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드+] 학원 강의식 '요점 정리' 인문학… 득일까, 독일까
[인문학 해설 강의와 책의 明暗]
유석재 기자
입력 2016.06.27. 03:00
"아들의 '고추'를 있는 힘껏 잡아당긴 거예요. 아예 불구를 만든 거예요. 그 아이가 그다음 왕인 경종이에요." 지난 9일 방송된 OtvN '어쩌다 어른'에서 한국사 강의를 하던 스타 학원 강사 설민석(46)씨가 단호한 어조로 말하자 청중이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숙종의 빈이자 경종의 생모인 장희빈이 사약을 받아 죽으면서 자기가 낳은 세자를 성불구자로 만들었다며, 장희빈이 당시 '너도 나중에 커서 네 아빠처럼 막 이 여자 저 여자 만나고 내 가슴에 피못 박을 거야? 내가 그런 일 없게 만들어 줄게'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방송을 본 전공자들은 "어떻게 저런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인 것처럼 TV 방송에 나갈 수 있느냐"며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실록 등 공식 기록에 전혀 등장하지 않으며, '장희빈이 차마 할 수 없는 악담을 하고 손으로 세자의 아랫도리를 침범했다'는 내용이 노론 측 기록인 '농수수문록(農叟隨聞錄)'에 나오지만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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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종! 타고난 왕의 운명? 14세 부터 남다른 떡잎! [설록 네 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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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도
책가도엔 간혹 도장을 그려놓는 경우가 있어요. 그리고 그 도장을 눕혀 글자가 새겨진 면이 보이게끔 그리곤 했습니다. 그 글자를 자세히 보면 화가의 이름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책가도를 그린 화가들은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흔적을 남겨두었답니다. 대부분의 궁중 회화와 민화에는 화가의 이름이 없어 누가 그린 것인지 알 수 없어요. 그런데 책가도에서는 이와 같은 재치 있는 관습을 확인할 수 있어요. 실제로 궁중 화가 이형록은 자신이 그린 책가도에 자신의 이름을 새긴 도장을 그려 놓았어요. 처음에는 작자 미상 작품으로 알았지만, 훗날 그림에서 이 도장이 조명되면서 화가의 정체가 알려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