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를 응모하다

                  황 안토

블로그 상에 해외여행기가 넘치고 넘친다.  그리고 관련된 사내 공모전, 사외 공모전도 생겨났다.
사내 공모전은 은퇴하기 전까지 해외여행은 출장을 빼면 거의 한 적이 없어서 경험부족으로 글로 만들어낼 수가 없었다.  소설이라면 상상력으로 없던 사건도 실제 있었던 일처럼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여행기는 체험의 쟝르이잖은가?  
로마출장을 2번 갔었지만 교육,회의 목적으로 갔다가 잠시 저녁에 바깥을 나가 둘러보는 것으로 무슨 이야기꺼리가 생기겠는가?  교육, 회의를 마치면 호텔에 들어와서 오늘 내용에 대해 직원끼리 또 매일 회의하자는 상사때문에 또 회의를 하였다, 
그리고나서 밤마실 가듯이 잠시 나가서 보는 어두운 로마 거리.  모든 게 익숙지 않아서 두려워 혼자서는 못다니고 직원끼리 몰려다녔었다. 
1980년대 말은 해외여행자유화가 되지 않을 때라서 한국인은 출장나온 회사원들만 보였고, 일본인은 대학생들이 많이 보여 부러웠다. 지금은 해외여행 나가보면 한국 대학생들이 많이 보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이후에 근속20년이 되던 2005년에 부부가 해외자유여행으로  터키 이스탄불과 로마를 묶어 떠났었다.  자유롭게 대낮에 구경할 수 있었던 밝은 로마는 그전에 출장으로 갔던 어두운 로마와는 많이 달랐다. 
국적기로  이스탄불에 가서 3일정도 머무르고  터키항공으로 로마에 가서 4일 정도 머물렀던 것 같다.
터키는 처음이지만 이스탄불에서만 머물며 걸어다니며 구경하는 것이니 거기 대중교통 이용 방법을 몰라도 큰 문제는 없었다.  
로마로 이동하기 위해 터키 공항 탑승구에서 기다리는데 아무도 오지 않았을 때 황당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출발시간은 다 되어가는데 다른 탑승객들이 보이지 않다니.
해외경험이 별로 없다 보니 탑승구가 갑자기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을 때니까.  전광판에서 해당 비행편의 탑승구를 확인했어야 하는데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물어서 그제서야 탑승구가 변경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랴부랴 이동하였었지.

은퇴후 매년 유럽여행을 자유여행으로 다녔고, 유럽의 국경을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넘나들면서 소요되는 지루한 장시간동안 하루하루 여행기 초안을 썼었다. 버스 옆자리의 아내는 단잠에 빠져 있었지만. 
여행 캐리어를 중간 중간 버스가 서는 지점에서 소매치기가 승객으로 가장하여 탑승하여 가다가 여행자의 캐리어로 바꿔치기하여 버스 화물칸에서 빼내 가버린다는 사례도 있어서 이래저래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없었다. 
다이소에서 가장 긴 자전거 바퀴 묶는 줄을 구입하여 부부 캐리어끼리 묶어두거나 우리 캐리어와 버스 화물칸의 철제 기둥에 묶어 두는 방법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숫자 크기가 작은 제품은 노안으로 인식이 어려워서 사용할 수 없었다. 다이소 제품은 숫자가 크서 암호 숫자에 맞추었다가  묶인 줄을 풀 때 쉬웠다.

항OOO 공모전이 처음 생겼을 때부터 소설을 응모하고 싶었으나, 은퇴 전에는 해외여행 경험이 별로 없어서 작품을 만들 수가 없었다. 
최근 빠리 근교여행을 하면서 당시에 써두었던 여행기를 보내보자 하고 분량을 줄여보기로 하였다. 이런, 분량을 절반으로 줄여야하다니 !
며칠간 복서가 링에 오르기 전에 체중감량을 하고 체중을 재듯이 며칠간 원고지 체중감량을 계속하였다. 그 과정에 더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고쳤다. 
시니어의 해외자유여행이 얼마나 두렵고 힘든 일인가에 대한 여행기도 세상에 나올 필요성이 있다,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며 줄이고 고쳤다. 
고흐의 편지를 도서관에서 빌려서 나의 여행지와 관련된 부분만 읽었다.  내 글에 반영하였다.  
접수기간이 두 달간인데 1달 남아 있는 지난 8월 1일, 주최측 홈페이지에 업로드 형식으로 응모하였다, 최종 마감일까지 원고수정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아마도 그럴 여유시간이 없을 것 같다. 
처음에는 해볼만한 경쟁이라는 생각에 시작을 하였는데, 막상 응모하고 나니 작품의 차별성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이 오히려 약점으로 보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수필은 시니어의 여행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도록 그런 과정에 대한 분량이 많았는데, 젊은 이들의 일반적인 여행기는 그런 과정은 짧고 여행지 소개와 느낀 바가  대부분의 분량을 차지하지 않던가?  
처음보다 자신감이 점점 줄어들었다.

인디언 기우제는 100 퍼센트 비가 온다고 한다. 그 이유는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멈추지 않기 때문이란다. 
설사 항OOO 공모전에서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더라도 다른 여행기 공모전에 될 때까지 응모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활 시위에서 활은 떠났다.  명중할지 과녁을 벗어날지 알 수 없다.  활을 활시위에 올려놓지 않았다면 아무런 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활을 쏘았기에 멧돼지가 맞지 않더라도 어찌 알겠는가 꿩이라도 맞을런지?
  

2025.8.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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