밀입니다. 제가 얘기 한 사실을 알면 저는 그날로 이겁니다. "
웨이타가 자기 손으로 목을 치는 흉내를 냈다.
" 알았어. "
유 형사는 맥주잔을 들어 또 다시 단숨에 들이켰다.
" 그 자식 다시 보면 기억할 수 있겠어. "
" 글쎄요. 전체적으로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얼굴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
" 개미파의 대부 피노키오는 지금 어디 있나. "
" 그건 모릅니다. 그 후론 한번도 이 곳에 오지 않았어요. "
" 그래. "
" 전 좀 바빠서... "
웨이타가 자리에서 일어 났다.
" 알았어. 가 봐. "
웨이타가 사라지자 유 형사는 자기의 맥주잔을 채웠다.
" 그래도 상당한 정보를 얻었군. 이제까지 허탕만 치더니.... "
주 형사가 맥주잔을 비우며 유 형사에게 엄지 손가락을 내밀었다.
" 피노키오 이놈을 잡아다 족쳐 볼까. "
" 무슨 명분으로.... 아무런 증거도 없이 어떻게... "
" 하지만 십중팔구 그 놈이 맞을것 같은데... "
" 이 봐 길준이. 그런식의 추측으로 사람을 다 잡아 드린다면 형무소가
모자를 것 같은데. "
주 형사가 웃으면서 맥주잔을 기울였다. 실내 음악이 조용한 음악으로
바뀌면서 무대 위에는 남녀가 서로 안은 채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작은 무대 위의 무희들도 춤이 바뀌었다. 무희들은 입을 적당히
벌린 채 남자와의 정사 장면을 그대로 묘사하는 동작을 취하였다.
" 이봐 길준이. 제 춤추는 것 보아. 아주 죽여 주겠군. "
유 형사는 주 형사가 가리키는 무희를 쳐다 보았다.
그 무희는 바닥에 엎드린 채 엉덩이를 힘껏 올린 자세로 허리를 움직이는
동작을 하고 있었다.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보일 듯 말듯 한 팬티의 선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았다.
" 가지. "
유 형사가 일어 났다.
" 아 잠깐만... 좀더 구경 좀 하다 가자고. "
주 형사는 유 형사를 다시 앉히려고 했지만 유 형사는 주 형사의 손을
뿌리친 채 출입문으로 향했다. 주 형사의 눈은 계속해서 무희의 춤을
구경하면서 발걸음은 유 형사를 따라 갔다.
" 에이 그 장면을 좀 더 지켜보는건데... "
출입문을 나오며 주 형사가 투털 거리자 유 형사는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 아 그렇게 생각나면 한번 가지. "
" 어딜 ? "
" 어딘 어디야. 널린게 여자쟎아. 돈이 들어 문제지. "
" 됐네. 이 사람아. "
둘은 나란히 걸었다.
" 그나저나 반장님께 보고 해야 하쟎아. "
" 자네 반장님이니가 자네가 알아서 해. "
" 이봐 길준이. 정말 그런식으로 나올거야. "
주 형사가 걸음을 멈추자 유 형사는 낄낄거리며 웃었다.
" 농담이야. 이 친구야... 그런데 지금 사무실에 계실까. "
" 계시건 안계시건 전화나 한번 넣어 보자구. 지금 시간에 안산까지 갈 수는 없쟎아."
" 그래. 저기 공중전화가 있군. "
둘은 총총걸음으로 전화 박스로 들어 갔다.
주 형사는 전화카드를 넣고 신호음이 울리자 번호를 눌렸다.
신호음은 계속 울렸지만 상대편에서는 응답이 없었다.
" 아무도 없는 모양인데... "
" 하기야 시간이 11 시가 다 되었는 데 누가 있겠어. "
주 형사가 포기하고 수화기를 떼는 순간 상대편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 여보세요. 수사반입니다. "
주 형사는 곧 최 반장이라는 것을 목소리를 듣고 알수 있었다.
" 주무셨군요. "
" 아. 그래 잠시 깜빡했네. 그래 어디야. "
" 여기 강남입니다. "
" 강남.. 뭐 좀 알아냈어. "
" 네. 일단 개미파를 표적으로 삼기로 했습니다. "
" 개미파 ? "
" 네. 상당히 큰 조직일 것 같아요. 일단 수상한 놈 하나가 개미파의
대부와 만난것을 확인 했어요. "
" 음.. 이틀만에 정보다운 정보를 하나 건졌군.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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