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장미(89)
김형엽
" 지금까지 쌍칼이 얘기한데로 따른다. 특히 강조할 사항은 이번 일은
극비에 이루워지는 일이다. 경찰에 알려져도 안되고 물건이 세상에
밝혀져서도 안되는 일인만큼 모두들 신경을 더 써주기 바란다.
만약에 피카소와 마주치게 되어 어떠한 일이 발생하더라도 각자 자신이
책임을 진다. 그 뒤에 가족들은 내가 돌봐주게 될 것이다. "
그 때 전화벨이 울렸다. 장발은 신호음이 한번 울리자 재빠르게 수화기를 들었다.
" 무슨일이냐. "
" .... "
" 뭣이. 피카소라고.. "
황 필두를 비롯한 모든 조직원의 시선이 장발에게로 옮겨졌다.
" 이리 줘라. "
황 필두는 장발로 부터 수화기를 인수 받았다.
" 여보시오. "
" 안녕하시오. 피노키오 선생. "
" 흐흐. 명이 아주 길군. "
" 그 동안 죽지않고 살아 있어서 다행이오. 혹시나 당신이 죽어버렸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지요. "
" 고맙군. 그런 걱정을 다 해주어서. "
" 아. 그러면 내가 할 일이 없어지니까 그렇지 특별히 당신을 생각해서
걱정을 한것은 아니니까 오해는 마시기를. "
황 필두의 얼굴이 조금 붉어졌다.
" 그래. 용건은. "
" 약속대로 당신을 제거하겠오. "
" 흐흐. 웃기는 얘기로군. "
주위에 황 필두의 조직원은 숨을 죽인채 조용히 움직이지 않았다.
" 흥정을 하지. "
" 흥정이라니. 당신과 내가 흥정을 할 것이 있었나요. "
" 물건을 돌려주면 자네가 원하는 돈과 홍콩으로의 출국을 보장해 주지. "
" 흐음. 그거 참 쓸만한 흥정이군요. "
" 얼마를 원하나. "
" ..... "
" 10 억정도는 줄 수 있어. "
" 10 억이라. 굉장한 인심이군요. 하지만 사양하겠오. "
" ..... "
" 나는 돈보다 당신 피노키오의 목을 원하는데 들어주겠오. "
" 건방진 놈.. "
황 필두의 이가 부딪이는 소리가 회의실 안을 울렸다.
" 죽기전까지 좋은 시간을 가지시요. 당신은 죄를 많이 지어 천당에는 못갈것 같으니
살아있는 시간만이라도 천국에서 보내는 것처럼 즐거운 생활이 되길 바라겠오. "
" 오냐. 언제든지 오너라. 너 따위 100 명이 한꺼번에 몰려온다고 내가
눈하나 깜짝거릴 줄 아느냐. "
" 하하.. 흥분하지 마시오. 그럼 나중에 뵙겠오. "
전화는 피카소에서 먼저 끊었다.
( 음. 건방진 놈 같으니... )
황 필두는 전화수화기를 탁자위로 집어던졌다.
" 쾅 -- "
수화기는 두동강이 나면서 으스러졌다.
" 전화번호를 당장 바꿔라. "
" 예. "
장발이 앉은채로 대답을 했다.
" 바로 이 놈이다. "
황 필두는 좌우로 고개를 저으며 조직원들을 바라보았다.
" 놈은 현재 내가 이 곳에 있는 줄 알고 전화를 했다. 다시 말해서 놈은
지금 어딘선가 나를 감시하거나 나의 주변에 있을수도 있다. 잡아라.
꼭 잡아서 내 앞에 데려오기를 바란다. 알겠나. "
" 예 -- "
황 필두는 시가를 재떨이에 비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쌍칼이 뒤를 이어 일어서더니 우측으로 늘어선 조직원들을 바라보았다.
" 좌측조는 이 곳에서 장발의 지시를 받고 우측조는 모두 일어나
1 층으로 자리를 옮겨라. "
쌍칼의 지시에 우측에 앉아 있던 조직원이 모두 일어나 쌍칼의 뒤를 이어 따라나갔다.
그러자 장발이 일어나 자리를 반대쪽으로 옮겨 조직원들과 마주보게 앉았다.
" 내 말을 잘 듣도록. "
" 예. "
10 명의 조직원들은 조그맣게 대답을 했다.
" 우선 1 층에 대기하고 있는 10 명의 정예요원은 이 별장 주변에서 경계를
하게 될것이며, 지금부터 3 개조로 나누어 길목 요소요소에 부하들을 배치시킨다. "
그렇게 장발이 조직원들에게 작전을 지시하고 있을때 황 필두는 3 층의 거실로 돌아와
흔들의자에 앉아있엇다. 황 필두의 표정은 그렇게 밝아 보이지 않았다.
노크 소리가 났다.
" 들어와. "
출입문이 열리며 하얀 브라우스와 검정색의 짧은 미니스커트 차림의 옥향이 들어섰다.
황 필두는 흔들의자에서 일어나 옥향을 바라보며 넌지시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옥향은 뛰어가서 황 필두의 품에 안겼다.
" 오. 그래 잘 있었느냐. "
황 필두는 옥향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가볍게 안았다.
" 어떻게 되신 건가요. 오신지 2 시간이 넘도록 얼굴을 볼 수가 없었으니.. "
옥향이 황 필두의 품속에서 조금 떨어지면서 고개를 들어 황 필두를 바라보았다.
" 아. 회의가 있어서 그랬다. 무척 기다린 모양이구나. "
" 저는 무척이나 서운했었요. "
" 그랬구나. 미안하게 되었구나. 그 대신 내가 맛 있는 점심을 사 주마. "
" 정말이요. "
" 그래. 요 근처에 회와 매운탕을 잘하는 한식집이 있다. 점심시간도 넘었으니 같이
가서 먹기로 하자구나. "
" 알았어요. "
옥향은 두 팔을 벌려 황 필두를 포옹하면서 입을 마추었다. 황 필두도 옥향의 허리를
끌어안더니 힘을 주었다. 몸을 풀은 황 필두는 전화를 들었다.
"....... "
" 차를 준비 시켜라. 해동산장으로 점심을 먹으로 가겠다. "
" ..... "
" 자. 나가자. "
" 예. "
옥향의 황 필두의 왼쪽팔을 끌어안고 따라나섰다.
마당에는 벌써 벤즈가 대기하고 있었다. 황 필두와 옥향이 뒤에 앉고 장발이 운전석
옆에 앉자 차는 곧 별장을 빠져나갔다. 선두에 그랜저가 달렸고 그 뒤를 벤즈,
그리고 벤즈뒤로 또 한 대의 그랜저가 이어졌다.
비가 많이 와서 길이 미끄러웠지만 차는 도로에 들어서자 속력을냈다. 그러나 그들의
모습을 반대편 산 중턱에서 한 사내가 망원경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북한강을 사이에
둔 거리가 상당히 멀었지만 사내의 망원경에는 별장을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선명히 볼 수 있었다. 바로 피카소였다.
피카소는 차들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망원경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 황 필두와 계집이 나갔군. 어딜 가는 것일까? 오늘 밤에 이 곳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곤란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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