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가 사는 마을엔 기차가 안방까지 쳐들어온다. 꿈길에다 사람을 함부로 부려놓고 저 혼자 기쁜 숨 몰아순다. 언제나 이탈하고 싶었던 경로 눈까풀 뒤집어 머리 따로 몸통 따로 긴 세월을 굴렀다.
2 육 남매 칸 칸마다 태우고 어머니는 기차놀이를 하셨다. 인적 드문 산길을 휑하니 잘도 달렸는데 기차는 간 곳 없고 여든 종착역은 거대한 지네로 널브러져있다.
3 절뚝거리며 산으로 달아난 큰 자식 이불 속에 웅크린 막내는 한평생 목덜미를 죄고 아버지 고함 따라 골골이 등골이 휘었다. 체온도 간수할 수 없었던, 그렇게 달려온 이승의 마지막 문턱까지 어머니는 호된 세상을 모는 기관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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