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장미(93)
김형엽
" 식사나 하고 가지. 그리고 조심해야 돼. 그 자의 눈에 자네들의 모습이 먼저
발견되면 유 영옥도 위험하지만 자네들도 위험해. 상대는 무척 강해.
섣불리 정면 대결은 하지 말게. "
" 예. 알겠습니다. "
주 형사와 강 형사는 인사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최 반장은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고는 창 밖을 내다보았다. 비는 오지 않았지만 하늘은 여전히 먹구름이 많았다.
" 그래도 일단은 데려와서 조사를 해 보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요? "
유 형사도 일어나서 최 반장의 옆에가서 서서 창 밖을 바라보았다.
" 일단 여자의 신분이 확인된 것은 다행이야. 그리고 그 여자가 살아 있다는
것도 우리에겐 큰 소득이지. 감시를 하면서 기다려 보면 무슨일이 있겠지. 어차피 이제까지
기다려 온 것인데 좀 더 기다려 보자구. "
" 반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 뭐를. "
" 유 영옥이라는 여자에 대해서. "
" 글쎄. "
최 반장의 시선이 허공에 머문채 움직이지 않았다.
" 결혼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는군. 달콤한 신혼의 생활에 불쑥
나타난 검은 악마. "
" 검은 악마라니요. "
" 그 자 말이야. 어떤 관계일까 궁금하군. 자네는 권 상철의 사망 기록을
조사해 보고 황 필두를 감시할 인원 2 명도 선정하여 보게."
" 예. 알겠습니다. "
최 반장은 다시 한번 창밖을 내다보다가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그 뒤를 유 형사도
천천히 따라 나갔다.
어둠이 깔리면서 잠시 주춤했던 비가 대지를 적시었다. 비방울도 차츰
굵어지고 황필두가 거처하고 있는 별장에도 하나둘씩 어둠을 밝히는 가로수에 불이 들어왔다.
3 층 방안에서는 후끈한 열기가 방안 가득히 흐르고 있었다. 40 이 넘어선 황 필두와
20 세가 갓 넘은 옥향이 뿜어내는 열기였다. 침대 옆에서 선풍기가 세차게 바람을
일으키고 있었지만 둘의 몸은 땀으로 가득하였다. 황 필두의 몸 밑에서 작은 몸을 연신
들어올리고 있는 옥향의 입에서는 거친 숨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벌써 한시간이
넘어가고 있었지만 둘은 계속해서 몸동작을 바꿔가며 떨어지지 않았다. 황의 몸이
움직일 때마다 옥향의 숨소리는 끊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져 나갔고 더욱 더 파고 들어갔다.
열린 창문으로 조금씩 비방울이 들이 닥치면서 황의 등에 떨어졌지만 황은 그 기분이
싫지 않았다. 오히려 등을 간지럽히는 것에 대해 쾌감을 느끼고 있었다. 황이
움직임을 멈추고 옥향을 안은채로 몸을 굴렸다. 자세가 바뀌면서 옥향이 상체를
일으키면서 앙증스런 두 개의 젖가슴을 출렁거렸다. 황은 똑바로 누운채 손을 뻗어
전화대 위에 있는 시가를 집어 불을 붙였다. 시가 옆에는 작은 주사기가 하나 있었다.
( 역시 약효가 대단하군. 계집이 완전히 혼이 나갔어. )
황은 옥향에게 정사를 시작하기 전에 늘 주사를 놓았다. 처음에는 완강하게 거부하던
옥향도 이제는 주사를 맞지 않으면 몸에 이상한 증세가 나타났다.
( 어떡하던지 피카소 그 놈으로 부터 물건을 찾아야 돼. )
황은 시가를 한 모금 빨고는 다시 재털이에 내려놓았다. 옥향의 몸놀림이 빨라지면서
힘차게 허리를 움직였다. 황이 손을 뻗어 출렁거리는 젖가슴을 움켜지자 옥향의 몸이
활처럼 휘어지면서 알 수 없는 신음소리를 냈다. 둘은 이제 마지막 남은 힘을
쏟아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황의 손에 힘이 들어가자 옥향의 입에서 짧은
비명소리가 나왔다. 그리고는 몸을 부르르 떨면서 황의 가슴속으로 상체를 떨구었다.
