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어 달 전 권지예 작가와 ‘아줌마도 로맨스가 필요해’ 1회 당선자들이 모여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다. 이런저런 안부를 나누던 중 권 작가가 외쳤다. “아니, 여성중앙과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당선자 가운데 상당수가 하던 일을 접고 전업 작가로 나섰거나,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권 작가는 선배 아줌마로서, 선배 작가로서 이들의 용기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면서도 여성중앙이 이들의 가슴에 불을 지핀 주범이라며 콕 집어 어깨에 책임감을 얹어주었다.
대한민국 아줌마들이 꿈꾸고 상상하는 모든 로맨스를 이야기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여성중앙의 낭만 회복 프로젝트이자 단편 소설 공모전인 ‘아줌마도 로맨스가 필요해’가 그 두 번째 막을 열었다. 성황리에 마무리된 제1회 공모전 덕분에 보다 큰 규모와 알찬 기획으로 제2회 공모전을 준비할 수 있었다.
심사는 변함없이 소설 『유혹』의 권지예 작가가 맡아주기로 했다. 지난 공모전에서 여성중앙 독자들의 수준 높은 실력에 감탄한 그녀는 “이번엔 또 어떤 기발하고 발칙한 작품들을 만나게 될지 궁금하다”면서 기대를 보였다.
또한 권지예 작가와 더불어 얼마 전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 2’의 집필을 마친 정현정 작가가 새롭게 심사위원으로 합류했다. 정 작가는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 1, 2를 모두 화제작으로 성공시키며 로맨스 드라마의 퀸으로 등극했다. 벌써 후속 드라마에 대한 논의가 시작돼 빠듯한 일정 속에서도 아줌마들의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이번 공모전의 취지에 공감해 흔쾌히 심사를 맡아주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자신감 회복 프로젝트
권지예 1회 공모전 때 응모작이 정말 많았어요. 박스로 막 실어왔잖아요. 전 글을 볼 때는 차분하게 끝까지 보는 편이라 감기로 골골하면서도 꼬박 일주일을 심사했던 기억이 나요. 그렇게 열심히, 오랫동안 심사해본 적도 없는 것 같아요. 워낙 작품 수가 많아서 평균 수준은 보통이었지만, 그중 수상작으로 선정된 작품들은 꽤 수준이 높았어요. 이번에도 기발하고 발칙한 작품들이 많이 오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상금은 좀 올랐어요? 그래야 좋은 작품들이 많이 들어오니까(웃음).
정현정 심사를 맡기로 하고 지난번 수상작들을 읽어봤는데 저는 ‘달에서 온 아내’가 좋더라고요. 대상 수상작은 아니지만 소설로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썼다고나 할까. 개성이 뚜렷하고 문학성까지 엿보여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권지예우리 보는 눈이 좀 비슷하다(웃음). 저도 그 작품을 굉장히 높이 평가했어요. 문학성이나 작품성 면에서 가능성을 봤죠.
정현정 작품들을 읽으면서 또 의외였던 건 로맨스에 대해 되게 냉소적이라는 거였어요. 무엇보다 굉장히 현실적이어서 놀랐어요. 대부분의 여자들은 로맨스에 대한 판타지를 갖고 있지 않나요. 그래서 ‘할리퀸 로맨스’처럼 달고 예쁜 느낌을 예상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읽는 입장에서 ‘가짜’ 같지 않아 좋기도 하면서 ‘아, 이게 취지에 맞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권지예 방송이나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이 정말 빠져서 보잖아요. 보는 사람 스스로 상황에 빠져들고 자신을 대입하면서 대리 만족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아름답고 유치할 필요가 있어요. 그런데 소설의 경우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소설은 인생의 참맛을 보여줘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요. 일종의 주제 의식이랄까. 그래서 인생을 알 만한 사람들이 보면 좀 이해가 가지만 아직 인생에 대한 환상이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는 거부감이 들 수도 있죠. 처음에는 저도 여성중앙에서 일반 여성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니까 로맨스를 미화한 작품을 뽑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어 잠시 흔들렸는데, 그래도 작품이 좋은 건 좋은 건데 어떡해요. 결국 작품만 보고 뽑기로 했죠. 그 안에는 상처도 있고 배신도 있어요. 로맨스가 아름답다고만 한다면 그건 하이틴 로맨스 이야기인 거죠. 그렇지만 우리는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사랑의 기승전결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고, 낭만이나 결혼에 대한 환상도 별게 아니라는 것을 아는 나이 아니겠어요. 그러니 ‘인생이 이런데 뭐 어떡할 거야’라고 냉소적일 수 있는 거죠.
