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산사진 공모전 심사 결과] “산사랑의 순수 열정으로 찍은 사진들이 역시 뛰어났다”
금상 유지훈의 ‘덕유산 달빛 소나타’…상금 300만 원
전시회 12월 22~27일 조선일보 미술관, 시상식 12월 26일 오후 3시
월간山·한국등산지원센터 주관(산림청 주최, 농림수산식품부 후원) ‘제1회 산사진 공모전’에 총 244점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이 사진들을 대상으로 11월 9일 한국산악사진가회 회장 이훈태, 원로 사진작가 조천용, 아주대학교 겸임교수 이오봉, 동북아식물연구소 소장(이학박사) 현진오, 한국등산지원센터 이사 손재식, <월간山> 사진 총괄(조선영상미디어 대표) 정정현, 이상 6명의 심사위원이 엄정 심사한 결과 금상 1점(상금 300만 원), 은상 2점(상금 각 100만 원), 동상 3점(상금 각 50만 원), 가작 2점(상금 각 30만 원), 장려상 16점(상금 각 20만 원), 그리고 입선 37점(기념품 및 상장) 등 총 61점의 수상작이 선정되었습니다. 이들 수상작 지상전과 더불어 심사평, 수상 소감 등을 싣습니다. 수상작과 작가 명단은 한국등산지원센터 홈페이지(www.kmsc.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편 월간山과 한국등산지원센터는 12월 22~27일, 6일간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수상작들로 제1회 산사진전을 개최합니다. 또한 12월 26일 오후 3시 조선일보 미술관에서 시상식을 갖습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람 바랍니다.

>>심사평

산사진 마니아들 급속 증가 추세 속 수작들 다수 보여 
이훈태 심사위원장

월간산·한국등산지원센터의 ‘제1회 산사진 공모전’에 240여 점의 작품이 응모한 가운데 금상 1점, 은상 2점, 동상 3점, 가작 2점, 장려 16점, 입선 37점 등 총 61점을 6명의 심사위원이 2차에 걸친 심사 끝에 선정했다.

아마추어 사진가들의 각축장이 되기도 했던 이번 제1회 산사진 공모전은 뜨거운 열기와 더불어 예상보다 빼어난 작품들이 눈에 많이 띄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된다.

수상작품을 살펴보면, 금상 유지훈 작 ‘덕유산 달빛 소나타’는 달빛을 이용한 초저녁 산 풍광을 슬로 셔터로 묘사한 작품으로 안정된 구도와 부드러운 계조가 돋보인다. 사진가라면 남과 같은 소재나 접근을 스스로 거부할 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 작품이 말해주고 있다.

은상의 최대순 작 ‘계룡산의 여명’은 운해가 능선을 타고 넘어가는 생동감 있는 작품으로, 눈에 감지되지 않는 노출까지 철저히 계산한 작품이다. 평범함에서 탈피한 작가의 안목을 높이 사고 싶다. 사진가는 자기만의 철학이 바탕이 되어 개성 있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원칙을 입증한 작품이라 하겠다.

은상 최정철 작 ‘왕시루봉의 이른 아침’은 이른 아침 햇살을 흠뻑 받고 서 있는 억새의 청초한 분위기로 산의 신비감을 보여주며,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물줄기는 은유적 적막감에 한층 힘을 보탠다. 사진은 시각언어로서 백 마디 말이나 글이 필요치 않는 현대 문명의 총아다.

동상 김홍열 작 ‘천상의 화원’은 무한한 자연과의 대비에서 인간의 왜소함을 극명하게 묘사한 작품이기도 하지만, 자연과 인간은 영원한 교감의 동반자임을 또한 암시하고 있다.

동상 김병권 작 ‘솔나리’는 작고 보잘것없는 사소한 사물에서도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아내는 사진가의 계명을 실천한 작품이다. 거대한 자연 속에 외로운 식물 한 포기의 뼈저린 고독을 웅변하고 있다.

