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중봉 조헌문학상 작품 공모
중봉 조헌 선생은 사회개혁가요, 교육자이며, 문인으로서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왜군과 싸우다 충남 금산에서 칠백 의병과 함께 장렬하게 전사하신 분입니다. 금산의 칠백의총은 그 분들의 애국충정을 기리는 기념비입니다.
선생의 애국애족의 의기와 ‘충혼과 용감한 살신성인정신, 그리고 교육자로서의 문학정신을 받들어 가지고 국내 우리 문학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참신하고 능력 있는 작가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 공모 장르 및 편수 : 시(3편 이상), 수필(2편 이상)
▶ 공모 방법 : e-mail로 원고 송고 요망
* 보낼 곳 : 인터넷 e-mail주소 - kyeongrye@naver.com
* 심사방법 : 응모작품은 심사위원에서 엄정한 심사를 거쳐 당선자를 선정 결정하며 시, 수필을 불문하고 대상과 우수상을 가림.
▶ 공모 마감 : 2009년 10월 20일까지 도착 유효
▶ 시 상
* 대 상 1인-300만 원과 트로피 증정
* 우수상 2인 - 각 100만 원과 트로피 증정
▶ 응모 유의사항
* 표지에 「중봉 조헌문학상 응모작품」이라고 표기 요망(본명/주소/우편번호/생년월일/직업/전화번호/약력/사진/학력 /e-mail주소 첨부)
* 순수 창작품으로 국내, 국외에 미발표된 작품이어야 하며, 이미 발표된 작품인 경우는 입상 결정 후에도 취소됨
* 작품 주제는 자유이나 중봉 조헌 선생을 소재로 할 때에는 가점 부여
* 응모작품은 반환하지 않으며 입상작품의 저작권은 3년간 김포시가 소유함
* 응모된 작품 수에 따라 시상을 가감할 수 있으며 작품으로 인한 초상권 문제는 주최 측이 책임지지 않음
▶ 주최 : (사)중봉 조헌 선생 선양회
▶ 후원 ; 김포시청
▶ 협찬 : 우저서원
▶ 기타문의: (사)중봉 조헌 선생선양회 031-982-8844, 031-985-2901, 010-5265-2479.
(사) 중 봉 조 헌 선 생 선 양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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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봉조헌 문학상 대상 | ||||
충북문인협 반영호 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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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호(55·사진) 충북문인협회 회장이 2회 중봉조헌 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반 회장은 지난달 27일 오후 3시 김천시 문화원에서 열린 2회 중봉조헌 문학상 시상식에서 대상과 상금 300만원을 받았다. 김포시가 주최하고 중봉조헌선생 선양회가 주관한 2회 중봉조헌문학상은 사회개혁가이자 문인인 중봉조헌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상이다. 수상작인 ‘억척 참개구리 만세’는 우리나라 토종 개구리가 외래종 황소개구리를 멸종시킨 일화에 의병장 중봉 조한 선생이 왜군을 물리친 이야기를 비유한 작품이다. 반 회장은 55년 충북 음성 출생으로 96년 ‘문예한국’으로 등단했으며 2003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됐다. 시집으로 ‘별빛 그 찬란함이여!’, ‘워리’, ‘맨 가장자리의 중심’등이 있으며 시조집으로 ‘그대 그리운 이 가슴에’, ‘퇴화의 날개’ 등을 펴냈다. |
중봉 조헌문학상 수필부문 수상작품’
“억척 참개구리 만세”
반영호
봄이 오면 나는 골짜기를 찾는다. 그리고 골짜기마다 울려 퍼지는 새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아니다. 새소리가 아니라 개구리 울음 소리다. 개구리소리를 새 소리로 착각하다니. 아지랑이가 뽀얗게 피는 구렁에서 울려 퍼지던 개구리 울음소리. 여느 때 듣던 것과는 전혀 딴판인, 어떻게 표현할 수 없이 묘한 소리.
징그러운 생김 때문에 첫울음이 그렇게 곱지 않았나 싶다. 반면 갈수로 와글와글해지는 소리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기지개가 아닌가 싶다. 세레나데 같은 여운에서 개구리의 또 다른 면을 생각하기도 했다. 소나기 내리는 소리 같은 울음이 그치고 나면 곧바로 끊어질 듯 이어지는 화음이 느껴진다. 개구리 등판을 빼박은 것 같은 군복의, 쉽게 드러나지 않게 찍힌 푸른 문양에서 삼국사기에 나오는 전설 아닌 전설을 생각했던 것이다.
신라 선덕여왕 때의 일이다. 경주 부근의 여근곡이라는 골짜기에서 때 아닌 개구리가 울어대는 변괴가 일어났다. 소문은 왕궁에까지 알려졌고, 급기야는 군사를 풀어 수색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거기에는 뜻
밖에도 백제군사가 잠복해 있지 않은가. 문초를 한 결과 신라의 동태를 살피는 중이었고, 신라는 사전에 백제의 침공에 대비함으로써 화를 모면했다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그 얘기를 미물인 개구리가 신라의 국운을 지켜준 설화라고만 생각했다. 여근곡이라는 골짜기가 여자의 음부와 비슷하게 생긴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 이름이 된 것보다는 개구리의 의미를 속칭 남자로 의인화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더블어 선덕여왕 시대의 변괴가 아니더라도 개구리가 수시로 운 것은 아닌가 싶었지만 더 이상의 비약은 어려웠다.
