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담한 그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찾은 곳이 묘조식품이었고, 사장이 오쿠이 기요스미였다. 오쿠이는 전중윤에게 “왜 라면 사업을 하려는가”라고 물었다. “꿀꿀이죽 먹는 동포들이 더 이상 배곯지 않게 구하고 싶다”. 오쿠이는 답 없이 다음 날 다시 오라고 했다. 오쿠이 옆에 두 사람이 더 있었다. 제면기 업체의 우에다 사장과 튀김 가마 제조 업체의 오쿠타니 사장이었다. 그 자리에서 오쿠이는 “선생을 전면적으로 돕겠습니다. 기술료, 로열티는 필요 없습니다. 기계 값도 실비만 받겠습니다. 일본은 6·25전쟁으로 일어섰습니다. 묘조식품이 직접 그 혜택을 입은 건 아니지만 갚겠습니다. 내일부터 두 사람에게서 기술을 배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