정현정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맨스는 여자들의 본능인 것 같아요. 절대 없다고 믿지만 또 있다고 믿는 사랑, 연애에 대한 욕망.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아’라는 것을 잘 알지만 만약에 일어난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생각하잖아요.
권지예그래서 ‘아줌마도 로맨스가 필요해’ 같은 공모전도 생긴 거겠죠.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로맨스에 대한 갈증이 있어요. 그런데 우리가 외로울 틈도 없이 바쁘고 정신없게 사느라 로맨스가 다가와도 못 알아보거나, 아니면 알고도 외면해버리는 걸 수도 있겠죠. 인생을 살면서 로맨스가 내 앞에 다가왔을 때 그것을 얼마나 멋지게 받아들이느냐, 혹은 얼마나 멋지게 표현하느냐의 따라 그 사람 인생의 질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요.
어느 연구에서 ‘사랑을 하면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결코 과학적이지 않은 느낌의 주제였지만 이유가 꽤 논리적이었다. 사랑을 할 때는 현실이 꿈보다 더 달콤하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물었다. 로맨스 유지법이랄까, 로맨스가 식는 걸 막는 방법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해 로맨스 작가보다 더 잘 아는 사람도 없을 것 같아서였다.
권지예지난번에 비슷한 질문을 받았을 때는 대리 만족을 하라고 얘기했어요. 영화를 보고 드라마를 보면서 상상하고 꿈꾸는 건 자유고, 그럼으로써 지겨운 대상을 새로운 감정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될 거라고 했죠. 하지만 생각해보니까 이 말이 환자한테 약은 안 주고 대체 요법만 알려주는 것과 다를 바 없더라고요. 그렇다고 당장 나가서 남자를 유혹하라고 할 수도 없고(웃음). 예를 들어 40대 주부가 있다고 쳐요. 객관적으로 보면 나이가 든 여자예요. 이런 여자들에게 꿈같은 로맨스가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어요. 그 여자들이 평범하듯, 주위에 남자라고는 눈 뜨면 보이는 남편과 세탁소 아저씨, 정육점 아저씨, 아니면 TV에서 보는 젊고 멋진 연예인들이 전부예요. 실제로 로맨스를 나눌 만한 상대를 만나기는 쉽지 않죠. 그러니까 상상을 해보라는 거예요. 아니면 저는 솔직히 불륜도 기회가 있으면 한번 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그래 봐야 평생 몇 번이나 하겠어요. ‘로맨스를 즐기고 싶다, 그런데 어떤 상황이 다가왔다’ 이런 자연스러운 상황이라면 그것을 즐길 권리도 있다고 생각해요. 다만 자기중심이 확고해야 하고, 자신이 책임져야 할 상황까지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해야겠죠. 이래서 아줌마의 로맨스는 위험하다고 하는지도 모르겠어요. 위험해요. 위험하니까 요령껏 잘해야죠.
정현정저는 결국 자기 자신과의 로맨스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의 로맨스 욕망을 누군가가 채워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걸 채워줄 누군가를 계속 좇으며 살면 평생을 잠깐의 설렘만 반복하며 살게 되지 않을까요. TV나 영화에 나오는 왕자님을 보면서 대리 만족하는 것도 결국 일시적인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상대와 상관없이 자기 자신과의 로맨스, 내 인생과의 로맨스를 찾게 되면 상대방이 조금 변한들 자신에게 중심이 있기 때문에 모든 상황을 감수할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왜 남편이 나를 채워주지 않지’ ‘이웃집 멋있는 총각이 내 인생을 해결해주지 않을까’ 하고 너무 수동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그런 걸 뛰어넘어서 자기 자신과의 로맨스를 즐겼으면 좋겠어요. 좀 추상적인 것 같지만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해요.
