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
나는 무척 바다를 좋아하고 지금도 여름이면 바다에 나가 수영하는 것을 즐기고 있다. 젊은 날에는 비진도와 매물도를 여러 번 탐방했다.
세계의 명작들은 그 시대상을 반영하면서도 남녀 부부의 사랑을 그 가족을 중심하여 서술한 가족사적인 작품이 대부분이다.
『어부의 노래』는 어부인 선장 이준수와 해녀인 아내 해윤의 사랑, 그들의 성실한 삶, 그리고 2남2녀의 자식들과 한국전쟁 세대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삼대에 걸친 가족사를 서술했다.
남해의 미조항, 통영의 삼덕항, 부산의 대변항을 작품 배경으로 삼았다.
남해의 미조항을 탐방한 것은 세 번이다. 통통배를 대절하여 새섬을 구경하고 범섬에서 이틀 밤을 보낸 적이 있다. 미조항은 멸치와 갈치의 항구다. 통영의 삼덕항은 조용하고 아름다운 포구다. 삼덕항을 둘러보고 돌아올 때는 통영의 서호항, 강구안(江口岸), 동호항을 탐방하기도 했다. 기장의 대변항은 이제 교통이 좋아 광안대교를 이용하면 내 집에서 차를 몰고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가 되어 자주 찾게 되었다.
나는 언제든 바닷가에 가면 어부와 해녀들을 만났다. 해녀들과는 물질도 같이 했었고 어부를 만나 오징어 배와 멸치 배를 타기도 했다.
등단 작품이 해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밀물?이어서 그런지 나는 몇 해 전부터 어부와 해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꼭 써야 한다는 어떤 임무감을 가지게 되었다.
지난 한 해 나는 『어부의 노래』에 나의 모든 시간을 투자했다.
이 작품은 어부와 해녀의 평범한 삶의 이야기인 동시에 우리들의 살아가는 얘기다.
아무쪼록 나의 글이 바다에 관심을 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대변의 해녀인 수필가 박말애 씨, 미조의 해녀 연순이 어머니, 오징어 배 영빈제1호의 선장 김장호 씨, 멸치 배 성영호의 선주 김종근 씨 - 여러분의 배려와 조언에 깊은 감사를 전한다.
2002년 당시 어업용 면세유 한 드럼에 6만 5천원 하던 것이 올해의 봄과 여름에 폭등하여 22만을 훨씬 넘고 있으니 출어를 포기하는 어민이 속출하고 있다. 어민들은 지금 침묵의 바다를 향하여 울분의 함성을 지르고 있다.
끝으로 해양문학상을 제정하여 계속 후원해 주고 있는 부산광역시 관계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리고, 아울러 심사에 수고하신 심사위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린다. 또한 출판을 맡아준 세종문화사 이길안 사장님과 여러분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을 드린다.
2008년 7월
강 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