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장미(64)
김형엽
옥향은 수영장 밖으로 나오며 벗어 던졌던 비키니를 주워 가운주머니에 넣었다.
가운 앞을 정리하고 나서 수영장 주위를 한번 둘러보더니 비상구 쪽으로 향했다.
비상구가 열리며 옥향이 빠져나가자 수영장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다.
( 음... 다행히 물도 빠지는군. )
사내는 천천히 기둥뒤에서 나와 물이 빠지고 있는 수영장을 들여다 보았다.그리고는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 몇시간이 걸리지 모르니까 안전하고 편안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
사내는 차고를 지나 후미진 곳에 창고를 발견하였다.
( 음. 이 곳이 좋겠군. )
창고에는 여러날을 사용하지 않아서 인지 먼지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사내는 랜턴을 비추면서 창고안을 흩어 보다가 마땅한 자리를 찾았다.
( 그래. 여기가 좋겠군. 이 곳에서는 수영장의 모습이 다 보이면서 밖에서는
어둡기때문에 이 곳을 보아야 어둠뿐이야... 좋다. 이 곳으로 정하자. )
사내는 랜턴을 비추면서 주변을 샅샅히 흩어보다가 천천히 창고를 나왔다.
이미 수영장에는 물이 완전히 빠져있었다. 사내는 몸을 던져 수영장 바닥으로
뛰어내리더니 곧 바로 맨홀 뚜껑을 열었다. 맨홀은 자동으로 열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수동으로도 열수 있게 설치되어 있었다. 사내는 빠른 동작으로 하수구를 빠져나왔다.
잠시후 하늘이 보이며 물방울이 사내의 얼굴을 때렸다.
( 음.. 빗방울이 굵어 졌군. )
사내는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비가 와서 미끄러웠지만 사내는 능숙한 동작으로 산을
넘어 별장의 앞 도로로 내려섰다. 별장에는 1 층과 3 층에 불이 밝혀져 있었고 3 층
창가로 여자의 모습이 보였다. 바로 옥향이었다.
( 음... 오늘밤에 잠좀 설쳐 되겠군. )
사내는 비가오는 북한강 도로를 천천히 달렸다. 빗방울은 점점 굵어지고 있었다.
사내의 츄리닝이 조금씩 젖어 들어갔다. 달리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밤이 깊은 북한산의 차도에는 전혀 차가 다니자 않았다. 사내는 도로 한가운데로
유유히 달려나갔다. 곧 양수리에 도착되었다. 사내는 가발과 콧수염을 뛰어 츄리닝
주머니에 넣었다. 양수리에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차들이 많았다.
사내는 처음보다 속도를 줄이면서 양평교를 건넜다. 양평교를 지나고 곧 자신이 묵고
있는 호텔이 보였다. 이미 사내의 옷은 완전히 젖어 있었다. 멀리 있는 하늘에서
번쩍 거리더니 천둥 소리가 요란하게 온 천지를 뒤덮었다. 시계를 쳐다 보았다.
이미 자정이 다가오고 있었다.
호텔 카운터 보이는 사내가 들어서자 꾸벅 인사를 하더니 곧 마른 수건을 하나 꺼내어
사내에게 건네 주었다.
" 고마워. "
사내는 수건을 받아 일단 젖은 머리를 닦았다.
" 내 방에 사람이 왔나. "
" 예. 여자분이 오셔서 키를 주었습니다. "
" 음. 그래. 고마워. "
사내는 바지주머니를 뒤적거리더니 만원권 한장을 꺼내어 보이에게 주었다.
" 감사합니다. "
보이는 90 도로 고개를 숙이며 사내가 주는 돈을 받았다.
" 엘리베이터에 타시지요. "
" 음. 수고하게. "
사내는 엘리베이터에 타면서 보이에게 가볍게 손짓을 했다. 보이는 엘리베이터 문이
이미 닫혔지만 그래도 엄숙하게 인사를 했다.
505 호의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사내는 문을 열더니 서슴없이 방으로 들어섰다.
방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옷걸이에는 자신의 양복과 여자의 옷이
가지런히 걸려 있었다. 욕실에서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 음.. 샤워를 하는 모양이군. )
사내는 젖은 옷을 벗어 바닥에 던졌다. 순신간에 팬티만 남았지만 그것마저도 사내의
발밑으로 떨어져 나갔다. 욕실로 다가가더니 거침없이 문을 열었다.
" 어머나. "
샤워중이던 송 나영은 깜짝 놀라며 사내를 바라보았다. 탄탄한 사내의 몸매에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고 이어 사내의 아래를 바라보더니 몸을 부르르 떨었다.
사내는 욕실문을 닫지도 앉은채 서슴없이 나영에게로 다가서더니 곧 여자를 안았다.
" 헉.. "
나영의 몸이 파르르 떨었다. 하복부로 사내의 딱딱한 그것이 느껴졌다.
" 어.. 언제오셨서요. "
나영이 사내의 몸을 밀치는 척하면서 얼굴을 바라보았다. 사내와의 키가 차이가 많아
그녀는 고개를 들어야만 했다.
" 지금... "
" 몸이 차가와요. "
" 비를 많이 맞아서 그래. "
" 더운물로 바꿀까요 ? "
" 아냐. 한 여름에 더운물은 좋지 않아. 나영이라고 했지. "
" 네. "
" 나영이 몸으로 따뜻하게 해 줘. "
나영의 얼굴이 붉어졌다.
" 지금 몇 살이지. "
" 스물하나요... "
" 좋은 나이군. "
사내는 팔을 풀면서 한 걸음 뒤로 물러서더니 양손으로 나영의 젖가슴을 움켜지었다.
" 부끄러워요... "
체구에 비해 가슴은 큰 편이었다. 얼굴에 주근깨만 없다면 전체적으로 갸름하고
미인형의 얼굴이었다. 허리에도 군살이 없었고 다리도 미끈한 몸매였다.
나영이 고개를 돌리며 사내의 시선을 외면하려고 했다. 나영의 가슴을 매만지던
사내의 손이 천천히 허리부분을 거쳐 둔부를 쓰다듬었다. 그러더니 이내 하복부를 스치고
지나갔다. 나영의 몸이 조금씩 흔들렸다.
" 방으로 가요. "
" 그럴까. "
사내는 한 손으로 나영의 넓적다리를 부축하더니 가볍게 안았다. 그리고는 샤워기의
꼭지를 잠그고 욕실을 빠져나왔다. 나영는 두팔로 사내의 목을 감은채 얼굴로 사내의
가슴을 비볐다. 곧 침대가 출렁거리더니 나영의 몸이 침대위로 떨어졌다.
" 불을 끄면 안 될까요. "
" 부끄럽나. "
나영은 대답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거렸다.
" 괜챦아. 나는 밝은게 좋아. 이렇게 좋은 몸매를 왜 숨기려 하지. "
사내는 거침없이 나영의 몸위로 올라갔다. 나영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사내의
등 뒤로 팔을 감으며 다리를 벌렸다.
" 헉 -- "
사내를 받아 들이면서 나영은 가느다란 숨을 몰아 쉬었다. 사내는 서두르지도
않으면서 천천히 규칙적으로 움직였다. 출렁거리는 침대와 함께 나영의
허리가 사내의 움직임데로 침대에서 떨어졌다 붙었다가를 반복했다.
나영의 입에서 숨소리가 거칠어지면서 손가락으로 사내의 등을 눌렸다.
그러나 사내의 등은 끔쩍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힘을 주던 자신의 손가락에 통증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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