권지예 바꿔 말하면 자신감 회복 프로젝트라고 해도 좋겠어요. 로맨스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가 나한테 사랑을 주고, 나를 여자로 예쁘게 봐주고, 선물을 사주는 정도의 좁은 의미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되면 그 사람은 평생 그 욕망의 굴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는 거예요. 결혼을 하면 아줌마가 되고 점점 나이 들고 늙어가기 마련인데 그런 아줌마한테 매일 예쁘다고 말해주는 남자가 세상에 어디 있겠어요. 그러니 우리 스스로 ‘내가 어떻게 하면 아름다울 수 있을까’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여자들이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이렇게 말하면 또 외모에만 집착할지 모르겠는데, 저는 여자들이 좀 더 지적이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독서를 한다든가, 아이들 다 키워놓았으면 원래 가지고 있던 꿈에 한번 도전해본다든가, 취미를 가져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에너지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런 의미에서 이번 ‘아줌마도 로맨스가 필요해’에서는 로맨스라는 의미를 조금 확장시켜도 좋을 것 같아요.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서 인생을 바꿔주는 신데렐라 꿈 같은 이야기하지 말고 좀 더 현실적이고 유용한, 지혜로운 자신만의 에너지나 생각을 잘 표현한 작품들이 나오면 좋겠어요. 20대 애들 같은 상상력을 따라가진 말자는 거죠. 따라가봤자 우린 경쟁력도 없고(웃음).

로맨스도 훈련이 되나요
권 작가는 오스트리아 영화 ‘아모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모르’는 80대 노부부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여기서 부인은 치매 환자로 나오는데, 과거에 잘나가는 피아니스트였던 부인은 남편의 보살핌을 받아야만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절망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부인은 점점 어린아이처럼 변해가고 남편은 그런 모습을 보는 게 괴롭다. 결국 마지막에 두 노인이 옛날 앨범을 보면서 사랑했던 순간을 추억하는 장면이 나오고 여기에서 남편은 부인을 베개로 질식시켜 죽인다. “병원에 가기 싫다. 존엄성 있게 죽고 싶다”는 아내의 말을 들어준 것이다.
권지예 ‘아모르’의 처음은 이랬어요. 소방관들이 문을 따고 집 안으로 들어왔는데 냄새가 너무 지독하니까 다들 코를 막아요. 그리고 할머니가 누워 있는 곳을 보여주는데 주위를 온통 꽃으로 장식해 놓았어요. 저는 그 장면을 보면서 다가올 노년의 삶이 두렵기도 하면서 새삼 부부의 사랑이라는 게 과연 뭘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어요. 저는 결혼한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불륜, 욕망 이야기를 참 많이 썼어요. 남편과는 연애결혼을 했지만 사실 설렘은 별로 없죠. 남편을 생각하면 정말 하나도 설레지가 않아요. 그런데 영화를 보고 이 남자와 죽을 때를 떠올려보는데 눈물이 나는 거예요. ‘이게 뭐지?’ ‘이런 것도 사랑이지’ 싶더라고요. 사실 로맨스라고 하면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많이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남편에 대한 새로운 느낌, 예를 들어 남편을 떠올렸을 때 뭉클한 순간이 있다면 그것도 새로운 각도에서의 로맨스라고 생각해요. ‘아모르’를 보고 남편한테 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 같고 공기 같은 사랑도 사랑이더라고요.
