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장미(88)
김형엽
" 음. "
" 아마도 보복이 두려워서 잠시나마 잠적한 것 같습니다. "
" 잠적이라고. 쌍칼. "
" 예. "
황 필두의 우측에 앉아 있던 쌍칼이 앉은채로 가볍게 목례를 했다.
" 너도 그렇게 생각하냐. "
" 잠적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저희가 무서워서 피한 것은 아닌것 같습니다. "
" 그러면. "
" 얼마간이지만 저희쪽의 동정을 살핀 후 다시 조용해 지면 문을 열것 같습니다. 현재
상태에서 석양파에서 정상적으로 영업을 한다고 해도 저희와 계속해서 크고
작은 싸움이 일어난다면 그들도 손님으로 부터 좋지 않은 영업장으로 낙인 찍힐
것이고, 그렇다고 저희들하고 정면 충돌을 해 보아야 승산이 없으니까
당분간 조용하게 잠적함으로써 몇일간의 매출의 손실은 있을지언정
다시 내부를 수리해서 영업을 시작한다면 별 손해가 없을거라고 생각해서
잠적한 것 같습니다. "
" 그렇다면 그대로 방치해 두었다가 다시 영업을 시작하면 어떡하겠느냐. "
" 그땐.. 회장님의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
" 지금 석양파의 두목인 황소를 찾을수 있는 방법은 없나. "
" 현재 아이들을 풀어서 수소문 중입니다. 놈의 부하라도 한 놈
잡으면 놈을 쉽게 찾을 수도 있을겁니다. "
" 누가하고 있지. "
" 보고드렸던 김 인식이 하고 있습니다. "
그 때까지 서 있던 김 인식이 큰소리를 쳤다.
" 제가 기필코 놈을 잡아 모가지를 비틀겠습니다. 믿어주십시요. "
" 킹콩. "
김 인식의 옆에 앉아있던 킹콩이 거대한 몸집을 일으키기 위해 의자를 밀었다.
" 그대로 앉아서 들어. "
" 예. "
킹콩의 몸집은 거의 김 인식의 두배는 되어보였다. 그는 황 필두가 그대로
앉아 있으라고 했지만 천천히 의자를 밀어내고 몸을 일으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였다.
2 미터가 될듯한 키에 몸무게는 족히 130 키로는 나갈것 같았다.
" 내가 김 인식과 함께 석양파의 황소를 잡아라. 가급적 빨리 처리해 주기 바란다. "
" 알겠습니다. "
그 때 원탁위에 있던 전화벨이 울렸다. 장발은 재빠르게 수화기를 집어 들었다.
" 무슨일이냐. "
" ..... "
" 알았다. "
장발은 다시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 회장님. 회장님을 따라 다니던 경찰이 철수했다고 합니다. "
" 그래. 미친놈들. 대체 무슨 냄새를 맡고 미행을 하는 걸까... 아무튼 또
다른 미행자가 따라 붙을지 모르니까 항상 경계하도록. "
" 예. "
" 쌍칼은 그 사진을 모두에게 나누어 주었나. "
" 예. "
황 필두는 원탁에 둘러 싼 사내들을 한번 쭉 들러 보았다.
" 모두들 쌍칼에게서 받은 사진을 꺼내라. "
" 예. "
20 여명이 한꺼번에 대답을 하니까 회의실안이 사내들의 목소리로 울렸다.
" 이 자가 바로 피카소다. 이미 소식을 들어 알겠지만 천하의 쌍칼마저도 이 자에게
당하고 일주일이나 입원했었다. 아직까지 상처가 완쾌되지는 않았지만 지금 이자리에
앉아있다. 얼굴을 잘 보아두어라. "
20 여명의 사내들이 사진의 얼굴을 흩어보았다.
" 쌍칼 네가 설명해라. "
" 예. "
쌍칼이 일어서서 몸을 우측으로 조금 돌렸다.
" 모두 내 말을 잘 듣도록. "
20 여명의 시선이 모두 쌍칼에게 돌려졌다.
" 이 자의 본명은 모른다. 다만 한국에서 활동할 때는 권 상철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권 상철은 이미 죽은 사람의 이름이다. 키는 180 이 조금 넘으며
단단한 체격을 지녔다. 현재 이 자에게는 우리의 물건이 3 키로그람이 있다.
돈으로 따지면 수십억대에 이른다. 이 자를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물건도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것의 하나다. 이 자가 사용하는 자신의 용어는
'피카소' 로 통한다. 내가 직접 상대해 보았지만 강하고 빠르다. 특히 이 자에게
칼을 맞으면 거의 소생할 기미가 없다. 나는 다행이도 운이 좋아 급소를 벗어났지만
피카소 이 자는 거의 자신의 칼을 사용하는데는 실수가 없다. 이 자와 정면으로
맞붙게 되더라고 언제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는 칼을 항상 조심하길 바란다.
일단 이 자를 찾게 되면 우선적으로 이 곳 본부로 연락을 한다. 지금 현재
이 자가 있을만한 곳은 서울로 추정된다. 최근의 전화를 통하여 회장님에게 협박조로
전화를 걸어온 것을 보면 어쩌면 회장님의 위치를 파악하고 뒤를 미행할 지도 모른다.
또 하나 이 자와 같이 행동을 하는 20 대의 여자가 한 명이 있다.
짝코와 가물치의 말에 의하면 몸매는 물론이며 얼굴 또한 뛰어나게 미인이라는
얘기다. 나 역시 잠깐 보았지만 어두워서 얼굴은 자세히 못 보았고 짝코와
가물치 역시 얼굴을 잘 기억을 하지 못해 아쉽게도 여자의 사진이나 몽타지
같은것은 없다. 지금부터 킹콩과 김 인식조직을 제외한 전 조직은 피카소를
찾는 데 주력을 할 것이며, 내가 이끄는 공격대는 전 조직원을 풀어 수색에
나서며, 반대편의 장발이 이끄는 조직원은 회장님 부근에 정예 요원을
투입시킨다.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르는 피카소에 대한 공격에 대처하기
위함이다. 특히 현재 1 층에 뽑아 놓은 정예 요원 10명은 이 시간 이후부터
회장님과의 거리를 가깝게는 10 미터, 멀리는 100 미터를 벗어나지 않는다.
이상으로 피카소에 관한 설명은 마치고, 우측조는 나와 별도의 시간을
갖고, 좌측조는 장발의 명령에 따라 움직인다. "
쌍칼은 황 필두에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황 필두는 입에 물고 있었던
시가를 손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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