황은 쓰러지는 옥향을 두 팔로 힘껏 안아 몸을 밀착시켰다. 황의 몸뚱아리 역시 부르르 떨렸다.
" 아빠는... 갈수록 더 .. 젊어지는 것 같아. "
옥향이 숨을 할딱거리면서 황의 몸 위에서 떨어지면서 사지를 벌린 채 천정을 바라보며 누웠다.
" 네가 나를 그렇게 만드는 거야. "
황이 몸을 옆으로 돌리면서 한 손으로 옥향의 가슴을 가볍게 움켜지었다.
침대는 그들이 흘린 땀으로 축축해 져 있었고 선풍기가 내 뿜는 바람도 이제는
시원함을 느끼게 하지 못 하였다.
옥향이 먼저 일어나 앉았다.
" 왜 더 누워있지 않고. "
" 아뇨. 샤워를 하고 나서요. 아빠도 같이 해요. "
" 그럴까. "
황도 몸을 일으켰다. 옥향은 침대에서 내려와 곧 바로 욕실로 향했다. 금방 물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황은 시가를 한 모금 물고 연기를 천천히 내 뿜으면서 창밖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 음.. 또 한차례 쏟아질 것 같군. )
황은 시가를 내려놓고 욕실로 들어갔다. 욕실은 상당히 넓고 장식이 잘 되어 있었다.
욕탕에는 벌써 물이 반쯤 채워져 있었고 옥향은 욕탕속에서 두 다리를 뻗은 채 머리만
물 밖으로 내 놓고 있었다. 황은 일단 변기통 앞에서서 소변을 보았다. 그리고 바로
욕탕으로 들어갔다. 황이 들어서면서 앉자 물의 높이가 금방 높아 졌다.
" 음. 시원하구나. "
황과 옥향은 서로 마주보고 앉은채 웃었다.
" 아빠. 우리 저녁먹고 나서 늦게 수영해요. 아빠하고 같이 수영을 해 본지도 꽤
오래 되었쟎아요. "
옥향이 몸을 앞으로 향하면서 황에게 다가갔다.
" 그래. 오늘밤에는 수영장에서 멋진 쇼를 펼쳐 보자구나. "
황은 옥향을 안은채 자신의 몸 위에 앉게 했다.
" 어머. 또... "
옥향은 놀라는 표정을 짓다가 금방 황에게 매달렸다. 물이 출렁거리며 욕탕밖으로
물이 넘쳐 흘렀다. 황은 몸을 욕조에 기댄채 두 다리를 쭉 뻗었다. 옥향이 황의 몸
위에서 무릎을 세우고 일어났다가 천천히 앉았다. 옥향의 입에서 실날같은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황의 두 팔이 옥향의 허리를 붙잡자 옥향의 몸이 천천히 움직였다.
이미 물은 욕탕을 가득 채웠지만 수도꼭지에서는 계속해서 물이 쏟아져 나왔다. 옥향
의 몸 동작이 조금씩 빨라지면서 욕조 밖으로 넘쳐 쏟아지는 물의 양도 일정하지
않았다.
물 쏟아지는 소리와 옥향이 뱉어내는 신음소리가 뒤섞이면서 욕탕안은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닷가 같았다. 황은 수도꼭지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을 잠그고
샤워기로 꼭지를 돌렸다. 그러자 욕조위에 매달려 있던 샤워꼭지에서 강한 물이 쏟아지면서
둘의 몸위를 적셨다. 옥향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떨어지는 물줄기를 맞으면서 몸을
움직였다. 옥향의 움직임에 보조를 맞추던 황이 갑자기 옥향을 동작을 중지시켰다.
" 몸을 돌려. "
옥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일으켜 황에게 등을 돌리며 무릎을 끊고 두 팔로 욕조
난간을 붙잡았다. 황은 급히 몸을 일으켜 세우면서 옥향의 엉덩이를 끌어당겼다.
옥향의 입에서 짧은 비명소리가 새어나왔다. 황은 옥향의 허리를 붙잡은채 세차게
몸을 밀어붙였다. 황의 얼굴에는 물줄기와 땀방울이 뒤범벅이 된채 가슴을 타고
흘러내렸다. 물소리가 더 요란해졌다. 황의 몸이 경직되면서 하복부를 힘차게 밀어붙였다.
둘의 신음소리가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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