정현정 그런데 보면 여자의 로맨스와 남자의 로맨스는 또 다른 것 같아요. 며칠 전 평소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났는데 “네 인생의 소망이 뭐냐”고 물으시더니 당신은 아이들 잘되고, 부인과 잘 늙어가고, 어머니 잘 모시는 거 하나하고 평생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한 여자에게 가서 사랑한다고 말하는 거래요. 정말 해맑게 웃으시면서 뜨겁게 사랑을 해보고 싶으시다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웃으면서 “선생님, 그러시면 첫 번째 소망은 이룰 수가 없어요” 그랬는데, 집으로 돌아오면서 여자와 남자의 로맨스가 이렇게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남자들은 첫 번째 소망과 두 번째 소망을 별개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자들은 안 그렇죠. 여자는 ‘나이 들어서 굳이 새로운 남자를 만나느니 이 불쌍한 남자와 어떻게든 살아봐야지’ 하면서 참고 견디는 방법을 찾다가 그래도 안 될 때 대안을 찾아요. 반면 남자는 늘 가까이 있는 건 당연히 있는 거고, 멀리 있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여자의 모성을 발휘해서 너그럽게 인정하고 품어줄 수도 있겠지만 ‘남자들, 끝까지 이래’라는 생각은 지울 수가 없어요. 카사노바가 아니어도 모든 남자의 마음에는 순수한 소년이 들어 있는데, 그 소년은 우리의 소녀처럼 안주하는 마음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권지예 이루어지든 안 이루어지든 부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여자만 보면 다 좋은 거예요. 남녀의 어쩔 수 없는 차이인 것 같아요. 수컷 입장에서 씨를 많이 뿌려리려는 본능이 있는 거니까 그걸 꼭 남자들에게 잘못이라고만 말할 수도 없을 것 같고. 아주 순수하게 보이는 남자들도 욕망은 다 있잖아요. 그러고 보면 남자가 참 불쌍한 동물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나이 들어서도 그런 것들이 보이는 남자가 있으니 말이에요.
혹시 로맨스도 훈련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어딘가에서 특히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로맨틱해지는 동물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사는 동안 표현하는 법을 훈련받지 못해 로맨스를 어색해하는 것이라고. 권 작가는 그러니까 여기에서 여자들이 할 일이 생겨난다고 했다.
권지예 그건 여자들이 할 나름인데, 남편에게 엄마처럼 모든 걸 다 해주지는 않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엄마가 없으면 불편해하지만, 그렇다고 엄마한테 사랑을 느끼고 로맨스를 느끼는 사람은 없잖아요. 희생을 알아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바라죠. 그러다 바라는 만큼 채워주지 못한다며 불만을 쏟아내고, 그렇게 되면 점점 거리가 벌어지는 거예요. 그러니 로맨스 훈련이라고 해서 어쩌다 야한 잠옷을 한 번씩 입는 것도 좋겠지만 가끔씩 파업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에요. 쿨하게 살림 놓고, 예쁘게 차려입고 남편이 잘 모르는 모임에 나가는 거예요. 그러면 남편이 긴장을 하거든요. 저도 파리에서 애들 키우면서 살다가 한국에 와서 출판 기념회다, 모임이다 하면서 바쁘게 다니니까 그제야 남편이 ‘우리 집사람이 이런 여자구나’ 하는 경각심을 느꼈던 것 같아요.
남편을 긴장하게 할 만한 자기 세계를 가져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자기 세계가 있는 여자는 자신감이 있어 보이기 마련이에요. 자신감이 있는 여자는 빛나는 법이거든요. 그러면 남편으로 하여금 ‘내 마누라가 그냥 밥만 하는 여자가 아니네’ ‘저런 여자라면 바깥에 나가서 만나도 괜찮겠어’ 하는 느낌을 갖도록 할 수 있어요.