동상 엄성수 작 ‘도봉산의 겨울꽃’은 평범한 테마와 같이 가을 속에 공존하는 겨울 이야기다. 좋은 사진의 조건은 주제와 부제의 인상도가 7대3의 비율이 가장 무난하다고 말하는데, 사진에서 주제가 공존하면 주제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 흠이다.

>>수상 소감

“덕유산은 밤에 혼자 올라도 안방 같이 편안한 산”
금상 유지훈
전북 무주

제 고향은 무주입니다. 어릴 적부터 백두대간 아래서 자라서인지 산을 좋아했습니다. 직장이 무주우체국인데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직접 사진을 촬영하다 산사진에 매료되어 지금까지 찍고 있습니다.

주로 덕유산과 적상산을 찍었는데 금상과 입선 다 합해 세 작품이 선정되었더군요. 덕유산은 정말 단어 그대로 덕이 있어 넉넉한 산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밤중에 덕유산을 혼자 다녀도 안방을 다니는 듯 평온하고 기분이 좋습니다. 금상으로 선정된 ‘덕유산 달빛 소나타’는 추운 12월의 덕유산 하늘에 달이 훤히 비추고 있는 가운데 주목 포인트에서 월광의 빛을 이용해 장노출을 주면서 촬영했습니다. 특히 색감이 낮과 달라 특이한 색채를 나타낸 작품입니다. 산의 능선과 상고대가 잘 어우러져 육안으로도 정말 좋았던 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덕유산과 적상산을 좋아합니다. 가도 또 가고픈 산입니다. 오죽하면 집사람이 제가 죽으면 화장해서 덕유산에 뿌려준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저는 상을 받을 거라곤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산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니며 다른 기라성 같은 산악사진가를 많이 접해 보았는데, 제가 감히 수상작에 올랐다는 게 믿기지 않았습니다. 졸작을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님, 그리고 산림청과 한국등산지원센터, <월간山>에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더욱 산을 사랑하고 아름다운 산을 렌즈에 담아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이 장면 찍기 위해 같은 포인트 1년간 올라”
은상 최대순 대전시 유성구 반석동

계룡산 관음봉과 삼불봉 외에 계룡산의 아름다운 능선미를 담을 수 있는 다른 포인트가 없을까 하고 찾던 중 지인으로부터 포인트에 관한 정보를 듣고 계룡산 남부능선 끝자락에 있는 향적산(국사봉)을 자주 찾게 되었습니다. 이후 1년여간 운동을 겸해 수십 차례 이상 산행하던 중 이 장면을 만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벽의 계룡산은 자연성릉을 사방에서 넘나드는 운무에 휩싸였을 때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이 사진을 촬영한 날 새벽에도 향적산에서부터 천황봉에 이르는 능선을 타고 좌측(논산 방향)에서 우측(계룡시 방향)으로 운무가 흐르고 있어 장노출로 세팅하고 망원렌즈를 통해 거리감을 압축시켜 입체감과 역동성을 함께 표현했습니다.

기상 상황이 좋지 않더라도 학습의 일환이라 생각하고 그날의 느낌을 다양한 화각으로 많이 촬영하고자 노력합니다. 처음 산사진을 시작할 때에는 산에 오르기도 전에 욕심도 많이 품고, 좋은 풍경을 만나지 못하면 실망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그런 욕심을 비우고 꾸준히 산에 오르다 보니 좋은 장면도 가끔 보게 되는 것 같더군요. 일천한 산사진 경력에도 불구하고 너무 과분한 선물을 받은 것 같네요.