하필 군사의 상징인 개구리가 화를 모면해 주었다고 생각하면 아무래도 천행이라 하겠다. 그런 중에도 신라 군대의 상징인 화랑이 떠올랐으니 모를 일이다. 백제니 구구려니 하는 강국에 둘러싸인 신라는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고, 그래서 만들어진 게 화랑도였다. 꽃처럼 예쁜 소년들을 뽑아 무예를 단련시킨 거라면 흔한 일이지만 경치 좋은 곳을 찾아다니면 심신을 수양했다는 점은 특기할 만했다. 무예만 익히다 보면 자칫 횡포해질 것 때문에 절경을 대하면서 그런 기질을 완화시킨 것 같다.
화랑도의 화(花)라고 하는 의미도 꽃미남(郞)을 선발하는 의도겠지만, 씩씩한 중에도 온유하고 세심한 기질을 선호한 화랑의 기질이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그게 또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등 화랑의 상징인 세속오계로까지 발전되었고, 한 겨레임을 자랑하는 걸출한 민족성 또한 그로써 더욱 드러난 셈이다. 중국 놈, 양키 놈, 소련 놈에 같잖은 섬나라 쪽발이들까지 두 번씩이나 이 나라를 넘보았으나 그럴 때마다 너끈히 물리쳤던 것이다.
그런데 요즈음에는 사람이 아닌 외래종 양서류가 극성을 부린단다. 베스, 블루길, 황소개구리 등이 토종어류를 마구 잡아먹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그 중 황소개구리는 덩치가 큰 항우장사로 입에만 맞으면 동족이고 뭐고 가리지 않는다.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는 말은 들었지만 황소개구리가 뱀을 잡아먹는 건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일이었다. 베스나 블루길 같은 외래종은 어류만을 공격하는데 양서류가 파충류를 먹는다니 말이다.
참개구리가 활동을 시작하는 건 삼월부터이다. 동면 기간에는 먹지를 않고 저장해둔 양분만으로 견디다가 깨어난다. 몇 달을 그리 지낸 탓인가, 동면에서 깨어날 때는 볼썽사나울 정도로 말라 있다. 이때부터 게걸스럽게 먹으면서 체력을 보완한 뒤 짝짓기로 들어간다.
개구리를 보면 의병이 생각나고 임진왜란 때 전사한 사람들의 무덤인 금산 칠백의총이 생각나기도 했다. 의병이란 외적의 침입으로 국가가 위태로울 때 명령이나 징발을 기다리지 않고 스스로 봉기한 군인을 일컬었으니 , 앞서 말한 신라의 군사나 화랑과는 차원이 다른 셈이다. 정식으로 조현을 받지 못한 만큼 체계나 조직 규율 등이 제대로 서 있을 리 없지만 의기는 여느 군사들 이상으로 투철한 데가 있다.
조헌도 본래 장수는 아니었다. 허나 과거 급제 후 주요 관직에 있으면서 문무를 겸한 걸 보면 화랑의 정신이 깃든 의병장으로 볼 수 있겠다. 결국 그 때문에 의기투합 일어나 장렬하게 싸울 수 있었다고 본다. 그 외에 사명당이나 곽재우는 물론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의병이 곳곳에서 일어난 걸 보면, 서슬 푸른 의기는 군율이나 규칙에 상관없이 드러나는 것 같다. 저보다 큰 황소개구리에게 겁도 없이 덤비는 것과 하나 다르지 않음을 보았다고나 할까.
황소개구리가 산란에 들어가는 7월경을 생각해 본다. 일찌감치 산란을 끝낸 참개구리가 황소개구리의 등에 올라타는 것도 그즈음이다. 한 마리 두 마리 심지어는 세 마리까지 한꺼번에 등에 업혀 짝짓기를 한다. 공교롭게도 황소개구리가 힘을 쓰지 못하는 시기라서, 먹이를 잡을 수도 없고 결국에는 굶어 죽고 마는 것이다. 처음 식용으로 유입될 때는 위세를 떨치기도 했으나 이제는 참개구리나 두꺼비 등의 토종 생물에 밀려 멸종돼가는 추세다.
중봉 조헌도 토종 개구리처럼 “황소개구리야 게 섰거라” 하면서 들고 일어나지 않았을까. 덩치가 크다고는 하지만 먹지도 않고 밤낮으로 그 짓을 해 대니 무슨 수로 배기랴. 견디다 못한 황소개구리가 종자번식을 못해 씨가 말라버리듯, 기세등등하게 쳐들어왔던 왜군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의병에 결국 기가 꺾여 버렸다. 조총 등의 신무기를 갖고 있는 왜군에게 농부였던 의병이 낫이나 쇠스랑 등의 연장으로 대항을 한 폭이다. 처음에는 역부족이었겠지만, 가는 데마다 일어나는 의병의 서슬 앞에는 제 아무리 훈련이 잘 된 왜군이라도 손을 들어야 했던 것이다.
이 봄, 개구리들의 저 울음이 고바야가와의 왜군과 금산성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다 중과부적으로 모두 전사했던 조헌과 그의 군사들이 외쳐대는 칠백의사총의 함성과 같지 아니한가. 이 나라의 명물 참개구리가 저보다 몇 배 큰 황소개구리를 물리치듯이 의기로 뭉친 의병들이 왜군을 너끈히 몰아냈다. 만세! 작은 고추 만세다. 우리의 토종 장수, 억척 참개구리들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