정현정 드라마를 쓰면서 각종 연애 심리학 책을 굉장히 많이 읽었어요. 그걸 보면서 남녀가 원래 이렇게나 다르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 어느 한 책에 재미있는 구절이 있었어요. “어쨌거나 남자가 필요하다.” 여자에 비해 진화가 덜 됐고 많이 모자란 동물이기는 하나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니 어쨌거나 남자가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요는, 그러려면 그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아들 다루듯 구슬리는 게 상책이라는 거예요. 남자는 여자의 희생과 배려를 사랑이라고 느끼지 못한대요. 엄마 없어서 불편할 때 ‘엄마는 소중한 존재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는 남자는 1%, 나머지 남자들은 그저 엄마가 없어서 불편한 게 화가 나는 존재일 뿐이에요. 그렇게 프로그래밍이 되어 있대요. 참 쓸쓸한 일이죠. 우리는 서로에게 특별한 누군가가 되어 사랑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나이 먹어가기를 바라는데 남자들이 바라는 건 그렇지가 않아요. ‘너는 나를 그렇게 대해라, 나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그렇게 할 테니’ 이런 식이죠. 그래서 여자는 끝까지 로맨스고, 남자는 끝까지 에로스라는 말이 있는 것 같아요. 결국 여자들이 자기 세계를 가지고 끊임없이 남자를 자극하는 수밖에 없는 거죠.
여자가 둘 이상 모여 나눌 수 있는 로맨스에 대한 거의 모든 이야기를 나눈 듯했다. 이래서 로맨스는 여자들의 영원한 화두인가. 권지예 작가의 깊이 있는 내공은 명불허전이었고 정현정 작가의 감성 입담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역시나 로맨스 9단 작가들이었다. 이들 두 심사위원의 마음에 뜨겁게 불을 지필 ‘아줌마도 로맨스가 필요해’의 두 번째 주인공은 누가 될까. 그 주인공이 될지 모를 독자들을 위해 권지예 작가가 살짝 팁을 남겼다.
“너무 빤하지 않고 상상력을 가동시킨 작품이면 좋을 것 같아요. 로맨스를 새롭게 정의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 맞아. 이것도 로맨스라고 할만 해’라고 하면서 무릎을 탁 치게 할 작품이라면 저는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신개념 로맨스를 기다려보려고요.”
제2회 여성중앙 로맨스 소설 공모전-‘아줌마도 로맨스가 필요해’ 2천만원 고료
우린 누구나 가슴 떨리는 로맨스의 주인공입니다. ‘여왕님의 사리사욕’으로 ‘제1회 아줌마도 로맨스가 필요해’의 대상을 수상한 손아성 작가가 여성중앙에 연재 중인 신작 중편 ‘휴지심’의 첫 구절은 ‘남자는 소유하지만 여자는 공유한다’입니다. 여성중앙이 여러분의 경험담이어도 좋고, 로망이어도 좋을 당신의 로맨스 스토리를 기다립니다. 상금도 지난해보다 2배나 더 커졌다는 반가운 소식. 더 과감해진 ‘19금 할리퀸 로맨스’도 두 팔 벌려 환영합니다. 여러분이 상상한 발칙하고 짜릿한 로맨스 판타지, 혼자만 보지 말고 함께 공유해요.
주제 아줌마도 로맨스가 필요해
형식_단편 소설(A4 용지 10포인트 폰트로 15~20매)
응모 자격 및 출품 수_국적,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단독 또는 공동 출품 가능하며, 출품 수의 제한은 없다.
접수 방법_공모전 참가 신청서를 당사 홈페이지(woman.joinsmsn.com)에서 다운로드 한 후 작성해 작품과 함께 응모한다.
이메일 접수_romancestar@naver.com
제출 자료_출품 신청서, 시놉시스, 소설
심사위원_소설 『유혹』의 권지예 작가,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1, 2’의 정현정 작가
시상 및 상금
대상_1작품 1000만원+코이누르 커플링(150만원 상당)
최우수상_1작품 500만원+코이누르 커플링(120만원 상당)
우수상_3작품 100만원+코이누르 커플링(120만원 상당)
저작권_수상작에 대한 저작권은 여성중앙에 귀속된다. 수상작은 경우에 따라 단행본, E-BOOK, 드라마 등 2차 창작물로 제작될 수 있다.
응모 기간_2012년 11월 1일(목)~2012년 12월 31일(월)
수상자 발표_여성중앙 2013년 3월호
문의_여성중앙 편집부(02-3015-0659)
기획 / 조영재 기자 사진 / 하지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