“지리산은 나의 벗이요, 어머니”
은상 최정철
전남 광양시 금호동

개인적으로 지리산을 좋아합니다. 새벽 여명의 빛이 쏟아지면 아련히 능선이 드러나고 그 위를 넘나드는 운해 등 사시사철 찾을 때마다 새로운 모습으로 반겨주는 지리산은 나의 벗이요, 어머니입니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환경오염은 더 심해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이 야생화들도 점점 사라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시시각각 아름다운 빛을 발하는 야생화의 모습을 남기는 작업만이라도 내 손으로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이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너무 아름다워 연신 셔터만 눌러댔다”
동상 김홍열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항상 산이 좋았습니다. 산은 언제나 우직하고 진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안 보여주죠. 항상 내가 움직인 만큼 보여줍니다. 그래서 산이 좋습니다. 수상작은 지난해 여름 산우와 천화대를 등반하던 중에 찍었습니다. 왕관봉을 등반하는데 운해가 밀려오며 일몰과 함께 멋진 풍경이 펼쳐졌죠.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워서 그저 카메라 셔터만 열심히 눌러댄 게 수상작이 됐습니다.

“야생화의 얼짱 솔나리가 정상 바로 아래에서 반겨주었다”
동상 김병권 
부산시 강서구 대저1동

20여 년간 산악회 활동을 하다 7년 전부터 야생화에 반해 야생화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단순한 접사 촬영을 넘어 야생화가 자라는 주변 환경을 같이 찍다 보니 저절로 산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매년 7월 말은 야생화의 얼짱 솔나리를 만나는 주간입니다. 솔나리는 적어도 해발 1,000m 고지가 넘는 산 능선에만 살기 때문에 이날도 남덕유산, 설악산, 가야산 등을 염두에 두었으나 일요일 일기예보에 모두 비가 온다기에 4년 전 가지산에서 보았던 솔나리를 만나기로 하고 정상까지 올라갔습니다. 구름이 덮이고 간간이 비를 뿌리는 날씨였지만 정상 바로 아래 능선에 멋진 솔나리가 피어 반겨주었습니다. 거기서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린 지 3시간, 드디어 하늘이 열리고 쌀바위와 상운산 쪽 능선 위로 넘실거리는 운해와 함께 환상적인 장면이 펼쳐졌습니다. 모든 산객들이 환호하는 그 순간에 찍었습니다.

하지만 제 사진은 항상 2%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넘을 수 없는 한계인가 좌절합니다. 부족한 사진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하고 공모전을 주관한 <월간산>과 등산지원센터에 감사합니다. 야생화를 주제로 한 산사진을 더 열심히 찍으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산에 가기 위해 등산화 끈을 동여매는 순간이 가장 행복”
동상 엄성수 
안양시 안양3동

수상작품은 수년에 걸쳐서 찾아낸 촬영 포인트에서 얻은 것입니다.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자란 노송이 기둥바위와 같이 풍상의 세월을 이겨내고 꿋꿋이 서 있는 모습이 경이로웠습니다. 일상을 접고 등산화의 끈을 동여매는 순간이 제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순간입니다. 제게 이런 행운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그저 산이 좋아 산에 미쳐 오르다 보니 이렇게 좋은 행운도 온 것 같습니다. 미미한 작품을 수상작에 선정해주신 심사위원들께 감사 드립니다.

산에 오른 지난날들이 주마등 같이 스쳐지나가는군요. 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산과 교감하며 산을 알려고 노력했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서 산에 오르기보다 산이 좋아 오르기 때문에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는 사진가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가작
설악산 노적봉 - 오세철
삼각산 운해 - 정춘현

*장려상
여명(지리산 천왕봉) - 고정현
무등산의 봄 - 강석현
북한산 운해 - 임홍철
빙벽을 오르며 - 장택훈
덕유설경 - 최광기
함백산 일몰 - 이호영
바람꽃 - 정아라
하얀 드레스룸 - 정아라
지리산 천왕봉의 웅좌 - 이재섭
반야봉에서 본 주능선의 일출 - 이재섭
붉은 로체 - 안치영
깊은 산 속에는 - 김태훈
반야봉의 석양 - 윤영기
돌고래바위의 가을 - 엄성수
고사목 - 하부광
카라반 - 유학재

그 외 입선 37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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