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기르는 법"은 대학 4학년때
작가 황순원 교수의 "창작연습"을 수강할 때 의무적으로 내어야 하여
1984년에 써서 제출한 작품입니다.
10대 때 집 마당에 키웠던 "에루"라는 영리했던 똥개에 대한
추억이 소재가 되었읍니다. 고등학교 수업료를 내기 위해
개장수에게 팔려나갔던 개입니다.
당시 나중에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서 그 사실을 알고 굉장히 슬펐습니다.
영리했던 똥개 "에루(L)"의 기억 탓에,
요즘의 값비싸지만 멍청한 애완견들에 대해서는 별로 애정이 가지 않습니다.
1990년 전후 단편 "개 기르는 법"을 시나리오로 각색하여
영화진흥공사 시나리오 공모하였으나 낙선되었습니다.
(시나리오는 소설과 달리 화면언어의 연결이라서
묘사적인 소설 언어와는 달라서,
처음 쓰는 시나리오라서 그런지 소설을 시나리오로 변환이 쉽지 않더군요.)
그리고, 세월은 흘러갔습니다.
어느날 아래의 "황구도"에 대한 조선일보 기사를 읽게 되었습니다.
(아래 참조)
"황구도"는 2000년에 올려져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연극입니다.
우연치고는 "개 기르는 법"과 소재및 일부 내용의 유사성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우연히도 16~17년만에 연극이란 다른 모습으로 부활한 셈입니다.
"개 기르는 법"은 형식이 특이합니다. 스테레오 공법으로 쓰여진 입체 소설입니다.
전반부는 사람의 관점(시각)에서 서술하고,후반부는 개의 관점(시각)에서 서술하여
양쪽을 다 읽은 독자는 두 입장을 합성하여 전체를 머리 속에서 만들어 가게 됩니다.
읽다 보면, "사람 기르는 법"이 아닌가 생각들기도 했을 겁니다.
이렇듯 사람의 눈(시각)이 얼마나 완벽하지 못한가를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개 이야기가 아니라, 완벽치 못하기 때문에 자신의 눈을 신의 눈으로 장담하지 말고,
겸허해야 함을 깨닫게 해주려는 것이 작품의 의도(주제)입니다. 23~24년 전의 의도이지요.
신체 기관들이 대체로 하나인데 눈이 왼쪽 오른쪽 두 개가 있는 것은,
만약 왼쪽 눈만 있다면 좌로 치우쳐 잘못 볼 것이고(편협하게 치우쳐 볼 것이고)
오른쪽 눈만 있다면 우로 치우쳐 역시 그러할 것이기 때문에
한 쪽으로 치우친 시각으로 보지 말라는 뜻으로
좌우 2개의 눈이 붙어 있다고 합니다.
오래전에 쓴 소설인데도 고소설(?)로 여겨지지 않고
많은 분들에게 흥미있게 읽혀졌다니 기분 좋은 일입니다.
여러분, 재미있게 연재소설을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혹시 다른 작품들("개" 소재가 아닌, "염소" 소재, "닭" 소재 등등)도
읽고 싶은 독자가 있으시면,
다음(daum) 혹은 네이버(naver) 검색창에서 "인터넷책사랑"을 치시면
많은 작품들이 모여 있으니 한번 방문해주시기를 초대하는 바입니다.
혹은 이 글 맨아래의 "internet 책사랑" 간판을 클릭하셔도 연결됩니다.
(비영리 사이트입니다)
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늘 행복한 하루가 되시기를......
-아래-
연극 "황구도" 공연 사진(국민일보)
연극 "황구도" 공연 사진(조선일보)
조광화(극본)와 최용훈(연출). 연극계 젊은 콤비가 만들어낸 창작 뮤지컬 「황구도」는 미국식 뮤지컬에 대한 한국적 「대안」을 내놓으려는 몸짓이 역력하다. 화려한 스펙터클은 일부러 자제한 것 같고, 노래에는 「감미」를 털어냈다. 해피 엔딩으로 가기 딱 좋은 이야기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끌고간다. 인물 설정부터가 그렇다. 동물을 의인화했는데 하필이면 개들의 세계다. 그리고 주인공은 개중에서도 가장 미천(?)한 「황구」, 쉽게 말해 똥개다. 아담(조승룡)이라는 수컷 황구가 예쁜 스피츠 캐시(이재은)를 좋아한다. 그러나 개 주인인 인간(주용만)은 「고상한 스피츠에게 황구가 어울리는가 」라며 아담을 캐시로부터 떼어낸다. 그리곤 캐시를 수놈 스피츠 「거칠이」(강성진)와 결혼시킨다. 아담의 괴로움이 시작된다 .
☞조선일보 2000.1.19. 기사
출처 :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0/01/19/2000011970495.html
개 기르는 법 | 황태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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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줄거리
캐시가 다른 스피츠 수컷에게 마음을 뺏기게 되면 아담은 떠나겠다는 약속을 한다. 얼마 후 주인은 캐시를 아담에게서 떼어 낼 요량으로 캐시와 같은 스피츠를 집으로 끌어들이는데 다름 아닌 거칠이다. 발정 상태인 캐시는 본능적인 성욕과 우유부단하고 자신과의 사랑에 대해 확신이 부족한 아담한테 실망하여 거칠이를 받아들인다. 아담은 거칠이와 한 약속대로 집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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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 2004-03-19 21:13:51 | Update : 2004-03-19 21:1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