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공원관리 1부 리그의 서류전형에서 떨어지다
황 안토
시청 직속의 공원들이 3곳이다. 최근 5년간 연속적으로 시청 소속의 여러 공원을 옮겨가며 일해왔다.
8,9 개월짜리 기간제 근로자를 뽑는 공원관리 업종은 시청, 구청, 연수구시설안전관리공단, 인천시설관리공단, 인천환경공단, OO대학교에서 순차적으로 서류전형, 면접을 통해 뽑는다. 처음 이 바닥에 진입할 때는 전체가 눈과 귀에 들어 오지 않았으나, 여러 해를 지나며 동료들과 정보교환을 하다보니 공원관리직을 채용하는 기관들 전체가 파악되었다.
구청은 적은 인원을 뽑으니 논외다. 기존 직원을 일부 그대로 채용할 테니 남의 잔치에 가는 꼴이라서 지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구에 따라서 하청을 주고 직접 뽑지 않는 경우는 어디에서 뽑는지 알 길이 없다.
많은 인원을 채용하는데에 지원하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고 실제로 많은 노령층들이 모여든다.
서류 전형은 인천시 거주 여부, 부양가족 수, 경력 서류를 참조로 하되 100 퍼센트 통과를 시키고 면접에 참석할 기회를 모두에게 주는 게 일반적인 형태이다.
드물게 OO대학교의 경우 2배순만 서류전형을 통과시켰다.
채용공고 순서대로 나 개인적으로 편의상 1부 리그, 2부 리그, 3부 리그라고 부르고 있다.
가장 먼저 뽑는 시청 직속의 공원들의 채용을 1부 리그, 뒤이어 이어지는 관리공단들의 채용을 2부 리그, OO대학교의 채용을 3부 리그, 인천환경공단의 채용을 4부 리그, 상수도 사업본부의 채용을 5부 리그라고 부를 수 있겠는데 뒤로 갈 수로 채용인원이 적어져서 채용 가능성이 낮아진다.
그리고 1부 리그에서 일찌감치 합격하면 취업스트레스가 일찍 사라지지만, 그렇지 못하면 2월말까지 취업스트레스가 계속 유지가 된다.
1부 리그는 추석 보너스까지 준다.
최근 5년간 1부 리그에서 맴돌았다.
그런데 올해 서류전형 제도가 바뀌었다. 2배순만 통과 시키고 부양자 여부가 30점을 차지하게 기준을 바꾸었다. 부양가족이 없으면 큰 점수 30점이 빠져버리니 승산이 없게 된 것이다. 내 경우 주민등록등본 상에 아내가 올라와 있지 않아서 가족관계확인서를 추가로 첨부하여 서류전형에 응했다, 그런데 공무원 말에 의하면 공무원법을 들먹이며 주민등록등본 상에 있어야 부양가족으로 인정한단다.
정규직원이 아닌 공공일자리에 해당하는 기간제 공원관리직이 공무원도 아닌데 공무원 채용법규는 왜 적용하는지?
그리고 합격자에 대해 채용신체검사도 일반신체검사가 아니라 공무원채용신체검사를 요구하는 추세로 바뀌어가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후자는 전자보다 비용도 더 든다.
어느듯 이 바닥 경력이 나는 6년이다. 주위에 주민등록등본 상에 아내가 있는, 나 정도의 경력자들은 서류전형을 통과하여 면접보러 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나 나는 가족관계확인서를 인정해주지 않으니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다.
그리고 얼마전 암으로 입원중이던 처가 사망하여 홀몸이 된 동료는 부양가족이 없어졌으니 30점이 깎여서 서류전형을 통과하지 못했다.
이제 많는 인원을 채용하는 2부 리그에 화력을 집중해야 한다.
각각 다른 날짜에 서류전형과 면접을 하던 두 기관, 즉 연수구시설안전관리공단, 인천시설관리공단이 같은 날짜로 겹치게 채용공고가 났다.
관리공단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합격하여 오지 않는 자가 있으니 그러는 모양인데, 지원하는 노동자 입장에서는 여러 군데 지원하여야 그 중 하나라도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지니 이중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 다행히 면접일이 하루가 아니고 전자는 2일간, 후자는 3일간이다. 전자는 첫날 일찍 서류를 접수하고, 후자는 마지막날 늦게 접수하면 면접일이 겹치지 않으리라고 나름대로 작전을 짜본다.
OO대학교는 국민체력인증센터에서 체력측정을 하고 3급이내에 들어야 서류접수가 가능하게 제도가 바뀌었다. 게다가 추첨하여 2배순을 뽑아 면접을 보게 한다니
이건 무슨 황당무계한 서류전형 방법이란 말인가?
합리적이고도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일 잘하는 사람을 서류전형에서 걸러내어야 하는데, 능력과 관계없이 뽑기를 한다니 이 또한 서류전형을 운에 맡겨야 하니 서류전형 통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체력측정은 벌써 예약이 마감된 날짜가 많아서, 상당수의 구세대 지원자들은 서류전형 기한 내에 체력측정을 하지 못하여 서류접수를 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것 같다.
기분전환을 위해 이웃에게 수초를 얻어 구피 어항에 넣고, 수초가 자라기 위해서는 조명이 필요하다 하여 다음날 LED조명을 구입하여 어항 위에 설치하였다.
2만원이 되지 않은 가격에 구입하였는데 무드등으로 변환도 가능하여 만족스런 제품이다.
예전에 정년 퇴직전에 다니던 직장의 사무실에서 어항 대신 열악한 페트병에 구피를 넣어 가득차도록 번식시켜 본 적도 있었지만, 내 평생 처음 산소 공급기, 히터기, 수초, LED조명까지 완벽한 환경을 갖춘 어항을 구피에게 제공한 것은 처음이다.
2023.2.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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