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공급기(파워서플라이)
컴퓨터 모든 부품에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해 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컴퓨터 구성에 있어 어느 것 못지않게 중요한 부품이지만, 대부분의 사용자가 이를 간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제아무리 비싼 부품을 조합, 장착했더라도 전원 공급기로부터 전원을 고르게 공급받지 못하면 의미 없는 고철에 불과하게 된다. 브랜드 완제품 컴퓨터라면 모르겠지만, 조립형 컴퓨터를 사용할 것이라면 전원 공급기도 CPU나 그래픽카드처럼 신중하게 선별하고 소중하게 취급하길 권장한다.
전원 공급기는 기본적으로 정격용량이 선택의 기준이 된다. 400W(와트)니 500W니 하는 수치가 그것이다. 아무래도 와트가 높으면 여러 부품을 장착해도 전력이 부족하지 않을 테지만, 위 설명한 각 부품을 각 1개씩 장착한다면 400W 정도면 적당하고, 전력을 더 많이 사용하는 일부 고급 그래픽카드나 하드디스크를 여러 개 사용한다면 500W 이상을 고려해야 한다.

또한 전원 공급기로부터 나온 각종 전원 케이블이 몇 개가 제공되는지도 한 번쯤은 확인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향후 부품을 추가할 때 전원 케이블 부족 문제를 겪지 않을 것이다. 아울러 전원 공급기 자체에 전원 인가 스위치가 달린 제품이 좀 더 유리하다(몇천 원 비싸더라도).
전원 공급기의 '80플러스' 인증
80플러스(80PLUS)는 미국의 에너지 인증기관인 'Eco'에서 부여하는 전력 효율성 인증이다. 80플러스 인증은 플래티넘, 골드, 실버, 브론즈, 스탠다드 등급으로 나뉘는데, 전기 부하를 가했을 때 전력 효율이 각각 90%, 87%, 85%, 82%, 80%를 기록한 제품에 부여된다. 따라서 80플러스 인증이 붙은 전원 공급기는 그렇지 않은 제품보다 비싸다. 그만큼 안정적인 전원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전원 공급기는 일반적으로 컴퓨터 전체를 교체하지 않는 이상 따로 업그레이드하는 부품이 아니므로, 살 때 제대로 된 제품을 사두는 게 나중을 위한 확실한 투자라 할 수 있다.

본 강의에 사용된 전원 공급기 : AONE '태왕' ATX용 500W
120mm 대형 쿨러를 내장한 500W급 전원 공급기다. 4만 원대의 가격으로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주로 PC방 등에 적합한 대용량 제품이다. S-ATA용 전원 커넥터가 2개밖에 없는 점은 다소 아쉽다(S-ATA 전원을 더 사용하려면 변환 젠더가 필요하다).
ODD
CD-ROM이나 DVD-ROM, DVD콤보 드라이브와 같은 광학 드라이브(Optical Disk Drive)를 말한다. 요즘에는 USB 메모리가 용량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CD/DVD의 사용 빈도가 낮아졌지만, 운영체계나 각종 프로그램 설치 시에 필요할 수 있으니 하나 마련해 두도록 한다. 가격도 2~3만 원 정도니 큰 부담 없을 것이며, CD나 DVD 타이틀을 구울 수도 있으니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다. 물론 ODD 사용할 일이 거의 없다면 장착하지 않아도 관계없다.

요즘 ODD에는 CD/DVD 라벨을 인쇄할 수 있는 부가 기능(LightScribe, 라이트스크라이브)도 들어 있다. 단 이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ODD와 공 CD/DVD가 라이트스크라이브를 지원해야 한다. 한편 일반적으로 'DVD-콤보'라 말하는 ODD는 CD/DVD 매체를 읽고 쓸 수 있으나, 블루레이(blue-ray) 디스크는 읽지 못한다. 따라서 블루레이 영화 등을 보고 싶다면, 블루레이 지원 ODD를 선택해야 한다(보다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관련 기사(http://it.donga.com/openstudy/1986)를 참고하자).
메인보드에 연결되는 방식(인터페이스)은 하드디스크와 동일한 S-ATA 형식이다. 최근 출시되는 ODD는 대부분 S-ATA 방식이며, 기존에 사용하고 있던 E-IDE 형식의 ODD도 메인보드에 E-IDE 커넥터가 있다면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본 강의에 사용된 ODD : LG전자 22배속 DVD-콤보(슈퍼멀티)드라이브
블루레이를 제외한 대부분의 CD/DVD 타이틀을 읽고 쓸 수 있는 콤보형 광학 드라이브. ODD의 필요성이 예전만 못해졌지만, 그래도 절실하게 필요할 단 한 번의 순간을 위해서라도 3만 원의 가치는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
케이스(섀시)
컴퓨터 케이스는 외형이나 디자인을 보고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내부 공간의 여유와 마감 상태, 철판의 강도, 두께 등도 함께 따져 봐야 한다. 특히 내부 발열에 따른 공기 흐름(air flow)이 컴퓨터 케이스의 중요 포인트라 할 수 있는데, 폭과 크기가 작은 슬림형 케이스는 보기에는 예쁘장하지만 내부 발열 처리에는 여러 가지로 곤란함을 인식해야 한다(컴퓨터 내부는 생각 이상으로 뜨겁다). 또한 슬림형 케이스는 컴퓨터 유지관리에도 대단히 번거롭다. 그러니 디자인보다는 효율성을 고려하여 일반적인 '미들타워' 케이스를 선택하는 것을 권장한다. 미들타워 케이스도 디자인 예쁜 제품 많다.

아울러 공개형 장소(PC방 등)에서 사용할 것이면 케이스 뒤쪽에 열쇠고리가 달려 있는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물론 열쇠/자물쇠는 따로 구매해야 한다). 또한 예전에는 케이스와 전원 공급기를 함께 판매했는데, 최근에는 전원 공급기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케이스만 단독 판매하고 있다.
본 강의에 사용된 케이스 : GMC B-4 미들타워
평범함이 특징이라면 특징인 일반형 미들타워 케이스. ODD 베이와 하드디스크 베이가 여유로운 것 또한 특징. 2만 원 이하의 케이스로는 괜찮은 디자인과 완성도를 제공하는 제품. 전원 공급기 미포함.
자, 지금까지 컴퓨터 조립을 하는 데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를 알아보았다. 각 부품과 기본 준비물이 갖춰졌다면 이제는 실제로 조립을 해볼 차례. 각 부품을 어떻게 조립해야 하고, 어떤 점에 주의해야 하는지는 다음 기사를 통해 알아보기로 하자.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